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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1844번 등록 2003-10-22 11:51:28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글쓴곳
제목 [진보교육뉴스 22호] 평준화에 대해 함부로 입방아 찧지 말라!
 [진보교육뉴스 22호] 평준화에 대해 함부로 입방아 찧지 말라! 
  [22 호] (2003. 10. 22) 

평준화에 대해 함부로 입방아 찧지 말라!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 정운찬 서울대 총장, 최병
렬 한나라당 대표, 박승 한국은행 총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강남 집
값 상승의 원인은 고교 평준화정책 때문이라며 집값의 안정을 위해 고교 평준
화 해제를 주장하고 있는 전도사들이다. 이들 뿐만 아니다. 국토연구원, 대한
주택건설협회, 대다수 언론들도 "평준화 해제⇒강남집값 안정"이라는 괴상한 
논리를 설파하는데 열심이다. 경제계 원로들은 망령이라도 났는지 대통령과의 
아침밥상머리에서 흰소리를 해댄다. 

만병의 근원, 평준화를 잡아라 

이들의 주장은 한결같다.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력이 하향평
준화 되고 있고, 그에 따라 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
게 되는데 사교육 시장 여건이 좋은 강남으로 몰리게 되며, 따라서 강남의 집
값이 상승하게 된다. 그러므로 평준화를 해제하면 자연스레 집값은 안정되고, 
더불어 학생들의 실력도 오르고, 사교육비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한다. 한 
때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판교신도시 학원단지 건설 계획도 비슷한 논리에 근거
하고 있었다. 이러한 비판이 과연 근거가 있고 타당하기나 한 것일까. 그들
은 '평준화'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평준화도 모르는 것들이 잘난 척 하기는, 적어도 이 정도는 알아야지

평준화를 비판하는 주요한 논거 중의 하나는 평준화 정책이 학생들의 선택권
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자연스레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을 강
조하게 된다.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교육프
로그램이 다양해져야 하고, 학생들의 성취도를 중요하게 고려하여 우수한 학생
들을 독려하고 이들이 더욱 뛰어난 결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70년대부터 도입된 고교 평준화 정책은 고등학교 입시제도를 완화하기 위한 고
등학교 입학제도로서 정착되어왔고, 고등학교 교육의 보편화·일반화를 추구해
왔다. 즉 원하는 모든 학생들이 고등학교 교육을 이수하도록 유도해온 것이
다. 고등학교 교육은 아직 현행법상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실제로 100%에 가까
운 취학률을 보이고 있어 보통·의무교육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고등학교 교육 단계에서는 개인(학생)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교육기회와 내용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모든 학생들이 공동체적 가치와 사회적 
덕목을 함양할 수 있는 표준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학생의 선택권을 허용하라는 주장은 고등학교 교육을 특
정한 계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선택적 과정으로 간주하는 것이고, 이는 경제
적 능력이 없으면 제대로 배울 권리조차 빼앗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백 번 양
보해서 학교 선택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서열화 된 대학체제와 일류 대학 출
신들에게 주어지는 특권과 혜택이 온존하는 한 '선택' 이란 것은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의 선택이 아니라, 결국 입시전문 교육의 선택일 뿐이다. 그나마
도 선택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평준화를 공격하는 논리 중의 또 하나는 '하향 평준화'이다. 이러한 주장은 평
준화 정책은 이질적인 학급구성을 할 수밖에 없어 수업 효과가 떨어지고 학생
들의 성취도도 떨어뜨린다고 믿는다. 또한 수월성 논리와 결합되어 우수한 학
생들에게 많은 손해를 끼친다고 단언한다. (성적이)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된 
학교는 학습 분위기를 흐려 성취동기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
반적인 '평준화'의 부정적 이미지―획일화, 사회주의―와 결합되어 객관적 근
거 없이 꽤나 널리, 빠르게 확산되었다.

하지만 평준화 정책이 비평준화 정책에 비해 학생들의 학력성취도를 떨어뜨렸
다는 실증적 연구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평준화 정책이 우수한 학생들의 성
취도를 해치지 않으면서 부진한 학생들의 성취도를 향상시켜 전반적인 성취도 
향상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 각급 학교들이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목을 매는 상황에서 평준화 
해제론자들의 주장처럼 우수한 학생들을 무시하고 부진한 학생을 수업표준으
로 삼을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소수 우수한 학생들을 위해 부진한 학생들
이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가 나서서 우열반 편성, 수준별 교
육과정 등을 통해 우수한 학생들의 수월성 추구를 돕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어디 평준화 정책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
는가. 그래 평준화 해제하고 고교입시 부활시켜 명문고를 다시 세워보자. 그들
은 소수의 우수한 학생들의 수월성은 고려할지언정 선택할 수 없고, 선택받지 
못하는 부진한 학생들에 대한 언급이나 배려는 전혀 없다. 이는 그들 스스로
가 비평준화 시절을 경험하고 학벌의 특혜를 누려왔고, 이제는 자신의 기득권
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계급적 울타리를 치는 이기적 욕망의 발로이다. 두 번째 
문제, 서두에서 언급한 다섯 명의 전도사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아이러니하게
도 이들 모두 서울대 출신들이고, 이 중 네 명은 강남·서초 지역에 살고 있
다. 따라서 이들이 평준화 해제를 외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교육비 감소 주장은 사기다

