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0번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의 입장에 대하여! |
| 글쓴이: 원진병원노동건강연구소 |
등록: 2003-05-26 11:25:58 |
조회: 265 |
대우조선 검진 결과에 대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의 입장에 대한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의견
최근 발표된 “대우조선 검진 결과에 대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이하
연구소 (준)의 입장”에 대해 몇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먼저, 연구소(준)에서 입장을 발표하기 전 현민투의 유인물을 정독하였는가 하
는 의문이 든다. 현민투는 3차례 유인물을 통해 원진연구소와 검진을 담당한
의사에게 ‘회사와 짜고 치는 고스톱’, ‘노동자를 공갈협박하고, 요양신청
을 방해하는 부도덕한 의사’, ‘조합원들은 안중에도 없는 도를 넘는 오만방
자한 태도이며, 사실상 산재신청을 방해’ 등등의 극단적 표현을 쓰며, 매도하
였다. 이에 검진을 담당했던 원진연구소에 임상혁 선생은 “마치 같은 편의 사
람들이 싸우는 것 같아 인내를 가지고 참았으나, 더 이상 개인적인 인격과 원
진녹색병원이 모욕당하는 것을 참을 수 없고 그 뿐만 아니라 대우조선 노동자
에게 정확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내어” 현민투 유인물이 잘못된 정보
와 사실을 왜곡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이다.
연구소(준)에서도 밝혔듯이 이번 대우조선 임시건강검진기관 선정을 노동조합
이 따내어 원진연구소가 하게 된 것은 우리 운동의 성과이다. 이렇게 선정된
기관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현민투의 글을 읽고 대우조선 노동자들
은 어떤 생각을 할 것인지 연구소(준)은 판단하여야 한다. 조합원을 노동조합
에서 멀어지게 하고, 많치도 않은 노동운동 세력에 깊은 상처를 주는 이른바
조선일보 방식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현민투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일이 연구소
(준)에서 먼저 하여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다음으로 판정기준의 문제이다.
환자에 대한 A(정상), B(정상), C(요주의자), D(유소견자)의 분류는 검진기관
선정전 노사가 이미 합의하여 원진연구소에 통보한 내용이다. 원진에서는 다음
과 같이 분류하였다. A(정상자)는 설문조사 및 면접조사 결과 아무런 자각증상
과 이학적 검진에서 객관적 소견을 확인할 수 없는 자, B(정상자)는 과거 증상
은 있으나 현재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고, 검진에서 객관적 소견을 확인할 수
없는 자로 증상 변화에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자, C(요주의자)는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자이며, 분류기준은 자각증상을 호소하였고 이
학적 검진 결과에서도 경도의 객관적 소견이 확인된 자로 이 작업자들에 대해
잔업특근 뿐 아니라 작업시간을 줄여 노동강도를 완화하고 적절히 관리하며,
매월 1회 검진을 통해 질병으로 진행을 파악하여야 할 자, D(유소견자)는 질병
에 대한 요양 조치가 필요한자로 분류하였고 그 결과 80명 전체 작업자의
41.7%가 D로 진단되었다.
연구소(준)에서는 B, C, D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는 의학적으로도 말
하기 어렵다고 하며 B, C판정자도 모두 환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소(준)에
는 많은 젊은 의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이 의사들이 연구소(준)
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이는 의사로서의 전문성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
을 수 없다. 연구소(준)은 다음의 경우에 대해 답을 하여야 한다.
1예) 이 노동자는 수 년간 몇차례 요통을 경험한 노동자이다. 현재 요통의 증
상은 없었으며, 검진상에도 이상 소견을 찾지 못하였다. 이 노동자는 요양이
필요한 환자인가?
2예) 이 노동자는 수차례 목과 어깨의 통증 경험한 노동자이다. 현재 어깨의
통증은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아직도 불편한 증상이 남아있었다. 검진상 잠복
성 동통 유발점(inactive trigger point)이 만져졌다. 이 노동자도 요양이 필
요한 환자인가?
원진연구소는 1예)의 노동자에게는 B판정을 하였고, 증상 변화에 대한 주기적
관찰을 할 것을 권유하였다. 또한 2예)의 노동자에게는 C판정을 하였고, 노동
강도를 완화하고 적절한 관리를 하며, 매 월 검진을 통해 질병으로의 진행을
관찰하자고 하였다.
