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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한겨레 5월 27일 25면 국민연금 반대를 다시 생각하며 국민연금 제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국민연금에 관해 사실에 기 초한 합리적인 토론이 이뤄지기보다는 추측과 다양한 ‘설’들에 의해 여론이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조직적인 국 민연금 흔들기라는 의문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왜 많은 국 민의 비난과 분노의 대상이 되어가는 것일까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나는 두 가지 문제점이자 해결의 시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국가에 대한 기 본적인 신뢰 문제다. 과거 국민에게 국가는 통치자이며, 섬김의 대상이 아니 라 군림의 대상이었다. 그런 국가가 몇십년 기여를 받아서 몇십년 후 ‘나의 노후’에 매월 생활비를 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것은 여느 선진국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연금의 원리일 뿐이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의심의 대상이 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연금기금은 몇십년 후에 다 ‘고갈’된다고 한다. 이 정도면, 국민연금 기여는 모두 세금이며, 국가가 또한번 국민의 귀한 돈으 로 장난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일정기간 기여 후 평생 연금을 준다는 것이 며, ‘고갈’이라는 말을 풀어 해석하면 연금은 계속 유지되지만, 연금의 재 정 방식이 적립방식에서 부과방식(현 세대 노동계층의 기여금이 현 노인세대 연금 지급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 로 전환된다는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고갈’이 연금 미지급으로 이어 지는 사태는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판 단된다. 이런 사실을 뒤로하고 일부 국민은 차라리 그 돈으로 사적 보험을 가 입하는 것이 좋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급여를 낮추고 기여를 높이겠다는 정부 개혁안은 국민의 불만 을 증폭시켰다. 물론, 국민의 불만은 이중적이다. ‘고갈’이 지금까지 국민연 금을 반대해온 주요한 이유였음에도, 적립기금 안정화를 꾀하는 개혁안에 대 해 반대하는 것은 역설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의 자의적인 연금개혁은 문제가 있다. 현행 30년 기여를 했을 경우 자신의 평생 평균임금의 45%를 받 는 상황에서 개정을 통해서 급여가 40% 밑으로 내려갈 경우 빈곤선에도 미치 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개정보다는 일부 기여율의 상향 조정과 함 께 적극적인 재정지원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현 급여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 이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국가의 책임성을 보여주는 방안이 될 것이다. 둘째 문제점으로는 국가와 국민들 간의 의사소통을 지적하고 싶다. 현재 국민 이 품고 있는 대표적 오해 중 하나인 국민연금 급여가 사적 보험 연금보다 못 하다는 것은 국민과 정부 사이 정보의 불균형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1988년 부터 시행된 이 제도가 국민에게 지금까지 전혀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심지 어 일부 네티즌들은 이 제도의 출발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 의해서라고 믿 고 있다) 현재와 같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얼마나 국민을 단순한 정책 실행의 대상으로만 보아 왔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국민과 함께 토론하 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보여주어야 할 때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고령화 현상은 놀라운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점차 국민연금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 스러운 대목이므로,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결단해야 한다. 최영준/영국 바스대학 사회정책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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