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해결특별위원회’를 설치하라!
생계비관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긴급대책 마련하고, 국회에 '빈곤해결 특별
위원회' 설치하라!


1. 지난 3월 22일 생계를 비관하여 자살한 여중생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 정
양의 죽음은 희망없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녀의 유서에
서처럼 대다수 서민가구 자녀들이 어떠한 미래도 꿈꿀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
다.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야할 많은 소년소녀들이 가난과 절망으로 울고 있
고, 또 죽고 있다. 이들의 죽음은 개인의 무능력이나 나약함 때문이 아니다. 
어떠한 희망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사회적으로 철저히 배제된 현실에 의해 
초래된 이들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다. 
 

2. 정양의 죽음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안전망도 존재하지 않는 우리 사
회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리사회 빈곤의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
니다. 특히 저소득계층은 신용불량, 단전단수, 과도한 의료비, 영구임대주택 
퇴거 압력 등 수많은 위험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어떻게 대도시에서
만 하루에 평균 3명이나 생계를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상황을 
우리가 방치하며 지낼수 있는가? 

 
3. 생계형 자살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음에도 정부는 외면과 무대책으로 일관하
고 있다. 빈곤의 심각성을 말로는 인정하면서도, 실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
다. 정부가 2월에 제출한 ‘참여복지 5개년 계획’, 3월에 발표한 저소득층 보
호대책, 정부여당의 총선공약 모두 '기존정책에 대한 단어바꾸기'에 불과하
다. 

 
4. 우리사회 빈곤계층은 총선시기 다양한 선심성 공약에서도 제외되었다. 이제
라도 생존 자체를 위협당하고 있는 빈곤가구를 위하여 시급한 조치가 취해져
야 한다. 이를 위하여 17대 총선 직후 원내정당들은 국회 내에 ‘빈곤해결특별
위원회’를 설치하여 빈곤에 총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을 
시급히 요구한다.

 
1)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의 신용불량은 국가가 나서서 전액 탕감하
라.

지난 2월 말 현재 개인신용불량자가 382만 5천명에 이른다. 이는 1월보다 5만
명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전체 인구의 7%, 경제활동인구의 17%에 이른다. 현
재 워크아웃, 베드뱅크, 개인회생제도 등 많은 신용불량자 구제대책들이 있으
나 이 역시 그나마 소득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사회적 배제계층
이라고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대책은 없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속한 사람들의 신용불량은 모두 생계빈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탕감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들에게 도덕적 해이를 언급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2) 저소득가구 단전단수 조치를 철회하고, 납부능력이 없는 가구의 연체금을 
전액 탕감하라.

전기료를 내지 못해 단전 조치된 가구가 100가구 중 4가구 꼴이다. 3개월 이
상 요금을 내지 못해 단전 조치된 가구 수는 작년에 63만 4000가구로 2002년
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단전조치로 인해 촛불로 생활하다 화재로 목숨을 
잃어야 하는 현실, 이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기 위하여 손전등을 공급하겠다는 
산업자원부 관계자의 ‘대책’이 버젓이 언론에 보도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에 우리는 살고 있다. 현재 월 100㎾h 이하의 소량 전기만을 사용하는 가구중 
단전 조치 위험에 처해 있는 가구가 35만건에 달한다. 전기세를 내지 못했다
는 이유로 전기를 끊는 비인간적인 조치는 사라져야 한다. 전기와 수도는 어떠
한 이유에서든 공급이 중단되어선 안된다. 모든 단전단수 조치를 즉각 철회하
라. 그리고 사회보험에서 실시하듯이, 사실상 납부능력이 없는 취약가구의 연
체금은 정기적으로 전액 탕감하라.

3) 의료급여의 비급여 진료를 모두 급여항목으로 전환하라.

생계형 자살에 이르는 가구의 대부분이 건강 문제를 지니고 있고, 이로 인한 
진료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의료비를 절감해 줄 수 있는 대책이 절
실하다. 우리는 의료급여에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를 모두 급여항목으
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하여 상당한 재정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올해 긴급예산을 편성하여 비급여의 절반을 급여로 전환하고, 내년에 급
여 전면화를 완료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현재 의료급여 수급자에 한정 시행
되고 있는 진료비 대불제도를 개혁하여 차상위계층에게 확대하고, 상환조건을 
완화해야 한다.

4) 총선 직후 국회에 ‘빈곤해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라.

이제 17대 총선을 통해 원내 정당이 새롭게 구성될 것이다. 6월 5일 17대 국회
가 개원될 예정이지만 시급한 빈곤 문제를 그때까지 미룰 수 없다. 각 정당들
이 선거공약에서 빈곤 문제에 적극 대처할 것을 약속하였다. 즉각 국회 산하
에 ‘빈곤해결특별위원회’를 구성하라. 모든 국민이 바라는 사안이므로 총선 
직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을 시작하고 국회가 개원하면 본회의 추인을 
받으면 될 것이다. 이 특별위원회는 위에서 우리가 요구한 빈곤 해결 긴급대책
을 결의하여 정부에게 예산지출을 요구하고, 올해까지 우리사회 빈곤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사회복지제도 전반을 뜯어고치는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빈곤 해결을 위한 사회연대(준)

공동대표 : 이혜선(민주노총), 이필두(전빈련) 임근정(주거연합), 박경석(노들
야학), 김세균(사회진보연대)

참여단체 :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노동자의힘,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노
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민중복지연대, 민중
의료연합,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성동희망나눔, 실업극복여수시민운동본부, 
위례복지센터, 장애여성공감, 장애인실업자종합지원센터, 전국공무원노동조
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전국노점상연합,전국철거민연합), 
전국실직노숙인종교시민단체협의회,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을위한
국민연합,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피노키오자립생활센
터,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한국자립생활네트워크, 한국자활
후견기관노동조합,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