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20일째..
오늘은 '95주년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오늘 저희 가족대책위는 평상시와 변함없이 아침선전전 그리고 오후 퇴근선전
전(오늘은 토요일이라서 1시에 통근버스가 나갑니다)을 마치고 서면 롯데백화
점 앞에서 하는 '여성노동자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오늘 오후까지 인쇄된 유인물(가족대책위 소식지 3호)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월요일에 나올 계획이었지만 서면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나온 유인물
(약 1000부 정도)을 다 들고 가서 배포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습니다.
오늘 집회에는 저희에게도 발언기회가 있었습니다.
단상에 올라서 저희가 왜 이렇게 나왔는가의 이야기와 지금까지 저희들이 했
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구호를 외치며 저희들 발언을 정리했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공감한다며 이야기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거리에 지나시는 분들도.. 가압류라는 말을 계속 하시면서 저희들에게 관심을
표해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가압류.. 길 가던 사람을 막아 놓고 물어 봐도
이해를 못하는 것이 가압류입니다. 정당한 노동조합 일에 손해배상이라뇨..
우리가 지금 얼마 안 되는 사람으로 싸우고는 있지만 우린 단지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집회는 유난히 카메라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방송에 나갈지는 미지수죠.. 어제 집회에서도 그렇게 많은 기자들이 와
도 겨우 사진한장 실리더라구요..
저희들이 거리로 나온지 오늘로 꼭 20일째입니다.
저희들이 처음 나왔을 때 3일이나 가겠냐라는 우려(!)혹은 의심을 넘어 벌써
20일째입니다.
이른 아침의 공기는 춥고 매연도 심합니다.
집은 사람이 없어도 먼지는 쌓이니 점점 엉망이 되어가기도 합니다.
엄마 없이 학교 가야하는 애들이 준비물은 잘 챙겨가는지 귀찮더라도 밥은 잘
챙겨 먹는지도 걱정입니다.
한 집안의 며느리로써 집안 대소사에 전보다 신경쓰지 못해 어른들에게도 죄송
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도 저희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난 달 2주간 파업했다고 월급이 고작 1,030원 나온 집이 있습니다.
이렇게 잔인한.. 한진중공업과 싸우는 그래서 우리 권리를 제대로 찾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언제나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싸우겠습니
다.
그 길에 여러분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말 지내고 월요일에 가족대책위 유인물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2003년 3월 8일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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