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사항
대우조선 임시건강진단 결과에 대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의 입장 2002년 3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의해 강화된 노동강도로 고통받던 76명의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산재요양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음으로써, 근 골격계 직업병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고 더 나아가 2002년 9월에는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장 진입 투쟁을 전개하여 선행도장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노동부의 임시건강검진 실시 특별명령을 쟁취하였다. 노동부의 임 시건강검진 실시 특별명령에 따라 대우조선 노사는 지난 1월 27일 검진방법 등 세부사항을 합의하고, 노조가 추천한 원진녹색병원을 선정하여 3월말까지 검진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가 지난 4월 17일 발표되었다. 그런데 결과가 발표 된 이후 현재까지 검진결과 및 치료 방법을 포함한 향후 대책을 둘러싸고 수많 은 의혹과 문제점들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선도적인 투쟁과 뒤따른 수많은 사업장의 근골격계 집단 요양투쟁, 노동강도강화저지 투쟁으로 인해 근골격계 직업병은 이미 국내 노 자 관계의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되었다. 특히 7월 1일 개정 산업안전 보건법 시행령 발효 시점을 앞두고 자본측에서는 경총을 중심으로 이미 개정 된 법안 및 발효 예정인 시행령을 무력화시키는 등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근골 격계 질환 인정 기준을 강화하고, 사업장 내에서 근무 중 치료 개념을 도입하 여 질환자를 사측에서 관리 감독하고자 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우조선 선행도장부 조합원에 대한 노동부 임시건강검진 결 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초로 정부의 명령에 의해 실시된 임 시건강검진으로 향후 근골격계 직업병을 둘러싼 노자간의 쟁점들에 미칠 영향 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이 검진 결과와 치료 방법 등을 회사와 구체적으로 사전에 협의를 했는가 아닌가의 진실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검진 결과와 치료 방법의 실질적 인 내용이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안이 결과적으 로 현 상황에 대해 사측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근골격계 질환 인정 기준 강 화, 근무 중 치료 도입 등으로 인한 산재요양자 축소)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배경에 근거하여 산재 은폐․축소 의혹, 사측 과 사전협의 의혹 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은 검진 결과를 4등급으로 나누어 가장 심각한 D등급 (80명)만 환자로 국한시키고 심지어 질환자로 판명된 조합원들에게조차 근무 중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근골격계 질환의 고통을 안겨 준 근본 적인 원인인 노동강도 강화를 저지할 수 있는 핵심적인 조치인지 다시 한번 검 토해 볼 필요가 있다. 검진 결과를 4등급(A:정상자, B:정상자, 통증을 호소하나 의학적으로 이상이 없는 사람, C:주의자, 질병 가능성이 있는 자로 증상은 있으나 심하지 않고 병 이라 말하기 어려운 사람, D:유소견자, 환자)으로 분류한 것은, 아픈 환자만 을 찾는 검진이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는 노동자를 조기발견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관리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아무리 강조한다 하더라 도, 실제 근골격계 질환자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B, C등급의 노동자들을 환 자가 아니라고 규정함으로써 - 실제로 1차 검진에서 동일한 진단(예를 들어 근 막통 증후군과 만성요추부 염좌)을 받고 B, C, D의 서로 다른 등급을 부여 받 은 노동자들이 있고 이들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는 의학적으로도 말하 기 어렵다. -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치료받을 권리 혹은 적절한 치료를 선택할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원칙적으로 4일 이상 치료를 요하는 모든 질환자 는 산재로 보고되어야 하고, 2주 이상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은 휴업치료를 받 아야 한다. 여기에 입각해서 C 등급의 노동자에게 근무 중 ‘치료’를 권유해 놓고 이들을 질환자가 아니라고 규정하는 것은 산재 은폐․축소의 오해를 충분 히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다. 근무 중 치료의 경우 자본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민주노총에 서 [근골격계 직업병과 노동조합 활동 지침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공식적 으로 빠지게 되었다. 원진녹색병원에서 주도하여 노사합의로 근무 중 치료를 실제로 시행했었던 삼호중공업에서도, 휴직 치료 대상자(요구자)를 근무 중 치 료하고, 근무 중 치료대상자는 치료시간이 너무 적어 치료 기간이 장기화되는 등 치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 노동조합의 사업보고서에서 제 기된 바 있다. 이러한 근무 중 치료가 왜 대우조선에서 다시 부활하였는가? 근골격계 직업병의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노자관계의 주요한 쟁점 으로 부각되게 된 배경에는 많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집단요양투쟁이 있었다. 이는 과거형이 아니라 금속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현재도 맹렬하게 진행되고 있 다. 집단요양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모든 노동자들이 회사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정당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자, 근골 격계 직업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강도 강화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현재 대우조선 사측에서는 현장의 노동강도를 완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2인 1조 작업 실시, 휴게시간 연장, 이를 위한 신규인력 채용, 하청노동자 정 규직화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수년전부터 유지해 온 신자유주 의 구조조정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고, 자본 자체의 존립도 위협할 수 있기 때 문에 개별 자본으로서는 매우 힘든 일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요양을 통해 노동자 개개인이 당당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 쟁에서, 개별 사업장 내에서 노동강도 강화저지를 위한 투쟁, 그리고 전국적으 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분쇄하기 위한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근 골격계 직업병의 문제를 개별 사업장의 노동강도 문제로 국한시키지 않고, 전 체 현장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문제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투쟁에서 노동 부의 임시건강진단 명령에 의해 검진을 받은 대우조선 선행도장부 조합원들의 집단요양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미 드러난 바와 같이 노동자 의 몸은 더 이상 망가지기조차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 현장의 노동강도를 완화 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는 한 충분한 치료를 받은 노동자가 다 시 재발되는 건 시간문제다. 우리는 대우조선 선행도장부 조합원들의 검진 결과 및 이에 대한 대응방향이 향후 전체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자본측의 대응 및 현장의 노동강 도 강화 저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 투쟁에 미칠 영향이 심히 크다는 것 을 알고 있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은 현장의 비판적 문제제기를 ‘노노 갈등을 일으키는 목소리’로 규정하여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수용하 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 대책의 근본적인 방향에 수정을 가할 필 요가 있다. 2003년 5월 21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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