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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사건≫, 후과와 대처 우리는 ≪2002년 서해교전사건≫의 진상을 밝힐 만한 위치에 있지 못하다. 그 러나 확인된 사실들을 통해 분석할 수는 있다. ≪1999년 서해교전사건≫처럼 시간이 지나면 그 진상은 낱낱이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후과를 극복하기 위한 주동적인 대처는 당장 필요하다. 먼저 ≪서해교전사건≫이 가지는 일반적 특징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벌어지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이다. 첫째, 누가 선제공격을 했는지 증거가 없다. 쌍방간에 총격전, 포격전이 벌어 지며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진상을 규명 하는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누가 경계선을 침범하고 누가 선제공격을 하였는가 이다. 그러나 ≪서해교전사건≫과 같이 아무 표식도 없는 해상에서 벌어지는 총포격전은 거의 진상을 규명할 수 없다. 쌍방간에 상대측이 먼저 경계선을 침 범했고 선제공격을 해왔다고 하면 그만이다. 위협사격과 조준사격의 구분도 애 매하기에 상대의 위협사격도 얼마든지 조준사견(선제사격)이라고 우길 수 있 다. 이러한 사건으로 정세를 반전시키고 어떤 음흉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세력 에게 ≪서해교전사건≫만한 호재가 없는 것이다. 둘째, 전면전으로 확전되지 않는다. 만약 내륙에서 수천발의 총포격이 이루어 지고 수십명의 사상자가 난다면, 우리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가 초긴장 을 할 것이다. 조선반도는 말그대로 전쟁화약고이고 조국반도에서의 국지전을 반드시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해상에서 벌어지는 이 러한 교전사건은 한번 일어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육상교전과 다른 해상교전 이 가지는 묘한 특징이라고 할 것이다. 간간히 함선들이 지나다닐 뿐 늘상 대 치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유사시 다칠 수 있는 민중들도 없고 연쇄폭발을 일으 킬 지뢰들도 없다. 해상에서의 교전은 내륙과 달리 오히려 평상시보다 조용해 진다. 해상에서 교전이 발생하면 민중들도 그런가 보다 하지, 전면전으로 번 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전면전은 원치 않지만 세상을 한번 들었 다놓기를 바라는 세력에게 해상교전만한 사건이 없는 것이다. 세째, 북방한계선 논쟁은 복잡하고 지루하다. 북방한계선이 어디인가에 대하 여 북과 남(미) 사이에 논쟁은 관련 군인이나 외교관, 학자, 그리고 운동가에 겐 관심의 대상일지 몰라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저 복잡하고 지루한 문제일 뿐이다. 정전협정의 조항에 대한 상호해석이 다르기 때문이고 이는 쉽게 결론 이 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측의 일반 대중들은 남측당국이 ≪우리 나라 ≫이고 그 ≪우리 나라≫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벌어지 는 일, 총격전같은 사건에서는 거의 전적으로 그 ≪우리 나라≫의 보도가 ≪진 실≫이다. 북측이 아무리 정전협정을 들고 과학적으로 해명해도 남측의 대다 수 민중들에게 신문, 방송을 커다랗게 장식한 ≪북측, 북방한계선 침범!≫이라 는 글자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다. 네째, 진상은 사라지고 이미지만 남는다. 분단이후 수많은 사건이 있었다. 해 방직후 남로당을 비법화시킨 ≪정판사사건≫부터 해서 ≪미류나무사건≫, ≪아 웅산사건≫, ≪칼기사건≫ 등 이루헤아릴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미제 와 남측당국에 커다란 정치적 이득을 준 뒤,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런 사건들 은 ≪칼기사건≫처럼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그 진상이 밝혀지는 법이지만, 그 때는 이미 세월이 지난 뒤이다. ≪칼기사건≫처럼 그 진상이 15년 후에 밝혀지 면, 우리 민중들이나 세계인들의 머리속에 각인된 조선의 호전적이고 테러적 인 이미지는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해상교전사건≫은 ≪칼기사 건≫보다 진상을 규명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복잡한 북방한계선논쟁에다 누가 먼저 침범하고 총격을 가했는지 증거가 남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이번 ≪서해교전사건≫이 발생한 절묘한 시점이다. 