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8번 : [펌] 담배와 좌파 |
| 글쓴이: 담배 |
등록: 2003-06-10 13:14:06 |
조회: 396 |
담배값 인상을 주장하고 토론하면서 재미있는 현상을 경험했다. 담배값 인상
을 주장하면 좌파라고 말하지 말라는 기이한 태도였다. 이유를 물으니 가난한
흡연자들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단순한 답변이었다. 가난한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으면 경제적으로 또는 건강 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그랬더니 가격으
로 담배를 끊게 하는 것은 파쇼적 발상이다고 답했다. 혹자는 자본주의 불평
등 구조를 악화시킨다나?
오해도 큰 오해가 아닐 수가 없다. 금연은 진보적인 사회적 의제이다. 반면 보
수적 자유주의자들은 담배 시장의 확대, 담배 가격 인하, 담배 유통 자유화 입
장을 견지한다. 담배 대자본의 요구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예를 들면 공화당은 담배시장 자유화를 부르짖는 담배회사로부터 막대한 정치
자금을 받아왔다. 부시 가문은 대대로 그랬다. 그래서 부시는 속칭 '말보로
맨'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부시 정부는 무역 자유화 협상을 통해 담배 회사의
입장을 개도국에 강요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클린턴 정부는 담배의 해악성 때문에 담배회사의 해외시장 공략에 대해 개입하
지 않았었던 반면, 부시 정부는 미국의 담배회사 입장에서 한국에 대해 담배
수입관세 인하와 담배제조공장 설립규정 완화를 요구해왔다. 결국 2001년 6월
한미 통상현안 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수입담배에 40%의 관세를 부과하려던 방침
을 바꿔 10%로 대폭 낮췄다. 유럽과 남미에서는 미국 담배가 각각 57.6%와 67%
의 관세를 문다. 미국 정부가 관세를 낮추려 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담배값을
낮추기 위해서이다.
담배값을 올리면 흡연율은 낮아진다. 캐나다에서는 담배값을 89년 부터 지속적
으로 인상해왔는데 흡연율이 계속 떨어지다가, 밀수를 우려한 당국이 담배값
을 잠시 인하하자 다시 흡연율이 상승했다. 이와는 반대로 남아프리카에서는
담배값이 지속적으로 인하하여 흡연율도 상승해왔다. 한 연구는 캘리포니아에
서 담배세를 2.13 달러 올리면 59만명의 금연자가 새로 생기고, 담배회사의 재
정이 한 해 7억9천만달러 감소한다고 밝혔다.
혹자는 담배값 인상 반대 논리로 물가를 걱정한다. 우리 정부도 그랬다. 보건
복지부의 1000원인상을 200원 인상으로 바꾼 이유가 그것이다. 대신 KT&G에 일
정부분의 부담금을 부과했다. 담배회사로서는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또한 정
부는 세수를 유지하면서 KT&G로부터 부담금도 확보할 수 있으니 최선의 선택이
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결정이다. 담배값만 오르고 담배도 못끊기
때문이다. 200원 인상은 담배값 인상효과, 그러니까 흡연율 하락에 별다른 효
과를 주지 못한다. 정부는 물가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프랑스
는 92년 부터 담배값을 소비자 물가지수에 반영하지 않는다. 벨기에도 94년 부
터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담배로 죽는 사람은 연간 500만명, 선진국의 흡연율은 하락하는 반
면 개도국의 흡연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사실 개도국일수록 담배값, 담배세
는 싸다. 아프리카는 떠오르는 막대한 담배시장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배
를 싼값에 주겠다는 것은 싼 값의 담배가 결국 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는 숨은 진실을 망각한 태도다. 그게 담배 자본의 논리였고, 담배 중독자들의
바램이다. 담배 자유화의 물결도 그렇게 퍼져나가고 있다. 저소득층의 질병과
고통에 반대한다면 담배에 반대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금연을 확대하고 담배회
사를 압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담배값의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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