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4번 : [인권하루소식12/6]백혈병환자들, 복제약 수입 비상 |
|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
등록: 2003-12-08 16:01:00 |
조회: 255 |
백혈병환자들, 복제약 수입 비상
인도특허청, 노바티스에 글리벡 독점판매권 부여
백혈병 환자들이 또다시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지난달 인도특허청이 인도 내 글리벡 독점판매권을 '인도 노바티스'사
에 부여함에 따라 값싼 인도산 글리벡 복제약을 복용해온 전세계 백혈
병 환자들이 더 이상 약을 구하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인도는
2005년으로 예정된 WTO 지적재산권협정(TRIPs)에 가입하기 전까지
는 특허를 인정하지 않아 복제약의 생산이 가능한 나라이다.
한국의 백혈병 환자들은 환자 1인당 1년에 최소 3240만원(1일 네 알
기준)에 이르는 글리벡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인도에서 생산되는 값싼
복제약을 개인적으로 직수입해 왔다. 특히 급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들
처럼 보험적용에서 제외된 환자들은 아직까지 안정성이 검증되지는 않
았지만 가격이 글리벡의 1/10인 2500원에 불과한 복제약을 복용할 수
밖에 없었다. 백혈병환우회 권성기 사무국장은 "인도 내에서 복제약을
판매할 수 없게 된 제약회사들이 생산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
환자들이 약을 구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인도특허청의 결정이 한국 환자들의 목을 죄게 된 것은 한국
정부가 초국적 제약자본에 대한 저항을 스스로 포기한 데서 비롯됐다.
글리벡의 국내 판매가 허용된 것은 지난 2001년 6월. 정부는 같은 해
11월 한 알 당 원료비가 845원 정도에 불과한 글리벡의 약값을 1만
7862원으로 고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특허권을 무기로 공급을 일시 중
단하며 약값 인상을 고집한 노바티스에 결국 굴복, 2002년 1월 약값을
2만3045원으로 결정해 환자들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이후 보험적용이 말기뿐 아니라 초·중기 환자들에까지 확대되고 본인
부담률도 기존 30%에서 20%로 낮아졌으나 약값은 그대로 유지됐다.
결국 국민 주머니를 털어 초국적기업인 노바티스의 이윤을 보장한 꼴
이 됐다.
이어 특허청마저도 지난 3월 보건의료단체들의 글리벡 강제실시 요구
에 대해 "글리벡 공급이 현재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며 자기치료 목적의
수입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불허했다. 강제실시는 "공공의 이익
을 위한 비상업적 목적으로"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제3자에게 이 약을
생산하게 하거나 복제약을 수입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가난한 환자
들에게는 강제실시가 마지막 희망이었으나, 이마저도 좌절된 것.
이에 대해 남희섭 변리사는 "특허청 결정은 환자 개개인이 알아서 복
제약을 수입하라고 방치한 셈이었는데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고 비판했다.
게다가 인도특허청의 이번 결정은 한국정부가 그랬듯이 노바티스의 압
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의혹이 지배적이다. 인도특허법은 1995년 이후
외국에서 특허 출원된 의약품에 대해서만 인도시장에서 독점판매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글리벡 특허는 93년 스위스에서 출원돼 애초부터 독
점판매권 부여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 결정은 지금까지 15
건의 독점판매권 신청이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와중에 나온 것이
어서 의혹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복제약을 생산해온 인도
의 낫코(Natco), 선(Sun) 등 6개 제약회사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8개 보건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글리벡 공대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정부의 글리벡 강제실시 결정을 다시 요구하
고, 내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해 세계 사회단체
들과 '인도 노바티스'사를 항의방문할 계획이다. [강성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