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 심각한 수
준"
노동인권단체, 진상조사단 구성... 다음주부터
현장 실태조사
오마이뉴스 석희열/서상일(shyeol) 기자
"검찰은 차떼기로 오가는 수천억원대 불법정치자
금 수사나 똑바로 해라."
최근 검찰과 경찰이 합동으로 전국건설산업연맹 산하 건설일용노조를 압수수색
하고 노조 간부를 무더기로 구속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인권단체에서 진상조사단을 구성, 실태조사에 나서 그 결과에 관심
이 모아지고 있다.
 |
|
▲ 전국건설산업연맹 소속 노동자 등 100여 명
은 28일 밤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건설일용노조에 대한 검찰의 공안탄압을 규탄
하는 집회를 열고 구속자 석방과 수배 해제를 촉구했다 ⓒ2004 서상일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와 민주노동당, 장애인이동권연대, 학생행동연대, 다산
인권센터, 국제민주연대, 민변 노동위원회 등 13개 노동인권단체들은 28일 오
후 서울 명동 천주교인권위사무실에서 '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 분쇄와 원청업
체 사용자책임 인정을 위한 지원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고 밝혔다.
대책위의 실무간사를 맡고 있는 윤애림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국장은 "비정
규직 가운데서도 노동환경이 가장 열악한 건설일용노조의 합법적인 노조활동
에 대해 검찰이 공안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검찰의 공안시각은 비
정규직 노동자의 권익 옹호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강력 대응
할 것"이라고 대책위의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대책위는 건설노동자에 대한 검경의 강제연행과 구속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경기서
부, 천안, 대전지역 등 3곳에 조만간 파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진상조사단
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인권위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윤애림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지역 건설노조에 대한 검찰의 수사과
정에서 인권유린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진상조사단의 실태조사 결과 검
찰의 공안탄압 사실이 설득력 있게 드러나면 국가인권위 진정을 통해 부당하
게 남용되고 있는 국가공권력을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연맹에 따르면 노조활동과 관련하여 검경에 의해 최근에 구속된 노동자는
대전충청지역 건설노조 노재동(38) 조직부장 등 6명이다. 경기서부지역 건설노
조 간부 등 11명은 경찰의 출두요구를 거부하고 수배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현
재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공안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50여일째 천막농성을 벌
이고 있다.
 |
|
▲ 검경의 수배를 받고 있는 건설일용노조 간
부 10여 명은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10일부터 명동성당 들머
리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2004 서상일
|
서울지역 건설노조 김종태 조직국장은 "건설현장은 중층다단계 하도급의 구조
로 되어 있어 노동법에서는 그 현장을 총괄하는 문제에 대해 원청업체에게 사
용자로서의 법적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합법적으로 사용자측
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조전임 활동비를 받은 것을 강요에 의한 금품갈취라
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국장은 또 "건설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죽음을 부르는 건설현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노동부에 고발한 것을 두고 공안
검찰은 원청업체를 공갈협박한 것"이라며 "노조 간부를 구속, 수배하고 있
다"고 비난했다.
건설연맹 백석근 부위원장은 "대전지역의 경우 노조간부에게 검경이 처음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하여 소환장을 보내왔다"면서 "이는 검경이 노조활동을 불법
행위로 간주하여 노조간부에 대해 짜맞추기식 각본수사를 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라고 주장했다.
백 부위원장은 "조사과정에서도 노조전임 활동비 수령을 협박과 강요에 의한
금품갈취로 보고 전임비를 받았다고 하면 단체협약의 정당성 여부와 진술내용
에 관계없이 구속시켰다"면서 "교섭과정, 협약체결, 전임비 수령을 모두 불법
으로 간주해놓고 형식적 조사만 하는 것이 사전에 기획된 각본수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 사무총장 김선수 변호사는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실질화하기 위해서
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자를 단체교섭의 상대방으
로 인정하도록 노조법상의 사용자 개념을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검찰의 기소는 건설현장 원청업체의 건설산업노조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지위
를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건설현장의 비리를 척결하고 건설일용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
기 위해서도 건설산업노조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면서 "건설산업노조의
활동에 대한 검찰의 부정적인 시각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
▲ 이날 집회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민중의례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04 서상일
|
대책위의 핵심 요구사항은 ▲공안탄압과 표적수사 중단 ▲수배 해제 및 구속
자 석방 ▲원청업체 사용자 책임 인정 ▲근로기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체불임금 지급 등이다. 대책위는 또 재판을 받고 있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법
원이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건설연맹 소속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100여명은 28일 저녁 7시 20분 명동
성당 들머리 돌계단에서 집회를 열어 건설일용노조에 대한 검찰의 공안탄압 중
단과 구속자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밤늦게까지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