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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4470번 등록 2005-11-22 14:17:44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글쓴곳
제목 [논평] 자유무역의 신화를 거둬라
인권하루소식11/21
[논평] 자유무역의 신화를 거둬라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라는 기치를 내건 2005년 부산 아펙이 아
시아·태평양 지역 및 세계의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성명과 부산로드
맵을 발표하며 19일 폐막한다. 부산 아펙은 한마디로 시장과 기업에게 더 많
은 자유를 줄 것을 요구하는 정상들과 관료, 기업인들의 잔치였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료·교육·문화·식량 등 
유·무형의 공공적 재화들을 교역의 대상으로 삼아 사유화시키고, 특히 오는 
12월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서 이러한 세계질서를 강화하는데 힘
을 실어주겠다는 것이 아펙의 결론이다. 그들은 말한다. 탈규제화와 개방화, 
민영화의 물결로 교역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세계는 잘살 수 있다고. 과연 그런
가? 

유엔 경제사회국(DESA)에서 발표한 2005 '불평등의 빈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선진국 국민 10억 명이 차지한 반면, 나머지 
20%를 놓고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50억 명이 경쟁하고 있다. 73개국을 분석
한 결과 1980년대 이후 빈부격차가 줄어든 국가는 9개국에 그친 반면, 심해진 
국가는 48개국이었으며, 16개국은 비슷한 상황이다. 전 세계 노동자의 1/4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고 세계 64억 인구의 53%가 절대 빈곤선의 기준인 
하루 2달러도 되지 않는 생활비로 하루를 연명하고 있으며 빈곤 노동자층의 절
반이 지하경제에 편입되어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청년층
이 일자리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2∼3배 높아졌고, 전 세계 1억8천6백만 명의 
실업자 가운데 47%가 청년실업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무
역'으로 전체 몫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재화를 국가와 사람들 사이에 
어떻게 나누느냐라고 보고서는 말한다. 

국내로 시선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상위 20%의 소득은 3.1% 증가한 반면, 하
위 20%의 소득은 34%나 감소했다. 불평등 정도를 알려주는 지니계수는 1997년 
0.283에서 2004년에는 0.310로 증가했다. 실업률은 2004년 3.4%에서 2005년 4
월 기준 3.6%로 증가했고, 청년실업률은 2004년 7.6%에서 2005년 7.8%로 이 역
시 증가했다. 게다가 최근 부산 아펙으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이 겪은 인권침해
는 한두 건이 아니다. 거리에서 하루하루 생존을 이어가는 6000여 곳 부산시 
노점상은 아펙기간 전후로 생업을 폐쇄 당했다. 추운 바람을 피해 겨울 지하도
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인들은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어두었던 옷가지와 이불
을 빼앗겼고 물품보관함도 쓸 수 없게 됐다. 또한 부산시는 공사용 가림막과 
꽃바구니를 조성해 슬래브촌과 판자촌을 '손님'들이 볼 수 없도록 '분리 장
벽'을 설치했고, 해운대 일대 15곳 건설현장의 공사를 중단하게 해 3만에서 7
만에 이르는 노동자를 실업자로 만들었다. 부산 아펙을 준비한다며 온 나라가 
떠들썩하는 가운데 두 여성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국회에서 
쌀협상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지 말아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들이 '자유무역의 환상'을 유포하는 동안 전 세계 어딘가에서 혹은 지금 여
기에서 굶어죽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하루하루 
안타까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의 자유무역체제는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
로나 소득의 재분배가 아닌 중심부 국가와 가진 자에게로 자본의 집중을 증가
시켜, 그 결과 주변부 국가의 빈곤상황은 심화되고 중심국 국가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배제와 공격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아펙과 세계무역기
구로 대변되는 '세계경제질서'는 가진 자 중심의 자유무역 증진을 낳고, 인권
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과 파괴로 드러난다. 우리는 알고 있다. 결코 아펙이
나 WTO 같은 가진 자들만의 공동체로 대안적인 세계질서를 만들어낼 수 없고 
그들이 말하는 '하나의 공동체'는 '민중의 공동체'가 아니라 '가진 자들만의 
공동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부산아펙은 오늘로 끝난다. 그러나 저항은 계속 되어야 한다. 폭력과 불평등
을 확대하는 자유무역에 맞서 인권과 민주주의로 연대를 만들어가자. 지금 노
숙인·철거민 등 가난한 사람들의 싸움에 함께 동참하고, 쌀 협상 비준안을 막
아내기 위해 온몸으로 싸우는 농민들과 연대하자. 인권과 민주주의에 기초한 
대안세계화를 통해 자유무역의 허구를 낱낱이 드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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