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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3202번 등록 2004-10-07 20:18:50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글쓴곳
제목 [진보교육뉴스 47호] 교육목적을 망각한 e-러닝 육성정책
 [진보교육뉴스 47호] 교육목적을 망각한 e-러닝 육성정책 
 
 
 

 
[47 호] (2004. 10. 7) 

 



교육목적을 망각한 e-러닝 육성정책

e-러닝 산업 활성화에 나선 교육부

EBS 수능강의로 시작했던 e-러닝이 앞으로는 국가인적자원개발을 위한 수단으
로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되었던 
EBS 수능강의가 시작된 지 한 달 가량 지나 교육부는 '사이버 가정학습 체
제'를 도입하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를 위한 학
습자료가 총망라되어 있는 '중앙교수학습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였고 급
기야는 교육부장관이 e-러닝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e-러닝 전문인력 양성, 산
학협력 추진과 함께 '종합적인 e-러닝 활성화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교육부가 올해만도 이미 5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고, EBS 수능
강의가 사교육비를 줄였다는 거짓말과 정부정책 가운데 성공한 정책이라는 꼴
사나운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는 것을 보면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임에 틀림없
어 보인다. 

온라인 입시산업의 배만 불려주는 꼴

산업자원부는 이미 지난 7월말에 'e-러닝산업발전법'의 정비를 완료하고 e-러
닝 관련 업체들에 대한 세제감면과 자금지원 등의 혜택을 추진 중에 있다. 
2004년 현재 온라인 교육산업의 시장규모는 3조원이 넘는데 업계는 이를 계기
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 연간 30조원에 달하는 국내 사교육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교육개방을 앞두고 외국의 대학과 관련 업계들도 
무궁무진한 국내 사교육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EBS 수능강의는 사교육비를 전혀 줄이지 못했다. 오히려 학생들은 기존에 하
고 있던 학원과 과외에 더해 수능방송을 해설해주고 콕 집어주는 과외와 학원
강의를 추가로 들어야 하는 실정이다. 어디 이뿐이랴. 수 십 가지에 달하는 강
의교재와 방송수신장비 마련을 위해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e-러닝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나선다면 사교육비도 
전혀 못 줄이면서 e-러닝 업계의 배만 불려주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즉 '교
육'을 명분으로 각종 교육 컨텐츠 개발 업체, e-러닝 솔루션 개발 업체, 하드
웨어/소프트웨어 제공 업체 등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e-러닝이 '교육'이라는 목적한 바를 얼마나 실현할 수 있
는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e-러닝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가 아니
라 '왜' e-러닝이 교육현장에 필요하며, 긍정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
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 접근이 없다면 IT 산
업의 활성화라는 경제적 목적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꼴을 보고야 말 것이
다. 

e-러닝의 교육적 문제

무엇보다 e-러닝이 제공하는 '표준화된' 교육컨텐츠는 교사들을 그저 '주어
진' 교재를 실행만 하면 되는 단순 노동자로 전락시킬 것이 분명하다. 즉 교사
들은 전문 컨텐츠 업체가 개발한 교육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주어진 매뉴얼대로 
실행만 하면 자기의 역할을 다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교육과정
의 입안과 계획,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한 전략의 설계 등 교육과정을 스스로 
구상하고 계획하는 고유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전문성
을 잃어버리고 탈숙련화되는 과정에 놓이게 되며 궁극적으로 교사노동의 유연
화가 초래된다. 

이러한 기술공학적으로 패키지화된 교육과정은 교사-학생의 관계를 지식전달
자-수용자라는 단순한 관계로 치환해버린다. 이제는 교사와 학생의 면대면 '교
육'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한 '지식의 습득과 전달'만이 이루어질 뿐이다. 

또한 e-러닝의 보편화는 상대적으로 기술적 접근이 어려운 계층에게는 불평등
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정보 기술이 주로는 남성에게 그리고 잘사
는 지역에 편중되어 분배됨으로써 여학생과 여교사 그리고 농어촌, 도서지역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교육 불평등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저소득층 학
생들은 EBS 수능강의를 위한 위성방송이나 인터넷에 대부분이 가입하지 못하
고 있으며, 서울지역의 경우 구청별 교육보조금의 액수가 최대 140배나 차이
가 나 교육정보화 시설면에서 서울지역 내에서도 차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사교육으로부터의 소외, 고교등급제로 인한 피해, 게다가 수능강의까지 마음대
로 접근할 수 없다면 공교육은 당장 붕괴할 수밖에 없다. 