프랑스의 축구를 예술 이라고 하는데, 이번 교전사건도 가히 예술이라고 부를만 하다. 첫째, 월드컵 3, 4위전이 벌어지는 그날 오전에 터졌다. 아마 유사이래 이날처 럼 ≪조선≫이 전세계에 주목을 받은 날은 없었을 것이다. 조선해방이나 조선 전쟁도 월드컵만큼 저 멀리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오지의 민중들의 관심을 끌 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십억인류의 눈이 조선반도에 쏠리는 그날에 이번 사건 은 터졌다. 그리고 수십억인류에게 북측은 남측의 잔치집에 총질을 해대며 형 제를 죽인 호전적인 국가라는 이미지가 한순간에 각인되었다. 이후 어떻게 진 상이 밝혀지든 그것은 보도되지 않을 것이며 설사 보도된들 별 관심을 끌지 못 할 것이다.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이 날로 끝난 것이다. 월 드컵 초기라면 몰라도 막바지는 이북이 전세계 앞에 그 어떤 반론도 제기할 수 없는 시점인 것이다. 둘째, ≪한국≫인의 평화적인 이미지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에 일어났다. 세 계인이 이번 월드컵의 최대승리자를 브라질이 아니라 ≪한국≫을 꼽는 이유는 그 대규모의 열렬한 거리응원전이 보여준 참신한 충격 때문이었다. 축구종주국 이며 ≪신사의 나라≫라는 영국에서도 ≪훌리건≫이라는 폭력적 응원군중이 있 는데, 동방의 한 작은 나라는 700만이 응원을 해도 그 어떤 폭력적 사고도 없 으며 쓰레기까지 깨끗이 치우는 것이다. 이러니 ≪한국≫의 거리응원전을 두 고 21세기 월드컵응원문화의 전형이라며 극찬하는 것이다. 이런 ≪한국≫의 평 화적이고 좋은 이미지는 패배한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준 대독일전과 ≪형제국가≫라며 이긴 상대팀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준 대터어키전에서 최고 조에 달했다. 이보다 평화적일 수 없는 그런 시점에 이보다 호전적일 수 없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세째, 대북경각성을 강조하던 6.25전쟁기념일 직후에 터졌다. 우리 운동대오 나 진보적 인류는 6.25전쟁의 진상을 북침전쟁으로 알고 있지만, 남측의 일반 민중과 일반적인 세계인들은 남침전쟁으로 알고 있다. 그런 ≪한국≫에서 대북 경각성을 가장 강조하는 때가 바로 6월 25일인 것은 당연하다. 호전적인 이북 을 경계하자는 각종 기념행사, 기념연설이 벌어진 직후에 이번 사건이 터진 것 이다. 더욱이 월드컵을 안전하고 평화적으로 치루기 위해서 대북경계심을 늦추 지 말아야 한다며 경계근무에 여념이 없는 ≪국군장병≫들을 연일 보도하는 시 점에 터진 것이다. 기막힌 것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날이 6.25전쟁에 맨처음 참전했다며 ≪혈맹국가≫, ≪형제국가≫라고 부르는 터어키와의 3, 4위전이 벌 어지던 날이었다. 그 날 남측민중들에게 저 멀리 터어키는 형제국이었으며 피 를 나눈 북측은 적대국이었던 것이다. 네째, 베이징대사관난입사건이 발생하던 시점에 터졌다. 최근 베이징의 외국공 관에 ≪탈북자≫들이 난입하며 망명을 요청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터지고 있었다. 미의회내에 6개월전부터 이북의 난민문제를 다루는 위원회가 조직되 고 미국무부에서도 관련업무들이 기획되던 그 시점에 발맞추어 베이징에서는 뉴스감으로 적절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사회주의조선이 체제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중국이 인권유린국가라는 이미지를 형 성하는데 이만큼 적절한 ≪이벤트≫도 드물 것이다. 과거에는 ≪탈북자≫들에 대하여 문을 닫아매고 싸늘하게 대하던 미국 등의 외국 공관들이 새삼 열을 올 리며 적극적으로 나오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자, 이제는 체제 위기를 겪는 사회주의조선이 무언가 충격적인 사건을 터뜨리며 이 위기를 모면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이번 사건은 바로 그런 시점에 터진 것이다. 실제로 조선일보에는 이런 분석기사가 쇄도하고 있다. 다섯째, 반미정서가 폭발하던 시점에 터졌다. 