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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글번호 1376번 등록 2003-04-24 11:46:47
글쓴이 현자 집단요양자 일동 글쓴곳
제목 이제야 막혔던 가슴이 좀 트입니다
정당한 투쟁으로 산재승인 전원 쟁취!
이제야 막혔던 가슴이 좀 트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숨막히는 지옥의 공장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에 들어와 열심히 일만 하다가 골병이 들었던 저희들은 그동안 너무
도 힘겨운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 건지, 어떻게 하면 나
을 수 있는 건지, 언제까지 고통을 참으면서 일해야 하는 건지, 이러다가 불구
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등의 고민 속에서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계속 고통을 참으면서 일만 하다보니 현장은 정말 지옥 같았습
니다. 출근하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 없었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좀 
쉬고도 싶었지만 마음놓고 쉬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몸의 통증은 더욱 
심해만 갔고, 마음의 고통도 깊어만 갔습니다. 말 그대로 숨막히는 지옥의 공
장이었습니다.

숨막히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길이 보였습니다

이렇게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 하루하루 몸과 마음을 팔아가면서 살아가야만 하
는 것을 숙명이라고 생각하던 저희들에게 한 가닥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
다. '근골격계 직업병'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에 의
해 당당히 산재요양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현장조직에
서 하는 검진을 찾아가 받고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받았습니
다.
저희들은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판단을 받은 후에 다시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노동조합도 아니고 하나의 현장조직에서 하는 검진을 통해 산재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까? 우리가 이용당하는 것은 아닐까? 회사에서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까? 정말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이런 고민들보다 아
픈 몸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결국 
저희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기 위한 저희들의 선택은 이 길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나서서 해보는 투쟁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들 중에는 소수 활동가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노동조합 집회가 있으
면 참여하는 평범한 조합원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습니다. 50대에서 30대까
지 나이들도 다양했고, 조장이나 반장을 했었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 저희
들이 투쟁의 길을 선택하기는 하였지만 쉬운 길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집단요양투쟁을 준비하면서도 여러 가지 회유와 협박이 있었지만 막상 집단요
양투쟁에 들어가니까 회사의 회유와 협박은 매우 심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들이 피켓 시위 등을 하고 있으면 항상 형사가 옆에 와서 위협을 합니다. 근로
복지공단은 시원한 대답은 주지 않고 앵무새 같은 소리만 계속 하는 한편 개별
에게 공문을 보내와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저희들이 민투위의 정
치적 행동에 놀아나고 있는 것처럼 보도를 하는 가 하면, 노동조합이나 담당 
대의원들은 저희들의 투쟁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희들은 '일하다 아파서 치료를 받겠다'는 너무도 당연한 요구를 하
고 있었고, 우리 투쟁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를 굳게 믿으면서 
힘들지만 강인하게 투쟁을 했습니다.

정당한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했습니다

저희들이 집단요양을 신청하고 1주일이 되어서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가지 최고
책임자인 지사장은 자리에 없었고, 담당 실무자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
리하겠다는 앵무새 같은 얘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1주일 내에 처리해
야 한다는 규정도 완전히 무시되었고, 저희들이 직접 경험했던 산재불승인 사
례에 대한 구체적 질문이 있었지만 그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하였습니다. 다
른 사업장에서는 1주일 안에 전원승인이 나고 있는데도 울산지사만 왜 이러냐
고 따져 보았지만 대답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처리하겠다"는 앵무새의 답
변이었습니다. 심지어 저희들이 제출한 자료를 여러 가지로 알아보아야 하고, 
회사에서 제대로 주지도 않은 자료는 오기만 하면 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인
정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정말 화가 치밀었습니다.
저희들은 그래도 참고 이틀 뒤인 4월 18일 다시 공단을 찾아갔습니다. 공단 지
사장이 내려와 있었지만 처음에는 시간을 끌면서 저희들을 만나주지 않았고, 
저희들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누르면서 투쟁을 전개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가 나타난 지사장도 역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처리하겠다"는 앵무새 답변
을 하여 저희들의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하니 결
국 4월 21일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하였고, 결국 저희들은 4월 21일 전원산재승
인을 쟁취하게 되었습니다.
'일하다가 아파서 산재승인을 받겠다'는 너무도 정당한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서 저희들은 이렇게 처절하게 투쟁을 해야만 했습니다.

저희들의 정당한 투쟁이 승리하자 대대적인 마녀사냥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업장에서 집단요양신청을 하면 1주일 여 사이에 전원승인이 나
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이런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서 목숨까지 
걸어야 할 정도로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와 회사, 경찰의 강경한 태도가 있었
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투쟁이 승리하지 지역 언론, 경찰, 근로복지공단 등에서 저희
들은 폭력집단으로 매도하면서 대대적인 탄압을 벌이고 있습니다. 근로복지공
단의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태도와 그동안 저희들에게 가해왔던 입체적 탄압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없이 그저 저희들의 투쟁을 왜곡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
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너무도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투쟁한 것이고, 그를 당당히 쟁
취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마녀사냥식 탄압에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계속 이
렇게 탄압을 해온다면 저희들은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승인 쟁취는 정말 소중한 성과입니다

이번에 저희들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집단요양투쟁을 벌였습니다. 저희들
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다가 다치면 정당하게 산재요
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함께 투쟁을 한 것입니다. 결국 저희들은 노동자
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벽을 넘어 하나된 투쟁을 벌이면 당당하게 권리를 쟁
취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아직도 숨막히는 현장에서 아픔을 참고 일하는 정규직 및 비정규직 동료 여러
분!
여러분의 정당한 요구를 얘기하십시오. 그리고 당당하게 쟁취하십시오. 정당
한 요구를 얘기하고 쟁취하는 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없습니다. 특
히 그동안 무권리 상태에서 어디에 호소도 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숨죽여 일
해야 했던 비정규직 동료여러분이 이번 계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아프지 않고, 병들지 않
고, 죽지 않고 일 할 권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힘으로 숨막히는 지옥의 공장을 바꾸어 냅시다

이제 저희들의 투쟁으로 아픈 사람은 당당히 요양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확
인하였습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에서의 심각한 노동강도와 근골격계 직업병
의 심각성도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러면 그런 현대자동차의 노동현장을 바
꿔내야 합니다.
저희들은 산재승인을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산재승인을 받아내
는 것은 현장을 바꾸어내기 위한 1차 목표일뿐입니다. 아직도 고통스럽게 일하
고 있는 여러 동료들이 정당한 권리를 쟁취해야 하고, 현장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숨막히는 지옥의 공장을 살아 숨쉬는 공장으로 바꾸기 위한 투쟁을 벌여
야 합니다.
그런 투쟁은 저희들의 힘만으로는 안됩니다. 노동조합 집행부는 저희들의 투쟁
에 침묵만 하지말고 저희들과 함께 투쟁해 주십시오. 그리고 여러 활동가 여러
분들도 저희들의 투쟁을 지켜보시지만 말고 함께 해주십시오. 그래야 지옥의 
공장의 바뀔 수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런 투쟁을 앞으로 계속 벌여나갈 것입니다.

2003년 4월 24일

현대자동차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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