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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전지 크기의 하드보드판 두개를 앞뒤로 메고 공덕역에 있는 건강보
험공단 앞으로 향했다.
혜화역에서부터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큰 판대기 앞에는 '이윤보다
생명이다. 글리벡 약값 인하하라' 뒷 판에는 환자들의 사진과 정부에서 글리
벡 약값 결정을 못하고 환자들의 계속되는 싸움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한 태도라
는 비판의 글귀..
플랫폼에서 유난히 열심히 보시던 한 부부가 지하철을 타고서 말을 걸었
다. 요지는 이런 것도 필요하지만 건강보험료가 너무 비싸다는,, 본인부담금
이 너무 크다는..말씀이셨다.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는 시민단체는 없냐고..
같이 분하고 안타까워했다.

공단 앞에서의 1인시위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날은 공단해고자 복직 투쟁(수요집회)가 있는 날이었다. 유난히 나를 반
겨주셨다. 단순한 복직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계급 투쟁을 이야기 하시며 결의
를 다지는 자리 같았다. 앞에서 조금 뻘쭘했지만 글리벡에 대한 구호도 함께
외치고 응원해주셨다.
직원들이 지나다니는데 방해가 된다느니, 글귀가 잘 안보일테니 도로가 가
서 하라느니, 예상했던 태클.. 경비아저씨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그럴 순 없
었다. 시민들에게 알릴꺼면 대학로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공단의 무
책임한 혹은 무능력한(?) 모습에 대한 비판과 앞으로 더 잘하자..는 뜻에서 거
기까지 간거니까~
아무튼 태클이 점점 심해졌다. 시위의 당위를 말하고 조금 뻔뻔해지면 되는
거지만, 진짜 속상했던것은, ..
점심시간이었으므로 식사하러 나가는 많은 직원들의 냉소적인 시각, 혹은
"왜 여기와서 이래.' '복지부 앞에 가서 해.' 등등의 툭 내뱉는 말들이었
다. 기관이름이나 투쟁 상황에 대한 충분한 교양없이 간 것도 참 아쉽다. 잉~
어쨌든 돈없어서 약도 못먹고, 아픈데 치료 못받는 이 빌어먹을 세상.
눈물이 나려더라. 왜 세상은 이 모양일까. (빨리 나만의 욕을 만들어야 할
텐데.. 우띠--+) 긍정적인 사고라는 것은 단순히 그래도 아름답고, 좋은면만
볼 수 있는 게 아닐텐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부터 참으로 즐거워졌다.
멀리서 "아하~글리벡." 하고 오시더니 지나가면서 "수고하
세요~." (아줌마!!)
"식사했어요? 밥 먹고 하지.~" (노조분!!) 뚫어져라 선전
판을 보시고선 "다리 안아파? 언제까지해? 수고가 많네." (아저
씨!!)
뻘쭘하게 목례를 하고선 다가와서 "수고해요!~" 하며 음료수를
건네주신 (멋진 젊은 오빠(?)!!)
"으이구~ 약도 못사먹어..--+" (청소부 아줌마들!!)
"방금 전 이사님 지나갔어. 그이가 가장 높은 사람인데 다 보고 갔을
꺼야." (경비아저씨)
"아, 사회보험노조도 이런거 같이 투쟁하고 해야되는데.. " (텔
런트 신구를 닮은 노조분)
등등.
이래서 살맛나는구나 싶었다.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살짝 짓는 미소와 안타까운 눈빛들.
모두가 안다.
건강보험의 공공성이 보장되고/환자들이 글리벡을 싼값에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사회주의 후보와 함께하는
보건의료학생 대선실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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