이번 월드컵은 주최측의 의도와 달리 선수들의 대선전과 대중들의 인상적인 거리응원전으로, 우리 민중이 세계 인의 갈채를 받으며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고양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전 동록씨가 미군에 의해 사지가 절단되며 끝내 목숨을 잃는가 하면 연이어 여중 생들이 미군탱크에 압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여 우리 민중들의 반미 감정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에는 여중생들의 참 사현장을 담은 사진과 기자들의 폭행장면이 공개되어 과연 거리응원전이 어떤 양상으로 번질 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당수 청년들이 여중생들을 애 도하는 검은 리본을 달고 거리응원전에 나서는 상황에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터진 것이다. 우리 민중들에게 미군은 호전적인 이북을 제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고, 미군범죄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필요악처럼 느껴지 기 알맞춤한 사건이 알맞춤한 시점에 발생한 것이다. 여섯째, 각종 민족적 행사들이 계획된 시점에 터졌다. 아리랑축전이 7월 15일 까지로 연장되었고 남측민중들의 참여가 허용되었다. 7월말에는 남북청년학생 축전, 9월에는 남북여성축전이 열린다. 그리고 8월에는 북측인사들이 참가하 는 8.15민족공동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특히 9월에는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 나갈 남북통일축구가 열리고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북측선 수단의 참가와 김영남상임위원장의 참석이 예상된다. 월드컵으로 유례없이 고 양된 민족적 열기, 민족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민족자주, 민족대단결로 이어 가기 충분한 그런 행사일정들이 연이어 잡혀있는 것이다. 이는 온 민족들이 대 단합하여 6.15공동선언을 실천하자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며 연말 대선까 지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기에 좋은 일정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 월드컵에서 각 종 민족적 행사들로 이어지는 바로 그 순간에 민족적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남 북단합의 분위기에 쐐기를 박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일곱째, 현정권의 임기말현상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터졌다. 현정권은 온갖 부 정부패사건으로 그 개혁성이 실추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당의 존립마저 도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6.13지방사건은 민심이 얼마나 민주당정권 에 등을 돌렸는가를 말해주는 단적인 사례로 된다. 그런 현정권으로서는 유일 한 치적인 ≪햇볕정책≫의 성과를 부각시키고 나아가 큰 성과를 하나 올리지 않으면 안되는 절대절명의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현정권의 ≪햇볕정책≫에 치 명타를 안기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축구로 비유하면 경기종료 5분전에 한골 을 먹은 셈이니, 극적인 역전골이 없다면 승부는 이대로 결정되고 말 것이다. 대선까지 반년도 안남은 시점에서 과연 어떤 반전이 있을 수 있겠는가. 여덟째, 이회창한나라당이 6.15공동선언을 집중공격하던 시점에 터졌다. 이회 창한나라당은 6.13지방선거 직전, 마치 6.15공동선언을 심판하겠다는 식으로 그 폐기를 주장하였다. 여론의 반발로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예의 그 ≪상 호주의론≫과 ≪퍼주기론≫은 여전하였다. 한마디로 ≪대남적화통일≫에 여념 이 없는 호전적인 이북을 상대로 ≪햇볕정책≫은 오히려 이북의 기만 살려줄 뿐이며, 그런 이북과 낮은 단계 연방제로 통일을 이루자는 6.15공동선언은 당 장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국방백서발간연기로 군부내호전분자들과 극우반통일분자들이 ≪주적론≫을 새삼 들고나오던 시점이었다. 그런 이회창한 나라당과 자민련, 조선일보, 군부내호전분자들에게 6.15공동선언을 집중적으 로 공격할 수 있는 절호의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들 극우반통일세력들에게 이 번 사건만큼 북측의 ≪호전성≫과 6.15공동선언의 ≪기만성≫을 보여주는 좋 은 자료는 없는 것이다. 아홉째, ≪한일정상회담≫ 하루전에 벌어졌다. ≪한일월드럽≫의 대미를 장식 하는 결승전과 폐막식이 일본에서 열리므로 ≪한국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하 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일지배계급간의 유착관계와 미일 한군사동맹체계를 강화하며 우리 민중의 반일감정을 누구러뜨려 했던 세력들 은 대미를 잘 장식하여야 한다. 