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31번 : 야만의 건설자본, 불의의 검찰<한겨레 왜냐면> |
| 글쓴이: 건설비대위 |
등록: 2003-12-29 18:14:21 |
조회: 348 |
야만의 건설자본, 불의의 검찰
2003년 한 해,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가해진 탄압으로 포항 2명, 대전 6명, 천
안 2명 등 이미 10명의 노조 활동가가 구속됐고, 11명이 수배 상태에 있다. 구
속된 활동가들은 차디찬 감옥에서, 수배된 경기서부지부 활동가들은 강추위 속
에서 바람을 막아줄 천막조차 치지 못한 채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온몸으로 농
성을 벌이고 있다. 도대체 공안당국이 말하는 이들의 죄는 무엇인가
건설업체 하청 일용직 노동자들이 조합원의 다수인 건설노조가 자신들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하청업체와 교섭하지 않고, 교섭에 응할 아무런 의무와 책임도
없는 원청과 교섭하여 협약을 체결한 것이 죄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자
율 교섭을 통해 체결된 단체협약은 모두 불법이며, 불법적인 단체협약에 의해
수령한 전임비는 금품갈취라는 것이다. 더구나 협약체결 과정에서 건설회사에
전화를 하고, 방문을 하고, 고발을 하고, 집회를 하고, 농성을 하는 등의 모
든 행위가 건설사 관리자에게 압박감을 느끼게 했다면 모두 불법 행위이며 형
사법상 협박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설노조가 협박을 통해 불법적인
협약을 체결하고, 불법적인 협약에 의한 전임비 수령은 부당한 이득의 취득이
므로 형사법상 공갈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 건설자본
은 피해 당사자고, 건설현장을 바꾸고자 노력한 노조활동가들은 모두 피의자이
다.
자, 그렇다면 한 번 따져 보자. 건설현장은 평균 5단계, 심지어는 7단계의 불
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건물이 올라간다. 한 현장에 300명의 현장 일용
노동자가 있다면 10명 정도만이 원청에 직접 고용되어 있고, 나머지 290명 정
도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 안에서 일하고 있다. 하청 일용노동자는 건설현장 노
동인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수천억원의 공사금액을 만지고 기성(노
임)관리, 안전관리, 환경관리, 산재보험/고용보험/퇴직공제 관리, 현장 작업환
경 관리, 공정관리 등을 누가 하는가 불과 10여명의 현장 직영 노동자만을 거
느리고 있는 원청사가 모조리 한다. 하다못해 화장실이 더럽거나 부족해서 청
소와 추가 설치를 요구하려해도 원청에 해야 하고, 현장에 출입하는 것조차 원
청의 통제를 받는다. 모든 법적·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을 원청이 모두 가지고
있는데, 현장에 불과 몇개월 존재하지도 않는, 자신이 도급 받은 공정만 끝나
면 다른 현장으로 옮겨가는 하청과 무슨 교섭을 하고 무엇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
검·경은 이러한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무시하고 원청과의 교섭이
불법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지역건설노조에 원청 직영 조합원들이 없는 것도
결코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건설노조는 분명히 원청 조합원이 있다고 밝혔으
나, 검찰의 공소장이나 경찰의 조서 어디에도 원청에 조합원이 있다는 기록은
없다.
공안당국은 건설노조 활동가들이 하는 이야기는 무조건 묵살하고, 건설자본이
청탁한 대로, 그들이 작성한 각본에 의해 노동사건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강
력계 형사들을 몇 차례 자본의 논리대로 교육해서 수사를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 아무리 현장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도, 임금을 수개월씩 체불해 한 가정
이 파탄 나도 단 한 명의 사업주도 처벌하지 않던 검·경이 건설노동자도 인간
이니까 인간답게 살아보겠다며 무법천지 건설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고 노조 간부들을 구속하고 노조를 파괴하려고 한다. 노사문제를 검찰이 앞장
서서 헌법상에 보장된 노동3권을 무시하고 하위법인 형법으로 노조를 일방적으
로 탄압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도대체 이 땅의 건설현장은 언제나 이런 불의
와 야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이라도 해줄 사람은 없는가
하동현/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상황실 언론담당
한겨레신문 12/29일자 왜냐면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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