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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1550번 등록 2003-06-13 16:34:31
글쓴이 진보의련 이적단체 규정을 규탄하는 부산지역 보건의료인 일동 글쓴곳
제목 진보의련 이적단체 규정을 철회하라.
진보의련 이적단체 규정을 철회하라.


지난 6월 8일 서울지법 형사 21부는 양심적 보건의료인들의 조그마한 모임을 
이적단체로 규정하여 국립대 교수와 전직 보건소장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를 씌우는 이상한 해프닝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사건이 발생한지 20개월만
에 내려진 첫 번째 선고였다. 사건 당시 8명이 체포되었으나, 구속 영장이 발
부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이는 '경찰청 보안수사대 치욕의 날'이란 이름으
로 언론에 크게 보도될 만큼 세상이 비웃었던 대표적인 조작극이었다. 법원도 
검찰이 신청한 구속 영장을 두 번씩이나 기각하면서 검찰의 경거 망동에 제동
을 걸지 않았던가?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번 재판부의 결정은 사건과 관련된 
일련의 흐름을 망각한 처사일 뿐만 아니라, 역사를 거스르는 어이없는 결정이
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의련은 재판부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국가 변란을 목적으로 강력한 지휘통
솔체계를 가지고 있는 그러한 조직이 아니었다. 진보의련은 모든 국민들이 보
건의료서비스를 형평성있게 이용하고,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보건의료제
도가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하면서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구체화해 
나가는 평범하지만 정의로운 보건의료인들의 모임이었다. 
모든 국민들이 필요할 때,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
는 것이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인가?, 국민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안
들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이 국가 변란을 획책하는 것인가? 
자신들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시에 제공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
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국민 모두가 건강하게 살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진보의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재판부는 이렇게 생각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대다수의 국민들이 옳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일에 대해
서 진지하게 연구하고, 사람들과 더불어 논의한 것이 이적행위라면, 이는 재판
부가 우리 국민들 대다수를 적으로 간주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특히, 경제침
체가 가속화되면서 소득이 소비를 못 따라가고, 실질 국민총소득이 급감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의료서비스 이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가진 것 없는 하위 80%
는 틀림없는 재판부의 적들일 수 밖에 없다. 
상업적 보건의료체계를 지양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며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은 결코 이적행위가 아니다. 재판부는 현실
을 직시하고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 냉정하게 판단하라. 만약, 그
렇지 않다면 그대들이 국민 건강의 적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


2003. 6. 13


진보의련 이적단체 규정을 규탄하는 부산지역 보건의료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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