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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4120번 등록 2005-07-21 14:42:17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글쓴곳
제목 [의료연대회의] 조선일보 기고(조홍준 선생님) :의료, 형평성 더 강화해야
[의료연대회의mailing] 조선일보 기고(조홍준 선생님) 
 
 
조선일보 칼럼 기고문 (조홍준 선생님)

 

 

[기고] 의료, 형평성 더 강화해야 


조홍준·울산대 의대 교수 의료연대회의 정책의원장

입력 : 2005.07.19 18:48 28'


 

▲ 조홍준 울산대 의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은 가장 높은 계층에 비해 사망률이 2.15
배이고, 암 발생률은 67%가 높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건강 수준은 저소득층
에서 2~3배 높다. 이런 현상은 병원 이용에서도 나타나는데 고소득층은 저소득
층에 비해 대형 병원 이용이 2배 이상 많다. 최근 8년 동안 고소득층의 의료 
서비스 이용은 50% 증가한 데 비해 저소득층은 30%가 감소하였다. IMF 이후 소
득 수준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건강 수준과 의료 이용의 양극화도 함께 심해
지고 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의료 형평성의 과잉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형평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관심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
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의료기관이 많아지고 의료 이용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
나 소득 수준간 의료 이용의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환자가 자기 호주머니에서 내
는 진료비가 많기 때문이다. OECD 국가에서 환자가 직접 내는 진료비의 평균
은 전체 진료비의 19% 정도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45%나 된다. 이렇게 되면 저
소득층은 의료비 부담으로 병원 가기를 꺼리고 결국 병을 키우게 될 뿐만 아니
라 과다한 진료비 부담으로 가계가 파탄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런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는 사회가 야만적인 사회이다.


일부에서는 병원이 자유롭게 의료수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고 의
료 수준을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나라는 지구 상에 거의 존
재하지도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의료수가를 공적으로 통제하지 않으
면 의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고, 이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킬 뿐
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
에서 이를 국가가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값비싼 의료장비 도입률
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인구 100만명당 자기공명촬영기의 수는 
미국과 비슷하고, 컴퓨터단층촬영기는 미국의 2.5배에 이른다. 더구나 우리나
라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고, 이는 의료비를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수가의 허용은 의료체계를 재정적
으로 붕괴시킬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의료기관이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모든 병·의원이 건강보험 적용
을 받도록 하는 것은 의료기관 간 의료 수준 차이가 존재하고, 의료기관의 지
리적 분포가 균등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 의료 이용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
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헌법에 합치된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더구나 중대상병 보장제나 본인부담상한제의 철저한 시행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의 수준이 월등하게 높은 대만과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
지 않다.


소수에 대한 자율의 허용을 반대한다면 이는 자본주의를 포기하는 것인가? 우
리나라는 현재 병원의 90%를 민간이 소유하고 있으며, 공공의료기관은 10%에 
불과하다. 국민의 의료기관 선택권은 거의 100% 보장되고 있다. 현재의 의료제
도하에서도 고소득층은 더 좋은 시설에서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더 자주 향유
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형평성과 효율성 면에서 모두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형평성의 부정’과 ‘상업적 의
료 확대’가 아니라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공공의료의 강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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