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건설일용노동자들의 상황과 노조의 특성
기관지노힘 제44호
하동현 (전국건설산업연맹 상황실 언론담당)
p36건설노조.jpg(114 KB)
지역건설일용노조는 1988년에 서울지역건설일용노조의 출범을 시작으로 각 지
역에서 건설일용노동자의 조직으로 결성되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건축·토목·
전기업종을 망라하는 26개의 지역건설노조가 있고, 그 중 서울, 인천, 경기
도, 경기서부, 대전충청, 천안아산, 대구, 부산, 전북, 광주지역건설노조 등
10개의 지역건설노조가 건축·토목 현장의 현장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
며, 주 조직대상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직종의 일용노동자이다. 지역단
위 활동영역을 가지고 있고, 주요한 사업의 영역으로 현장사업, 공공근로, 무
료취업알선센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근로: IMF 직후 급격하게 늘어난 건설실업자와 고령화되거나 산업재해로
인하여 더 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건설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생활
을 영위하고 노동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와 교섭해서 보장받은 건설실업자 구
제 대책이었다.
무료취업알선센타: 건설일용노동자의 특성인 잦은 현장 이동성과 고용의 불안
정성이 심한 만큼 일자리 문제는 건설노동자가 비켜갈 수 없는 중대한 화두였
다. 따라서 각 지역노조는 실업극복운동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실시되는 건설노
동자 무료취업알선센타를 통해 구인자와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고용창출 지원
업무를 실시하였다. 특히 IMF 직후에는 건설현장의 전통적인 인력 수급 구조
인 십장제가 일정 정도 붕괴되면서 구인구직 사업의 필요성이 중요하게 부각되
었다.
상담사업: 건설현장은 근로기준법 및 노동관련법의 사각지대이다. 적게는 5단
계에서 많게는 7단계까지 이어지는 중층화된 다단계하도급 구조 속에서 사용자
와 노동자의 사용종속관계가 베일 속에 가려진다. 이로 인해 모든 법적 책임
의 주체가 모호해지고, 사용자들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책임을 감당하기를 거부한다. 이에 노동조합에서는 상담
을 통해 건설노동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며, 노동조합으로 조직하였다. 사실상
노동부가 처리해야 할 민원을 건설노동조합이 대행한 것이다.
산재: 법적으로는 원청(원수급인)이 명백하게 법적 책임을 감수하고 산재 처리
를 해야 함에도 원청사는 2차 도급을 받은 하청에 책임을 전가하고, 하청은 십
장 및 반장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하청 및 십장, 반장은 산재 처리를 하지 않
고, 공상(공무상 재해)으로 처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관행이다. 따라서 건설현
장의 산업재해는 노동조합이 개입하지 않는 한 95% 이상이 산재은폐로 이어진
다.
임금체불: 노동부가 2003년 상반기에 집계한 건설산업의 임금체불은 무려 134
억원에 달한다. 반면에 연맹 산하의 10개 지역노조가 같은 기간 접수받아 처리
한 임금체불액만 해도 160억원에 달한다. 노동부가 집계한 체불액에는 건설산
업연맹에서 처리한 체불 금액이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다. 노동부는 현장에서
일하는 십장과 팀장, 반장을 사용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왜곡된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임금 체불액을 임금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건설현장에
서 발생하는 임금체불액의 경우 노동부는 아예 진정조차 접수받지 않는 경우
가 허다하다. 따라서 건설현장의 2003년 상반기 체불액은 대략 260억원 정도
로 파악되고 있다.(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집계)
퇴직금: 십장이 자신의 밑에서 1년 이상 고용했다 하더라도 퇴직금을 지급하
는 경우는 없으며, 원청 및 하청의 경우도 건설노동자가 법을 잘 모른다는 이
유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심지어 퇴직금이 발생하는 1년의 근속기간이
성립되기 한 두달 전에 해고를 자행하는 경우도 많다. 원청사조차도 직영노동
자나 리프트카 운행요원에 대해 10개월 정도의 근속 기간이 되면 해고를 해서
퇴직금을 회피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부당해고: 근로기준법에서는 명확하게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하도록 강제
되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문건설업체가 십장에게 도급을, 다시 십장이
팀장 및 반장에게 재도급을 하는 과정에서 물량도급 및 임금도급을 주는 경우
가 통상적이다. 따라서 근로계약 초기에는 대부분 임금단가를 정하지 않는 것
이 보통이다. 그렇게 구두로 체결된 계약이다 보니, 대부분 계약의 해지도 구
두로 간단하게 이뤄지며, 부당해고에 대한 개념을 사용자 및 노동자 모두가 갖
고 있지 못하고,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또한 해고의 경우에도 해고예고를
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고용보험 및 퇴직공제제도: 현장에서 고용보험 피보험자 가입 확인 및 퇴직공
제 발급 요구 등 사측의 인사관리자가 해야 할 역할을 노조의 조직가가 일정
정도 대신하고 있다.
고용보험: 발주처는 공사원가를 산정할 시 고용보험 및 퇴직공제부금을 반영해
서 책정한다. 그럼에도 원청사는 고용보험 관리업무를 진행할 인력 여유가 없
다는 핑계를 대며 고용보험 가입을 안 해 준다. 2001년말 건설현장의 일용노동
자 중 고용보험 가입자는 8만8천여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동절기 계절실업 기
간에도 건설노동자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퇴직공제제도: 건설일용근로자의 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로 정해져 있는 제도
이다. 현장에서 하루라도 일용직으로 근무할 시 회사는 퇴직공제부금을 2,000
원씩 적립해 주게 되어 있다. 이 제도는 건설노동자의 대부분이 일용직이므
로, 한 사업주에 고용되어 1년 이상을 근속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건설일용노동자에게도 퇴직금을 지급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2003년 7월에는 의무가입대상 사업장이 시행을 하지 않을 시 과태료를 부과하
는 강제조항까지 신설했음에도 건설회사들은 여전히 퇴직공제제도를 회피하고
있다. 심지어는 "우리는 법을 지킬 계획이다. 퇴직공제제도를 시행하지 않아
서 노동자들이 고소를 하면 법에 규정되어 있는대로 70만원의 과태료를 물겠
다. 이것도 법을 지키는 것 아니냐"는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건설사들도 있다.
용인 죽전의 현대건설 현장과 LG건설 현장, 대전의 벽산건설 현장 등에서 퇴직
공제 싸움을 진행하였고,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기능학교: 건설사들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필요한 도면을 읽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에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의 기능향상과 공유를 위해 기
능학교를 운영해서 필요한 지식들을 습득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장사업: 1988년부터 건설노조가 만들어지고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건설노동
조합은 현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0년 10월경. 드디어 안산지역에서부터 건설현장 원청사와의 단체교섭을 통
한 단체협약이 최초로 체결되었고,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확대되어 갔다.
현재는 전국에서 약 300여 개 현장이 건설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단체협약을 통해 현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 건설노조는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
교육을 실시하고 조합 가입을 받았으며, 현장의 산업안전법 및 환경법 등의 위
반 사항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노사협의회 및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장의 근로조건 및 복지
의 개선, 안전장구 지급 등의 현안이 시정될 수 있게 사측과 협의하였으며, 임
금 인상을 조직하기도 하였다. 현장사업을 간단히 정리하면 지역건설노조가
더 이상 외곽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건설노동자들을 만나고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자기 권리라도 찾을 수 있도록 조직하고 함께 싸우겠다는 것이었다.
현장사업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약 15,000명 이상의 건설일용노동자가 노동조
합에 가입했다.
2003-12-04 17:4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