그런 시점인 ≪한일정상회담≫ 하루전에 ≪서 해교전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한일정상회담≫의 최우선의제는 자연스럽 게 ≪대북공조체계강화≫가 되었고 ≪한≫일정상들은 과거를 묻어두고 미래지 향적인 ≪신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 ≪한일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자며 축 배를 들었다. 열째, 조미회담이 재개되기 직전에 일어났다. 조미간에 적대관계를 종식하자 는 공동코뮈니케가 발표되었고, 미국의 경수로지원시점이며 조선의 우주발사체 유보시점인 2003년이 한해 남은 시점에서 미국은 조선과 협상을 재개하지 않 을 수 없다. 미국이 조미회담을 재개하겠다고 하면서도 차일피일 그 날짜를 미 루던 시점에서 이번 사건은 발생하였다. 미국내에는 대조선정책과 관련하여 고 립압살전략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평화공존전략으로 전환하려는 세력이 존재한 다. 그리고 이 양세력은 부시정부내에서도 병존한다. 99년 <서해교전사건>처 럼 이번 <서해교전사건>도 미국내, 미국정부내 호전적인 세력에게 유리한 사건 이다. 조미회담은 이번 사건으로 또다시 곡절을 면치못하게 되었다. 다음 이번 사건의 후과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세력은 북 측과 남측의 민족민주대오, 화해협력세력이며 가장 큰 이득을 본 세력은 미제 국주의와 일본군국주의, 그리고 남측의 극우반통일세력이다. 첫째,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민족적 행사들이 곤란해졌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 면 으례 그렇듯이 남북당국자간의 회담은 냉각되고 남북민간단체간의 행사들 은 파행을 겪는 법이다. 당장 아리랑축전에의 남측민중들의 참여가 사실상 불 가능하게 되었다. 7월 남북청년학생축전과 9월 남북여성축전도, 8.15민족공동 행사도 어렵게 되었다. 9월 남북통일축구와 아시안게임에의 북측선수들의 참가 가 불투명해졌다.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 김영남상임위원장의 서울방문실현가 능성도 희박해졌다. 이북의 주동적이고 과감한 용단이 없다면 상당기간 남북관 계, 민족행사는 파행이 불가피하다. 둘째, 6.15공동선언의 빛이 바래게 되었다. 6.15공동선언은 민족자주, 민족대 단결 선언이며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룩하자는 것인데, 수십명의 사상자 가 발생하는 교전사건이 발생했으니 그 의의가 훼손되지 않을 수 없다. 내외 반통일세력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6.15공동선언의 폐기를 주장하며 집중공격 을 들이댈 것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한나라당의 정치공세가 예견된 다. 이미 한나라당은 이런 류의 대변인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세째, 대북정서가 악화되게 되었다. 남측보도를 그대로 믿는 우리 국민들에게 이번 사건은 남의 잔치집에 총질을 해대고 사람까지 죽인 천인공노할 범죄인 것이다. 잔치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도 괘씸한데, 사람까지 죽었으니 좋은 감 정이 생길 리 없다. 이번 사건은 남측민중의 뿌리깊은 반북정서를 강화하는 계 기로 되고 있다. 내외 반통일세력들은 이런 국민들의 반북정서를 파고들며 자 신들의 정치적 야욕을 관철하려 할 것이다. 네째, ≪주적론≫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되었다. 6.15공동선언의 화해협력의 분 위기와 조선의 주동적인 평화정책에 의하여 남측내에서 ≪주적론≫이 수그러들 고 이를 내용으로 하는 국방백서가 발간되지 않는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이 번 교전사건으로 다시금 이북은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전쟁의 대상으로 부각되 었으며 ≪주적론≫도 되살아나게 되었다. 다섯째, 화해협력세력이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남측당국이든 민간단체이든 남 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던 세력들이 곤란을 겪게 되었다. 화해협력에 정 면으로 반하는 교전사건이 터지고 수십명의 사상자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남 측정계에서 그렇지 않아도 부정부패사건으로 벼랑끝에 몰린 현정권은 이번 사 건으로 유일한 치적에 결정적 손상을 입게 되었으며 정권재창출이 매우 어렵 게 되었다. 