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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1456번 등록 2003-05-15 16:35:43
글쓴이 자주돌이 글쓴곳
제목 아, 열받는다!
미국의 '대북선제공격 카드' 삭제 실패

바보가 된 '바보 노무현', "핵문제에 남북교류협력 연계" 


                                                                    이정
무 기자


국내외의 관심을 모았던 한미정상회담이 부시 대통령의 완전한 승리로 끝났
다. 

노 대통령은 미2사단을 당분간 현재의 주둔위치인 경기북부에 그대로 둔다는 
것만을 얻었으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관련해서는 군사공격 옵션을 삭제
하지 못한데다, 이후 미-일간에 논의될 대북제재에 대해 인정함으로써 한국정
부의 절실한 요구인 ‘전쟁만은 안된다’는 입장을 관철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미국은 1,2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난 한국민의 반미감정을 사실상 ‘한국
정부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피해나갔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는 두 여중생의 죽음과 같은 주한미군의 범죄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유감’표
시는 커녕, “주한미군 장병들에 대하여 경의를 표”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14일 오후6시(우리시간 15일 오전7시)부터 백
악관에서 37분 짜리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짧은 회담시간을 
감안하면 공동성명에서 발표된 것 이외의 별도의 이면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과 4개 조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에서 양국 대통령은 “포괄적이고 역동적
인 동맹관계”라는 총론 하에 한미동맹, 북한, 경제관계, 완전한 동반자관계 
지향이라는 네 개의 소주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소주제들은 애초 한미정상회담의 3대 의제로 거론되던 북핵문제, 한미
동맹관계, 경제현안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특이한 것은 핵심 이슈였던 ‘북핵문제’가 ‘북한’문제로 표현된 것이
다. 이는 남북관계, 북미관계 전반이 북핵문제 해결 여부에 종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정부는 남북관계 전반에서 독자적 입지를 거의 잃은 것으로 평
가된다. 


△한미동맹 

회담의 총론적 성격을 띠는 한미동맹 문제는 그 동안의 한미관계를 재확인하
는 데 그쳤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내에서 무성했던 ‘성숙한 한미관계, 
‘대등한 한미관계’ 등의 개념은 노 대통령의 일방적인 ‘고개숙이기’에 따
라 이번 회담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두 여중생의 죽음과 작년말 대규모 촛불시위에서 ‘한국민에게 사과를 해야할 
처지’였던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를 믿어달라’는 노무현 대통령에
게 앞으로도 “미군의 강력한 전진 주둔”을 약속하는 위치로 다시 올라섰다. 
미국은 미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를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해, 한국내 보
수층의 두려움을 이끌어내었으며, 노무현 정부의 항복을 받아낸 것이다. 

양 정상은 “미군기지의 재배치는 상황을 신중히 고려하여 추진”하기로 함으
로써 당분간 미2사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미 2사단의 재배치 문제는 장기적으로는 미 군사전략의 핵심을 이루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합의와 무관하게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것이 확실하다. 
미국은 다만 그 시기를 급하게 제시함으로써 한국정부를 협박’하는 데 성공했
다. 

미 2사단 재배치가 한미관계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는 지렛대가 된 데는 노무
현 정부 일각에서 ‘2사단 재배치를 북한 폭격의 사전 조치’로 오해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이번 회담의 최대 이슈였던 북핵문제에서 한미정상은 “북핵불용 및 완전한 제
거”에 합의했다. 이것은 3자회담에서 나온 북의 ‘대담한 제안’에 대한 거부
의 의미를 띤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국제적 협력에 기반하여 평화적인 수단을 통
해” 북핵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으나,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에 대
한 위협이 증대될 경우에는 추가적 조치의 검토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데 
유의”함으로써 사실상 미국의 대북제재 방안에 대해 한국이 동의한 모양이 되
었다. 

특히 내주에 열릴 예정인 미일정상회담에서 대북 경제제재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좁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을 몇 시간 앞둔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측이 대
북 선제공격론을 협상테이블에서 배제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대한 미국의 입장
을 묻는 질문에 "모든 옵션을 협상테이블에서 제외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오
랜 정책"이라면서 "이는 이번 경우에도 그대로 계속된다"고 강조해, 선제공격
론이 한미간의 협상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정상회담이 열린 14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설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더욱 날카로운 메시지가 
한국인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은 아시아에서 미국이 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시대가 다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해 미국측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했
다. 

한편 노 대통령은 “향후 남북교류와 협력을 북한 핵문제의 전개상황을 보아가
며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해 김대중 정부 이후의 ‘정경분리’ 
원칙을 포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관계 및 완전한 동반자 관계 

정치문제가 급한 현안이 된 만큼, 정상회담에서는 경제문제와 의전적인 문제들
은 실무협의로 넘겼다. 
관심을 끌었던 한미투자협정 문제는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다. 다
만 “무역개방, 투자, 투명성의 제고가 동북아 경제중심 개념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 요소”임을 강조해 앞으로의 여지를 남겼다. 
또 양국정상은 두 정상간의 인간적 신뢰를 여러차례 강조함으로써 그 동안의 
한미갈등이 사실상 정리되었음을 과시했다. 

유일하게 건진 미2사단 현행유지, 과연 ‘건진’것인가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과격한’, 
‘반미성향’을 우려하던 보수층은 “환영”일색의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무엇보다 이 회담을 통해 노 대통령
에 대한 미국 조야는 물론 국제사회의 적지 않은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된 듯 
싶어 다행”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양국 정
상이 북핵을 비롯해 주한미군 등 한미동맹관계, 경제통상협력방안 등을 심도있
게 논의하고 합의한 것은 한미혈맹관계를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큰 성과”라
고 평가했다. 

언론들도 일제히 “북핵, 평화적 수단으로 제거”등을 제목으로 뽑으며, 성과
를 강조하는 표정. 그러나 ‘평화적 수단’은 미국이 언제나 입에 달아온 듣기
좋은 표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표현을 ‘성과’라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기대되었던 북의 ‘대담한 제안’에 대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고, 부시 행정부
의 ‘군사공격 가능성’을 제거하지 못한 점이나, 미-일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
에 한국정부가 동참하기로 한 점, 김대중 정부 이래 한국의 고유권한으로 인식
되었던 남북교류를 핵문제에 연동키로 한 점 등은 “뭐하러 미국갔냐”는 반발
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유일하게 한국측의 입장이 받아들여진 미2사단의 현행유지 역시 경기북부 
지역 주민들, 특히 미선이, 효순이의 가족입장에서는 '성과’로 받아들일 수
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촛불시위 등 평화와 자주를 염원하는 국민적 에너지의 
표출로 유리한 위치에 섰던 노무현 정부가 국민적 염원을 ‘일부의 반대’로 
격하하면서, 자진해서 머리를 숙이고 들어간 점이다. 
정상회담이 오랫동안 준비되고, 각 나라의 지도자역량, 외교역량이 총 집중되
는 이벤트라고 본다면, 이번 정상회담의 실패는 노 대통령이 ‘촛불시위 자
제’를 요청했던 당선자 시절부터 예견되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2003년05월15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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