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련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지난 6월 8일 대한민국 재판부는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인연합(진보의
련)'과 관련하여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 권정기, 이상이 회원에 대해 '강
령에서 한국사회를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로 규정하고 사회주의 국
가 건설을 추구하는 등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판
결하여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여 구속판결을 내렸다.
진보의련은 한국사회의 모순과 왜곡된 의료제도를 개선하여 국민이 주인되는
사회를 이루고자 헌신적으로 노력해온 의료인들의 단체이다. 1995년에 결성되
어 2001년에 해산하기까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진보의련에
대한 탄압은 학문, 사상, 결사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을 이용
하여 진보적 운동을 억압하기 위한 수구공안세력의 마지막 발악이 아닐 수 없
다. 2001년에 공식적으로 해산한 조직을 그 이후에 국가보안법으로 검찰이 수
사를 했을 때에도 우리는 전형적인 건수 올리기 수사이며, 진보적 보건의료운
동 세력에 대한 압박이라고 생각해왔다. 검찰의 손을 들어준 이번 사법부의
재판은 '사법부의 치욕'으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국민이 경제적 걱정없이 맘놓고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서 양심적이고 국민을 위하는 수많은 의료인들이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
해 노력하는 것이 이적행위라면, 초국적 자본에 의료시장을 개방하여 국민의
건강을 파탄시키는 국가 관료들은 애국행위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무엇이 이
적행위이고 무엇이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를 판단하지 못하는 사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한다는 말인가.
수많은 민주인사와 진보운동가를 구속시켰던 국가보안법은 전세계적으로 유례
를 찾아보기 힘든 희대의 악법임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 마지막 호흡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국가보안법은 저절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지 못한다는 것
을 이번 사건을 통해 폭로하였기에,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국가보안법을 철폐
시켜야 한다.
행동하는 의사회는 한국사회에 생명과 평화의 정신을 확산시키고 자본주의에
서 소외된 사회적 소수자 운동과 연대하며 올바른 의료제도를 확립하여 국민
건강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단체이다. 우리는 사회진보를 위해 중단없는 실
천을 벌일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진보의련에 대한 이적단체 규정을 철회하라.
진보적 보건의료운동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시대착오적 인권유린 악법,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2003년 6월 12일
행동하는 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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