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레사 약값, 환자들이 사먹을 수 있는 가격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2003년 6월 14일, 전세계에서 6번째로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에서 이레사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레사는 기존의 화학요법에 실패한 비소세포성폐암환자에게
는 유일한 치료제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레사 시판허가 이전에 생명이 
위급한 말기폐암환자들이 이레사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동정적 사용프로그램
을 승인하여 2003년 5월 당시 약 870여명의 환자가 이레사를 무상으로 복용하
였다. 2003년 6월에 이레사 시판허가가 난 후 동정적 사용프로그램은 추가되
지 않았기 때문에 2003년 6월 이후에 이레사 처방을 받은 환자는 한달 평균 
240여만원(1정당 약 8만원)에 이레사를 사먹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레사 시판허가 후 7개월동안 이레사 약가와 보험적용범위를 결
정하기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레사는 글리벡에 이어 두 번째로 ‘혁신적 신
약’으로 분류되어 아스트라제네카는 ‘선진7개국(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의 공장출하가’를 기준으로 이레사의 약가를 요구하
고 있다. 선진7개국의 평균 공장출하가로 혁신신약의 약가를 결정하는 제도는 
미국의 요구를 1999년에 한국정부가 수용함으로써 생긴 약가결정제도이다. 이
레사의 약가는 글리벡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환자들이 도저히 사먹을 수 없는 
수준이다. 이레사의 약가는 우리나라보다 GDP수준이 훨씬 높은 미국과 일본의 
가격을 기준으로 요구되고 있고, 현재 약국에서 1정당 약 8만원에 판매하고 있
다. 직장을 다닐 수 없고, 비싼 치료비로 가족의 생계조차 위협받고 있는 말기
폐암환자들이 한달에 약값만 240여만원을 감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글
리벡이 백혈병치료에 있어서 기적의 약이었지만 비싼 약가 때문에 환자에게 절
망의 약이 되었듯이 말기폐암환자는 이레사를 눈앞에 두고도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생명을 살리는 아이디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를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기업이념을 바탕으로 한국인
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아스트라제네카는 말하고 있다. 환
자에게 필요한 약은 그야말로 치료효과가 있고 그것을 복용할 수 있을 때에만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아픈것만으로 고통스럽고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에게 
오히려 생명을 흥정하는 아스트라제네카를 규탄한다. 글리벡, 이레사와 같이 
환자의 생명보다 제약회사의 이윤을 앞세우는 사례가 다시 발생해서는 안된
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노바티스와 마찬가지로 제약회사의 이윤 때문에 환자의 
목숨을 좌지우지한다면 말기폐암환자 역시 목숨을 걸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싸
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I.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의 환자들이 사먹을 수 있는 가격으로 이레사를 공급
하라!
I.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윤을 위해 환자의 생명을 흥정하지 말라!
I. 정부는 선진7개국 공장출하가를 기준으로 하는 약가결정제도를 폐지하라!
I. 정부는 조속히 이레사에 대해 보험적용하라!

2004년 1월 27일
암환자살리기운동본부, 건강세상네트워크,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약
국노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