대북경제지원과 남북민간행사에 적극적이던 남측단체들도 국민들 의 반북정서에 부딪혀 한동안 제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다. 여섯째, 반미정서가 호도되게 되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군들의 살인범죄는 하 나의 필요악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우리 국민들에게 미군은 호전적인 이북의 남침을 억제하는 우군이며, 이러저러한 범죄사건들은 마치 사창가처럼 필요악 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월드컵으로 고양된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이 ≪전동록사 건≫, ≪여중생사건을≫ 통해 폭발적인 반미정서로 승화될 수 있었는데, 그 흐 름이 꺾이고 만 것이다. 일곱째, 민족민주운동이 위축되게 되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 자 중의 하나가 바로 민족민주대오이다. 반미연북투쟁에 앞장서는 민족민주대 오는 이런 류의 사건이 발생하면 그 역풍에 의해 적지않은 곤란을 겪는 법이 다. 당장 대중들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 민족민주대오도 대 북비판성명을 내야하지 않느냐는 소리를 듣고 있다. 민족민주대오가 향후 정세 를 주도하는데서 불리한 사건이 터진 것이다. 여덟째, ≪미일한삼각군사동맹체계≫가 강화되게 되었다. ≪한일월드컵≫과 이 번 사건을 통해 미일≪한≫간의 삼각군사동맹체계가 강화되게 되었다. 조선반 도 유사시 일본군의 개입과 후방기지, 병참기지로서의 일본의 역할이 부각되 고 이를 위한 ≪한≫일군사훈련이 당연한 과제로 되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군국주의부활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아홉째, 사회주의조선의 ≪악의 축≫이미지가 강화되었다. 세계적인 평화축제 에 총포질을 해대며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는 것만큼 나쁜 이미지가 없다. 올 해 부시의 대조선 ≪악의 축≫폭언은 이번 사건을 통해 사실로 ≪입증≫되었으 며, 결과 미국은 조선을 고립시킬 수 있는 정치공세의 명분을 얻게 되었다. 열째, 조미회담이 곡절을 겪게 되었다. 2003년이라는 미국의 경수로지원시한, 조선의 우주발사체유보시한을 앞두고 열리는 조미회담은, 조미간의 적대적인 관계를 평화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 대책이 논의되고 합의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조미회담의 시기와 의제를 정하는 문제부터 해서 정황 이 복잡해졌으며 향후 곡절이 불가피해졌다. 2일, 미국무부는 대북특사파견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다음 민족민주대오의 향후 대응이다. 극단적으로 불리한 그 어떤 사건이 터지 더라도 우리가 주동성을 잃지않고 완강히 투쟁한다면 능히 화를 복으로 전환시 킬 수 있는 법이다. 첫째, 사건의 진상을 적극 홍보선전하여야 한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는 법이며 아무리 교묘한 조작극이라고 하더라도 완전할 수는 없다. 이번 사 건은 이미 99년에 발생했던 사건의 재판으로서 똑같은 사건을 터뜨리지 않으 면 안될 정도로 바빠맞은 세력들이 조작해낸 것이다. 지난 사건은 적지않은 시 간이 흐르면서 그 진상이 만천하에 폭로된 바 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크게 곤경에 처한 북측이 그 진상규명에 적극적이지 않을 리 없다. 그리고 벌써 서 해연평도에서 조업하던 어민들속에 자신들이 남측에서 그어놓은 경계선을 이탈 하여 조업했었다고 증언하는 보도(문화방송)들이 잇따르고 있다. 어떤 사건이 든 먼저 진상이 규명되지 않으면 주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법이다. 성명과 집회, 시위, 인터넷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적극 규 명하며 대대적인 선전전을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민족적 행사를 성사시키고 적극 참가하여야 한다. 민족적 행사는 6.15공 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투쟁중의 하나이며 민족자주, 민족대단 결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가장 좋은 계기이다. 