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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2671번 등록 2004-06-03 15:24:58
글쓴이 알리미 글쓴곳
제목 [신문기사]국민연금 불신 해소돼야
파이낸셜뉴스 5월 28일 4면

[특별기고] 국민연금 불신 해소돼야/노인철 국민연금연구센터 소장 
 
이달들어 ‘국민연금의 비밀’이라는 글이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되
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많이 내고 적게 받는’ 방식으로 
연금제도가 바뀌는 데 대한 일종의 저항,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의 형평성 문
제, 그리고 장기간 경기침체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그야말로 부담(burden)이 
돼버린 경제적 상황 등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거물급 정치인들의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으로 연금제도에 대한 불
신이 커지고 있고, 고령사회를 맞아 재정위기에 놓여 있는 연금제도 개혁을 둘
러싼 논쟁이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더 극렬해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적어도 ‘100년간 안심할 수 있는 연금제도를 만들기 위
한 최후의 개혁’을 주창하면서 보험료 인상, 급여 축소 등의 개혁안을 중의원
에서 통과시켰다. 

이러한 개혁의 방향과 이에 대한 국민의 저항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
라와 유사한 양상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가운데 최
고 수준이어서 국민연금의 제도 개혁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어 제도 개혁이 추
진되지 못하게 되면 커다란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논란의 시발이 된 글이 제기하는 문제점은 크게 연금 수급권(액)의 제한과 연
금 보험료 징수의 강제성에 관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연금을 낸 만큼 돌려 받지 못하게 하는 제한조치들과 지금 당장 먹고살기도 힘
든데 미래를 대비하도록 강제하는 것에 대한 반발의 표출이다. 

그러나 제기된 문제의 일부는 공적연금의 성격상 불가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제도 시행의 목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 상당한 부분 해소될 수 있다.

문제의 글에서 제기한 노령연금 수급자의 유족연금 수급권 제한은 한 사람에
게 급여가 이중으로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여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혜택을 누
리도록 하는 사회보험의 일반원칙을 따른 결과이다. 

이는 맞벌이 부부가 노후에 연금을 받던 중 배우자가 사망해 한 사람이 둘 이
상의 급여를 받게 될 경우 수급자가 유리한 하나의 급여를 선택하도록 하는 국
민연금법의 ‘병급조정’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사회보험은 소득재분배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는데, 이는 각자의 부담분과 노후
에 받는 급여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혜택이 균등하지 않은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수혜를 위한 것이며, 모든 가
입자에게 최저수준 이상의 급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족연급의 수급권 제한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정
도와 범위의 적절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현행 수급권 제한은 대상자의 기준이 적절한가, 노령연금의 수준이 어
떠한가에 따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한 예로 병급조정시 받는 노령연금이 최저연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는 유족연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급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강제적 해결방식이 필요한 것은 개인에게 자신의 노후를 위한 준비를 
맡겼을 때, 충분하게 준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연금가입을 강제하지 않는다면, 비용부담으로 인해 저소득층은 물론 고소득층
도 제도에서 이탈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고소득층에게는 보험료부담·소득재
분배를 가능케 하고, 저소득층에게는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가능한한 가입기간
을 늘려 노후보장을 가능케 하는 제도적 장치다.

정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홍보노력과 올바른 이해를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에
도 불구하고 문제의 글이 대중적인 호소력을 가지고 확산됨에 따라 제도에 대
한 불만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정부와 공단은 연금혜택과 관련된 불합리를 개선하고 운영의 묘를 살리
는 한편, 제도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적극적인 교육·홍보도 시행해야 
할 것이다. 

비난보다는 비판을, 비판보다는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상생의 지
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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