이 노동자들이 환자인가? 원진의 판단이 의학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것인가? 연
구소(준)의 주장대로 이 들도 환자라면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연구소(준)에서 검진한 한 사업장의 예를 들어보자. 이 사업장의 검진결과 연
구소(준)은 52명의 환자와 103명의 노동자가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 103명의 노동자는 무엇인가? 정상인가 환자인가? 연구소(준)은 아마도 이
노동자를 정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원진연구소에서는 이 노동자를 C로
분류하였을 것이며, 이 노동자의 질병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 노동강도를 완
화하고, 적절한 관리를 노동조합을 통해 하자고 주장하였을 것이다.
연구소(준)에서 주장하는 민주노총 지침서의 내용은 이 사업장을 예로 들면 정
부 또는 회사가 52명의 환자를 근무 중에 치료하자고 악용할 우려가 있어 빼자
는 것이었고, 대우조선에서 시행한 원진연구소의 검진결과와는 완전히 다른 것
임을 밝혀둔다.
연구소(준)은 원진연구소의 근골격계질환이 인정기준이 엄격한 것이 아니냐라
는 우려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연구소(준)도 경험상 알고 있
겠지만, 몸이 아파 여러병원을 전전했지만 모든 병원이 정상이라고 진단한 노
동자도 원진연구소에서는 정확한 검진을 통해 질병을 찾고 환자로 진단한다.
또한 원진연구소의 임상혁 선생은 10여 년간 노동자와의 투쟁을 통해 근골격계
질환의 인정기준 확대와 완화를 만들어 냈던 의사이다.
연구소(준)의 주장처럼 지금 노동부는 근골격계질환 인정 기준을 강화하고, 질
병의 치료 기간을 설정하기 위해 모 단체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상태이다. 여
기서 나오는 결과는 아마도 노동자의 건강권을 제한하는 결과가 될 것으로 예
상할 수 있다. 아쉽게도 이 연구팀에 연구소(준)과 관련있는 의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몇몇 노동단체에서는 이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원진연구소의 의견을 물었다. 원진연구소는 그런 행동은 노동자편에 몇
몇 있지도 않은 의사를 사회적으로 매장 할 수 도 있는 것이다라고 반대하였
고, 오히려 우리 운동의 편협함과 취약성에 대한 반성을 할 것을 이야기하였
다. 그리고 노동부 연구팀에 진보적 의사의 참여는 개인적 참여보다는 조직적
참여, 운동 전체와의 공유 속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치 못 한 것
에 대한 아쉬움을 표명하였다.
원진연구소는 연구소(준)의 근골격계질환 투쟁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
는 모든 노동자들이 회사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정당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
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자, 근골격계 직업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강도 강
화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다.’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뿐만 아니라 이 것을 통
해 회사에 있는 노동 통제권을 노동조합, 노동자가 가져오는 일상적, 지속적
투쟁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원진연구소는 근골격계질환을 막아내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는 운동에 참
여할 것을 천명하며, 연구소가 가지는 전문적 역량들을 키우며, 필요한 역할들
을 해나갈 것이다. 연구소(준) 역시 전문적 역량을 강화하고, 노동자의 요구
에 대한 올바른 접근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할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2003년 5월 26일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첨부-<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의 입장>
대우조선 임시건강진단 결과에 대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의 입장
2002년 3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의해 강화된 노동강도로 고통받던 76명의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산재요양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음으로써, 근
골격계 직업병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고 더 나아가 2002년 9월에는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장 진입 투쟁을 전개하여 선행도장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노동부의 임시건강검진 실시 특별명령을 쟁취하였다. 노동부의 임
시건강검진 실시 특별명령에 따라 대우조선 노사는 지난 1월 27일 검진방법
등 세부사항을 합의하고, 노조가 추천한 원진녹색병원을 선정하여 3월말까지
검진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가 지난 4월 17일 발표되었다. 그런데 결과가 발표
된 이후 현재까지 검진결과 및 치료 방법을 포함한 향후 대책을 둘러싸고 수많
은 의혹과 문제점들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선도적인 투쟁과 뒤따른 수많은 사업장의 근골격계 집단
요양투쟁, 노동강도강화저지 투쟁으로 인해 근골격계 직업병은 이미 국내 노
자 관계의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되었다. 특히 7월 1일 개정 산업안전
보건법 시행령 발효 시점을 앞두고 자본측에서는 경총을 중심으로 이미 개정
된 법안 및 발효 예정인 시행령을 무력화시키는 등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근골
격계 질환 인정 기준을 강화하고, 사업장 내에서 근무 중 치료 개념을 도입하
여 질환자를 사측에서 관리 감독하고자 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우조선 선행도장부 조합원에 대한 노동부 임시건강검진 결
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초로 정부의 명령에 의해 실시된 임
시건강검진으로 향후 근골격계 직업병을 둘러싼 노자간의 쟁점들에 미칠 영향
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이 검진 결과와 치료 방법 등을 회사와 구체적으로
사전에 협의를 했는가 아닌가의 진실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검진 결과와 치료 방법의 실질적
인 내용이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안이 결과적으
로 현 상황에 대해 사측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근골격계 질환 인정 기준 강
화, 근무 중 치료 도입 등으로 인한 산재요양자 축소)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배경에 근거하여 산재 은폐?축소 의혹, 사측
과 사전협의 의혹 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은 검진 결과를 4등급으로 나누어 가장 심각한 D등급
(80명)만 환자로 국한시키고 심지어 질환자로 판명된 조합원들에게조차 근무
중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근골격계 질환의 고통을 안겨 준 근본
적인 원인인 노동강도 강화를 저지할 수 있는 핵심적인 조치인지 다시 한번 검
토해 볼 필요가 있다.
