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16일째..
변함없이 오늘도 7시 출근 선전전으로 하루를 엽니다.
오늘부터 꽃샘추위라더니 정말 오지게도(!) 춥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한 겹
더 껴입고 정문 앞에 섰습니다.
바닷바람과 매캐한 매연이 가득 메운 정문 앞 도로를 우리가 틀어 놓은 음악으
로 다시 채우며 우리가 이기는 날까지 열심히 싸우리라는 다짐으로 추위를 날
려 버립니다.
오늘은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님의 생신입니다.
그래서 아침메뉴에는 미역국이 자연스럽게 올랐습니다.. 다른 생일상처럼 푸짐
하지 못한 상이지만 지회장님이 절대 잊지 못하실 생일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화기애애하게 밥을 먹는데..
회사측에서 노부지회장님의 해고통지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런 걸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라고 하나요?
노용준 부지회장님은 지난해 해고되셨다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
결에 의해서 복직되셨었습니다. 그런데 지노위의 명령서에 회사측에서 마음대
로 해석을 하며 재차 해고를 내린 것입니다. 정말 한심해서 말도 안 나오는 회
사의 횡포에 치가 떨립니다. 손해배상·가압류도 모자라 원직복직된 사람을 다
시 해고하다니..
그래서 점심 선전전은 기운없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힘 빠지는 선전전에 이상하게도 오늘 낮에는 지나다니는 조합원이
별로 없어서 썰~렁하기까지 했습니다. 회사측에서 나다니지 말라고 했던 것일
까, 날이 추워서일까등 별별 억측을 다 하다 한 시간의 선전전을 마쳤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좌절할 수 없다고 다시 서로를 격려합니다.
처음 피켓을 들고 나왔을 때, 부끄러워 겨우 들고 있던 것을, 꼭 샌드위치 인
간 같다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앞뒤로 묶어 매고 나서겠다고 용기를
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늘 하던 사람들이 보면 하찮을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
아줌마들은 정말 많은 용기를 냈었습니다. 평생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경우
도 내 목소리 크게 키우던 적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 우리였습니다.
그런 우리였기 때문에 여기서 물러 설수도 좌절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점심 식사 후 다시 거리에 나서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웃자!고 다짐합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십시오.
2003년 3월 4일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