'정보화 시대', '첨단 기술 도입' 등의 명분으로 이미 교육현장에도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고 원격교육이 가능해졌지만 정작 그러한 첨단 기술이 미치는 영향
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거의 없었다. 교육부도 e-러닝의 긍정적 효
과를 미화하기에 바빴지 그것이 교사와 학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
는 결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좋은 것이라며 예산책정하
고 무대뽀로 추진해놓고서는 나중에 일어날 결과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왔다. 

이를테면 사이버대학의 경우 2001년도에 처음으로 출범한 이래 현재 17개 대학
으로 늘어났지만 강의실과 세미나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전임교수도 확보
되지 않아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원격대학 설립시 느
슨하게 인가해주고 사후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아 평생교육을 받고자 하
는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반면 대학은 돈만 긁어모으고 있다. 

e-러닝은 교육의 보조수단일뿐

교육부가 사교육비를 잡자고 나섰지만 사교육비도 못 잡을 뿐만 아니라 교육
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교사의 전문성과 자주성을 앗아가면서 어떻게 공교
육 살리기를 말할 수가 있는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e-러닝은 공교육 
살리기가 아니라 '온라인 입시산업 살리기' 일뿐이다. 사교육산업을 살리다보
니 상대적으로 학교현장은 죽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교육정
책을 언제까지 그냥 두고봐야 하는가.

[관련 기사]

 교육부, e러닝 총괄부처로 나서나  <전자신문> 9. 30

 e러닝 "미운 오리서 백조로…"   <전자신문> 9. 24

 ‘e-러닝’으로 교육격차해소  <문화일보> 9. 15

 외국대학들 "한국 e-러닝시장 가자"  <중앙일보> 7. 5

 서울 초등교 강남·북 ‘교육격차’ 심각  <경향신문> 10. 6
 
 EBS수능 ‘死角’ 여전하다  <경향신문> 9. 21

 “사이버대 부실 학생들만 피해”  <문화일보> 9. 23

 

 

■ 탈학교 부추길까 우려되는 대안학교 양성화

교육부가 대안학교를 각종학교로 인정해 학력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각종학교는 일반적인 초·중·고교 등의 교
육기관과는 달리 학교법인이 아닌 개인이나 사단법인도 설립이 가능할 뿐만 아
니라 학생선발과 교육과정 운영에서 자율성이 있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안학
교뿐만 아니라 새로 대안학교를 설립하려는 붐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내 자
식만큼은 좋은 환경과 교육여건에서 특별한 내용을 가르치고 싶다'는 분리욕구
가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탈학교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공교육에
서의 기회평등조차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문제를 일으켰다면 이들을 학교 밖
으로 내쫓을 것이 아니라 학교가 그들을 다시금 보듬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다.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진학을 포기하거나 아예 취학조차 하지 못한 아이
들이 있다면 학교를 무상으로 다닐 수 있게끔 문턱을 낮춰줘야 하는 것이다. 
즉 탈학교청소년들이 생기는 이유는 부적응 때문이든 경제적 이유 때문이든 원
인은 학교교육에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무상평준화를 실시하여 누구에게나 차
별 없이 고른 혜택이 돌아가게끔 해야할 터인데 교육부는 오히려 대안학교를 
양성화하여 탈학교를 부추길 셈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부유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
는 대안학교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고, 결과적으로 학교교육에서 소외된 이
들이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의 자녀들만 득을 보게 
되어있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며 다양한 학교형태(특목고, 자립
형사립고, 특성화학교, 대안학교, 외국인학교 등)를 양성화하고 있지만 사실
은 가진 자들을 위한 배타적인 선택권만을 보장하고 있어 교육부가 교육평등
을 짓밟고 있는 셈이다. 

 학부모 대안학교 설립 붐… “우리아이 우리식대로 가르치자”  <동아일보> 
10. 5

 

 

■ 한나라당 주최, 자립형 학교에 대한 공청회(8. 20)

■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토론회(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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