검진 결과를 4등급(A:정상자, B:정상자, 통증을 호소하나 의학적으로 이상이
없는 사람, C:주의자, 질병 가능성이 있는 자로 증상은 있으나 심하지 않고 병
이라 말하기 어려운 사람, D:유소견자, 환자)으로 분류한 것은, 아픈 환자만
을 찾는 검진이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는 노동자를 조기발견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관리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아무리 강조한다 하더라
도, 실제 근골격계 질환자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B, C등급의 노동자들을 환
자가 아니라고 규정함으로써 - 실제로 1차 검진에서 동일한 진단(예를 들어 근
막통 증후군과 만성요추부 염좌)을 받고 B, C, D의 서로 다른 등급을 부여 받
은 노동자들이 있고 이들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는 의학적으로도 말하
기 어렵다. -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치료받을 권리 혹은 적절한 치료를 선택할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원칙적으로 4일 이상 치료를 요하는 모든 질환자
는 산재로 보고되어야 하고, 2주 이상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은 휴업치료를 받
아야 한다. 여기에 입각해서 C 등급의 노동자에게 근무 중 ■치료■를 권유해
놓고 이들을 질환자가 아니라고 규정하는 것은 산재 은폐?축소의 오해를 충분
히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다.
근무 중 치료의 경우 자본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민주노총에
서 [근골격계 직업병과 노동조합 활동 지침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공식적
으로 빠지게 되었다. 원진녹색병원에서 주도하여 노사합의로 근무 중 치료를
실제로 시행했었던 삼호중공업에서도, 휴직 치료 대상자(요구자)를 근무 중 치
료하고, 근무 중 치료대상자는 치료시간이 너무 적어 치료 기간이 장기화되는
등 치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 노동조합의 사업보고서에서 제
기된 바 있다. 이러한 근무 중 치료가 왜 대우조선에서 다시 부활하였는가?
근골격계 직업병의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노자관계의 주요한 쟁점
으로 부각되게 된 배경에는 많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집단요양투쟁이 있었다.
이는 과거형이 아니라 금속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현재도 맹렬하게 진행되고 있
다. 집단요양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모든 노동자들이 회사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정당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자, 근골
격계 직업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강도 강화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현재 대우조선 사측에서는 현장의 노동강도를 완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2인 1조 작업 실시, 휴게시간 연장, 이를 위한 신규인력 채용, 하청노동자 정
규직화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수년전부터 유지해 온 신자유주
의 구조조정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고, 자본 자체의 존립도 위협할 수 있기 때
문에 개별 자본으로서는 매우 힘든 일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요양을
통해 노동자 개개인이 당당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
쟁에서, 개별 사업장 내에서 노동강도 강화저지를 위한 투쟁, 그리고 전국적으
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분쇄하기 위한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근
골격계 직업병의 문제를 개별 사업장의 노동강도 문제로 국한시키지 않고, 전
체 현장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문제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투쟁에서 노동
부의 임시건강진단 명령에 의해 검진을 받은 대우조선 선행도장부 조합원들의
집단요양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미 드러난 바와 같이 노동자
의 몸은 더 이상 망가지기조차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 현장의 노동강도를 완화
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는 한 충분한 치료를 받은 노동자가 다
시 재발되는 건 시간문제다.
우리는 대우조선 선행도장부 조합원들의 검진 결과 및 이에 대한 대응방향이
향후 전체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자본측의 대응 및 현장의 노동강
도 강화 저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 투쟁에 미칠 영향이 심히 크다는 것
을 알고 있다. 현 집행부와 원진녹색병원은 현장의 비판적 문제제기를 ■노노
갈등을 일으키는 목소리■로 규정하여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수용하
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 대책의 근본적인 방향에 수정을 가할 필
요가 있다.
2003년 5월 21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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