이미 남북간에 합의한 각종 민 족적 행사를 이번 사건의 역풍으로부터 사수하고 우리 운동대오를 비롯하여 광 범한 각계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추동하여야 할 것이다. 7-8월의 남북 행사는 양적으로는 왜소할 지언정 질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행사 이며, 9월의 남북축구와 아시안게임은 월드컵으로 고양된 민족의식을 연북의식 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계기이다. 7-8월의 연북행사로 현난국을 타개하 지 못한다면 9월의 계기도 살릴 수 없다. 그리고 연말대선도 내외반통일세력 의 의도대로 치러질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긴장된 태세로 적극 투쟁하여 야 할 것이다. 세째, ≪여중생사건≫, ≪전동록사건≫을 널리 폭로하며 반미투쟁의 불길을 지 펴올려야 한다. ≪서해사건≫은 ≪서해사건≫이고 ≪여중생사건≫은 ≪여중생 사건≫이다. ≪서해사건≫을 계기로 ≪여중생사건≫을 호도하려는 미군당국의 음모에 쐐기를 박고 그 책임자처벌과 사죄배상, 재발방지에 대한 담보를 받아 내야 한다. 미국이 반북사건으로 반미정서를 눅잦히려는 것처럼 우리도 반미사 건으로 반미정서를 폭발시켜야 한다. 미군은 필요악이 아니라 이 땅 만악의 근 원이며 모든 불행의 화근이다. 월드컵으로 고양된 민족적 정서, 긍지와 자부심 이 우리 조국을 분열시키며 점령군으로 진주해있는 ≪주한미군≫의 만행을 규 탄하는 흐름으로, 나아가 미군기지철거, 미군철거의 흐름으로 승화될 수 있도 록 적극적인 대중전을 전개하여야 한다. 네째, 이회창한나라당을 비롯한 반통일세력들을 제압하여야 한다. 이회창한나 라당, 군부내극우호전분자, 조선일보, 자민련, 국가정보원내 극우분자들은 모 두 6.15공동선언을 반대하는 세력이며 골수 친미반북분자들이다. 이런 극우반 통일세력들의 준동을 허용하는 한,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더 큰 악재로 작용 할 것이며 앞으로 제2, 제3의 유사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특 히 6.13지방선거의 압승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이회창한나라당을 철저히 고 립약화시키지 않는다면, 향후 대선국면은 매우 불리해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6.15공동선언은 파탄될 수밖에 없다. 이회창한나라당의 반통일적 본질과 반민 족적, 반민중적 면모, 부정부패현상을 광범한 국민대중속에 대대적으로 폭로단 죄하여야 한다. 당면해서 한달 앞으로 다가온 8.8재보선은 이회창한나라당과 자민련 등 극우반통일세력들을 정치적으로 심판하는 투쟁의 장이 되어야 할 것 이다. 다섯째, 민족민주대오를 강화하고 그 역할을 높여야 한다. 민족민주대오를 강 화하고 그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 주력대오가 강화되고 합법화되어야 한 다. 민주노총을 더욱 강화하고 한총련이 합법성을 쟁취하여야 한다. 또한 주력 대오와 광범한 중간세력이 하나로 결집되어야 한다. 통일연대와 민중연대는 동 전의 양면과 같은 조직으로서 하나로 합쳐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나로 결집 하면 할수록 대오는 그만큼 강해지는 법이며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법이다. 모든 행사와 투쟁이 두 전선의 통합으로 지향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민족민주 대오의 정치세력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회창한나라당, 자민련과 같은 수 구반통일정치세력들을 정치적으로 제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 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할 수도 없다. 당장 8.8재보궐선거와 연말대선을 주동적 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민족민주대오의 합법정치부대인 민주노동당이 강화 되어야 하고 그 역할이 높아져야 한다. 이미 들어가 있는 민주노총은 민주노동 당의 결합을 공고히 하고 결합을 결의한 한총련은 오래전에 파산난 ≪비판적 지지론≫를 단호히 배격하며 민주노동당을 강화하고 그 역할을 높이는 데서 일 대 전환을 이룩하여야 한다. 특히 민족민주대오와 집권상층개혁파가 반이회창 한나라당이라는 공동의 목적에서 전술적으로 공동보조를 맞추는 것과 민족민주 대오가 민주노동당을 외면하고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는 ≪비판적 지지≫를 엄 격히 구별하고, 전술적 공조는 적극 취하되 ≪비판적 지지≫는 철저히 배격하 여야 할 것이다. 전술적 공조는 민족민주대오를 강화하고 반통일세력을 고립시 킬 것이지만 ≪비판적 지지≫는 민족민주대오를 약화시키고 결국 민족민주대 오 자신을 고립시킬 것이라는 점에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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