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사항
인권하루소식9/13 [윤한기의 인권이야기] "우리에게 약을 달라!" "오늘날 아프리카에는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에이즈라는 또 다른 로벤섬(남아 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배로 30-40분 정도 걸리며 17∼20세기까지 백인 들에게 저항하는 흑인들의 유배지로 병원과 군사기지, 최고의 보안시설을 갖 춘 감옥)에서 홀로 희망을 잃고 투쟁하고 있다." 2004년 말 유엔 에이즈계획(UN AIDS)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 서 4000만 명이 HIV(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으며, 지금 당장 약을 먹어야 하는 에이즈 환자가 600만 명에 이른다. 하지 만 그 가운데 10%만이 약을 먹고 나머지 90%는 비싼 약값 때문에 약을 먹지 못 해 죽어나간다. 넬슨 만델라의 이 말은 버림받은 90%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 고 있는 아프리카의 비참한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에이즈 치료제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자본들이 특허를 핑계로 약값을 비싸게 책정해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프리 카·아시아·남미 등 가난한 나라들은 의약품에 접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 다. 지난 9월 2일 문화방송(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는 특허에 의한 살인을 당 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비참한 현실을 현지 취재를 통해 잘 보여주었다. 국민 의 30% 이상이 HIV에 감염된 우간다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에이즈구 호기금'으로 세워진 HIV/AIDS 진료소에서 무상으로 약을 나눠주고 있다. 하지 만 많은 환자들이 진료소에 갈 차비도 없고 걸어갈 기운도 없어 홀로 움막 같 은 집에서 약은커녕 먹지도 못하고 온갖 피부병과 폐렴 등 '기회질환'(면역력 결핍에 따른 병)으로 오로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처참한 상황에 놓여 있 다. 이런 아프리카를 돕겠다고 부시 행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150억 달러를 내놓 겠다고 발표하면서도 생뚱맞은 단서를 달아 에이즈 환자와 활동가들로부터 거 센 비난을 받았다. 낙태를 반대하는 단체, 순결을 강조하는 단체를 통해서만 지원하고 지원약품은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약만 허용한다는 것. 인도에 서 생산되는 카피약으로 지원하면 지원액의 1/10만으로도 더 많은 환자들을 치 료할 수 있는데 말이다. 카피약은 다국적 제약사의 치료제와 똑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져 우리 돈으로 1년에 70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단지 특허라는 로 열티만 붙지 않았는데도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오리지널 약값보다 싼 것이 다. 다국적 제약자본과 미국은 이런 카피 약을 다른 나라가 생산하지 못하도 록 압력을 가해 생산을 중단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 부가 국영제약사를 통해 에이즈 치료제를 생산하고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브 라질은 다국적 제약자본과 미국 등을 상대로 '특허파기'를 주장하며 세계무역 기구(WTO) 무역관련지적재산권관련협정(TRIPs)의 예외조항인 '강제실시'를 강 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즈 치료제 가운데 '네비라핀'(상표명 바이라문)은 간에 치명적인 독성을 유발해 최근 미국에서 이 약을 먹고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 때문에 미 국과 유럽에서는 판매 금지된 이 약이 아프리카에는 계속 팔리고 있고 우간다 의 HIV 진료소 의료진들은 금지약품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12가지 정도의 오리지널 약만 보험등재가 되어 있어 약값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나, 세 가지를 한 번에 먹어야 하는 에이즈 치료용법의 특성과 부작용 등 을 감안하면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네비라핀'까지 먹어야만 하는 상황이 다. 필자 역시 지난해에는 오리지널 약을 수입해 먹었지만 1년에 840만원이나 되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지금은 부작용이 많은 다른 약과 문제의 네비라핀 을 복용하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에이즈는 죽음의 병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의학의 발달로 완 치는 안되더라도 치료는 가능한 만성질병이 되었다. 우리 에이즈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성이 확보된 약이다. 우리는 에이즈로 죽는 것이 아니라 특허 로 죽어갈 뿐이다. "우리에게 약을 달라!" [윤한기] 윤한기 님은 에이즈인권모임 나누리+(www.aidsmove.org) 대표입니다.
[140-801]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 8-48 신성빌딩 4층 TEl : 02) 774-8774 Fax : 02)774-8773 E-mail : tsmyr@jinbo.net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