이렇게 보면 평준화 해제가 사교육비를 감소시킨다는 주장은 대단한 사기다. 
평준화가 해제되고 고교입시가 부활하면 명문고, 명문대 진학을 위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일부 소수에게만 보장된 '선택'을 위한 학부모의 정성은 말
릴 도리가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
증요법만을 제시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최근 교육부와 교육개발원
은 '사교육비 경감방안'이란 것을 내놓았는데, "핵심교과 중심의 평가", "다양
한 유형의 특목고 설립", "6-4-2 학제 개편" 등의 정책이란 것은 오히려 입시
경쟁을 중등학교 수준에까지 이전시켜 사교육비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 뻔하
다. 

정부가 내놓은 또 다른 대책이 있다. 경제자유구역이나 지역특구 등에 외국교
육기관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인데, 이를 통해 외국 유학이나 교육이민 등 사교
육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고 외화 유출도 막을 수 있다는 애국적 신파를 퍼뜨린
다. 

국내 사교육 시장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외국의 교육자본까지 국내로 끌어들여 
사교육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니 공교육의 주체인 정부가 자기 존재를 망각하
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게 한심스럽다. 문제의 근원이 공교육의 위기라면 공
교육을 올바로 다듬어나가는 것이 상식적인 수순이건만 공교육은 이미 끝났으
니 사교육을 활성화하겠다는 발상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군다
나 외국 교육자본의 이익금을 본국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는 것이 
어찌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 외국에 나가서 쓰든 국내에서 쓰든 
그 돈이 외국교육자본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일텐데. 

다시 문제는 대학서열화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만병의 근원은 고교 평준화가 아니라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 구조와 학벌에 의한 경제적·사회적 차별이다. 이러한 사회적 구조
가 유지되는 한 고교 평준화냐 비평준화냐 하는 문제는 부수적일 뿐이다. 그리
고 현재 위기에 처한 학교교육의 정상적인 운영과 이에 기초한 대학입학제도
의 개선이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는 걸음마의 시작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
았을 때 평준화의 해제와 학교선택권의 보장은 대학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의 서
열화를 부추기고, 경제적 능력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관련 기사] 

 "고교평준화 깨야 집값문제 해결" <조선일보> 10. 17

 "中·高입시 부활해야 집값 잡혀" <중앙일보> 10. 10

 그들이 평준화를 싫어하는 이유 <한겨레> 10. 17

 "사교육비 경감방안"에 대한 전교조의 입장


 

■  교육부, '국립대발전계획' 평가에 따라 400억 지원

교육부는 지난 2000년 수립한 "국립대학 발전계획" 추진에 따라 43개 국립대학
의 자체 발전계획 추진실적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우수학교를 선정, 총 400
억원을 지원하기로 발표하였다. 하지만 평가지표가 주로 행·재정적 구조조정
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올 여름에 대학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평가
를 했기 때문에, 그 짧은 기간동안 제대로 성과가 나올 수도 없고, 설사 나왔
다 한들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단기적 성과만을 낳을 수 있는 정책들만 주로 평
가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이는 국립대학을 '발전'시키겠다는 철학은 없이, 국
가가 재정지원을 미끼로 국립대학을 강제로 구조조정하려는 음모일 뿐이다.

 '국립대발전계획' 추진 우수교에 400억 지원. 교육부 정책속보, 10. 21
 

■  범국민교육연대 공식 출범

WTO교육개방저지와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범국민교육연대가 10월 11일 정식
으로 출범했다. 민주노총, 전교조, 교수노조, 문화연대, 함께하는 교육시민모
임, 교육학생연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개최하고,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발표하였다. 박거용 상임대표는 출범사에서 "이제 더 이상 정부의 
변화를 기다리지 말고, 교사 교수 학부모 학생 노동자 농민이 직접 나서서 모
두에게 평등한 교육, 창의력과 생산력이 살아있는 교육을 직접 이루자"고 선언
하였다. 또한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 특별법안을 철회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
다.

 출범식 사진보기





■  범국민교육연대 주최 "교육개방 긴급 워크샵" 자료집,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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