약준모 K약국 집회...노동문제 표면화

전산직원 퇴직금·월차수당 지급 불씨 

 약국노조준비모임(이하 약준모)이 서울 도봉구 소재 K약국 앞에서 `노동기본
권 쟁취 투쟁대회'를 전개함으로써 약국내 노동문제가 본격적인 논쟁에 휩싸
일 전망이다.

약준모는 14일 오전 11시 30분 K약국에서 근무했던 전산직원 K씨의 퇴직금 및 
월차수당 지급 문제와 관련, 1시간 가량 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는 약국내 노동문제와 관련해 표면화된 약준모의 첫번째 행동이라는 
점에서 약국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약준모가 약국노조의 공식 출범을 
지속적으로 예고해왔다는 점도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이 되고 있
다.

사건의 쟁점은 지난 2월 K약국에서 퇴직한 전산직원 K씨의 퇴직금 및 월차수
당 지급문제와 직결돼 있다. 현재 약준모와 K약국측은 `5인이상 사업장'이냐 
아니냐를 놓고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 문제는 15일 오후로 예정
돼 있는 서울북부지방노동사무소 3차조사의 핵심사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인 `이상·이하' 사업장 시각차 뚜렷
3차조사 의견접근 안되면 장기화 전망

◇5인이상 사업장=퇴직금이나 월차수당 지급의 법적 기준이 되는 5인이상 사업
장 인정 문제와 관련 약준모측은 실제 근무직원 수가 5인이상이라고 주장한 반
면 K약국은 작년 8월까지 5인미만 사업장이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K약국장 L씨는 “신고된 인원 중에도 퇴사하거나 입원한 직원이 있었으며 실
제 근무자 수를 따지더라도 6∼8명이라는 약준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K씨가 본인 명의로 근무 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꺼려 친동생이나 친구 명의
를 빌려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약준모는 L씨가 근거로 제시한 신고자료는 세금경감과 4대보험 가입 
의무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허위·작성된 것이며 이는 사문서 위조에 해당된
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퇴직금·월차수당 지급=L약사는 K씨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포함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으며 약국은 단기근무자가 많아 퇴직금을 받기보
다 월급을 높이는 쪽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또 K씨의 경우 일요일이나 공휴일 근무를 하지 않았으며 결근이나 지각, 조기
퇴근 등 횟수가 많아 이를 대체한 他 직원에게 시간외수당을 지급했으며 이같
은 사실은 약준모측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준모는 이같은 사실을 인정한 바 없으며 직원의 근무태도는 약국장
의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이며 이를 객관화할만한 명확한 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자체가 근로기준법에 위반된 것이기 때문에 
L약사와 K씨간에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무효며 서명 과정에서도 K씨가 “약국 
입장만 반영됐다”는 점을 들어 서명을 거부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의 공정성=L약사는 약준모가 K씨의 말만 듣고 노동사무소에 진정한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면담요청을 약준모측
이 거부했으며 한쪽 말만 듣고 모든 업무를 처리한 점에 “황당할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대해 약준모 관계자는 K씨의 문제제기에 대한 K약국의 조치가 미진했기 때
문에 진정한 것이며 진정후에는 노동사무소가 양측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므로 약준모가 L약사를 직접 면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망=15일 오후 4시 L약사와 K씨를 대상으로 한 3차조사가 예정돼 있다. 권
영구 근로감독관은 “현재로선 5인이상이냐 미만이냐를 판단할 수 없다”며 3
차조사에서도 양측의 의견이 팽팽할 경우 추가 조사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혀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약준모측이 노동사무소의 조사과정을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사건의 결론이 약국측에 유리하게 날 경우 해당약국과 노동사무소 앞에서 지속
적인 시위를 벌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그 파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
인다. 
 
 
 
기사 입력 날짜 : 2003-04-14 18:04:49
박찬하(chpark at kp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