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파견법 회피 불법 ‘횡행’
경향신문
근로자파견법을 회피하기 위한 위장도급이나 사내하청 등 불법파견이 횡행하
고 있다. 사용자측에서 직종에 상관없이 근로자를 파견받을 수 있고 2년이상
계속 고용시 직접고용해야 하는 파견법 규제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날로 확산
되고 있지만 불법파견근로자들은 노동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
여 있다.
노동부는 지난 1일 부산지하철 매표 업무의 민간 위탁이 위장도급으로 불법파
견에 해당된다며 부산교통공단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단측이 용역업체에 사무
실, 부대시설, 역무자동화시스템, 매표원까지 무상으로 제공하고 매표소가 역
무실과 분리돼있지 않는 등 업무수행·사업의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는 위장도
급이라 판정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로테크놀러지를 통해 368명의 근로자를 파
견받았던 하나로통신, 대한항공 면세점에 65명의 근로자를 파견했던 한진관광
등도 위장도급 혐의로 올해 노동부로부터 형사고발당했다.
이밖에 청소 및 시설관리 업무에 대해 위장도급 형태로 2년이상 근로자를 사용
했으나 직접고용을 거부한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올 7월 형사고발당했다.
9일 노동부에 따르면 현행 근로자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정 업무를 제
외한 컴퓨터 전문가·번역가 등 26개 직종에 한해서만 파견대상 업무를 인정하
고 있고 2년이상 계속 고용시에는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1997년 근로자파견법이 제정된 이후 2001년 현재 법률적으로 인정된 파견노동
자는 5만7천여명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도급을 위장한 파견근로까지 포함하면
파견근로자는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주노총 김진억 조직2국장은 “위장도급의 경우는 노동법의 보호는커녕 노조
결성도 힘들다”며 “위장도급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사용주에 대한 처벌규정
이 미미해 원청업체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하는 등 피해는 노동자만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실제 올 1월에 인사이트코리아 소속으로 SK(주)의 서울물류센터에
서 저유원으로 일하던 노동자들이 사용자측을 상대로 벌인 재판에서 행정법원
은 “불법 파견은 파견법상 직접고용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부는 위장도급 실태파악에 대한 관리·감독 및 피해자 구제에 대
해 수수방관하고 있다.
노동부가 올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 8월까지
불법파견사례를 적발한 건수는 36건에 불과했다. 이나마도 노동부 스스로 적발
한 것이 없고 노조의 진정 등이 있어야만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노동부 나영돈 고용관리과장은 “위장도급은 증거수집부터 어려움이 많아 지금
의 행정력으로는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하다”며 “도급을 가장한 불법 파견근
로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은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재현기자 parkjh at kyunghyang.com〉
박재현
02-12-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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