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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글번호 1417번 등록 2003-05-04 13:14:12
글쓴이 붉은이반 글쓴곳
제목 ▶◀ 동성애를 고민하다 먼저 간 양 君 에게!
너에게 나를 보내마 


나 이제껏 나를 피했었네 

아, 그런데 이제 
또다른 내가 이렇게 먼저 가니 
언제껏 그 숨죽인 목소릴 참고만 살란 말이냐 
사람이 사람인 것은,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기실, 
나와는 다른 것까지도 존중함에 바탕하거늘 
아니, 다르기에 더욱 존중해야만 하거늘... 
그게 바로 사람 살아가는 사회거늘.. 

양 君, 
난 자네를 모르지만, 자네를 아네 
아니, 잘, 너무도 잘 안다네 
참기 힘든 수모와 눈물과 한숨,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그 좌절과 절망을. 
아 그리하여 마침내, 
세상을 뒤집어 버리고 싶은 그 터질 것 같은 분노를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 왜 자네는 먼저 가고 나는 남아야 하는가? 
이런 불공평한 게 어딨단 말인가.. 
이렇게, 
이렇게 남에게 모든 짐 지우는 경우가 도대체 어딨단 말인가.. 

양 君, 
나 늘상 내가 두려웠었네 그리하여, 
나 너무 일찍 나를 여위었었네 
'사상과 양심의 자유 억누르는 국가보안법 철페하라' 목놓아 외쳤건만 
정작, 
내 안의 국가보안법 
우리를 둘러싼 또다른 국가보안법 앞에선 얼어붙고 말았었지 

하지만 양 君, 
나 이제 자네에게 가려네 
자네가 그토록 외쳤던, 자네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동성애자가 차별받지 않고 사람답게 사는 그 길로 달려 가려네 
자네를 내 가슴에 고이 묻고서 
그 길을 친구들과 타박타박 손잡고 가려하네 

부디 잘 가게. 
부디 편히 가서 
동성애자해방세상을 지켜보게나 그려. 

너무 아픈 우리, 양 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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