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82번 : [2/19인권하루소식]'비정규직과 여성' 이중의 모순에 갇히다 |
|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
등록: 2004-02-23 13:31:28 |
조회: 164 |
'비정규직과 여성' 이중의 모순에 갇히다
흥국생명, 임신한 여성노동자 계약직 빌미로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노동자 중56.6% △정규직 남성 월평균 임금
202만원, 여성 131만원. 비정규직 남성 월평균 임금 116만원, 여성 77
만원 △전체남성 노동자 중 비정규직 46.7%, 전체여성 노동자 중 비
정규직 70.7%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통계로 본 한국의 비정규노동자 2002」
위 통계는 한국 사회의 노동 시장 구조에 관한 단면이다. 복잡한 듯
보이지만 그 경계선은 비교적 명확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선, 그리고 남성과 여성 사이의 선. 그 경계에는 고용형태와 성별분화
라는 차별이 존재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이를 넘어선 차
별은 비정규직의 소외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비
정규직 확대의 일차적 피해자는 바로 여성이다.
임신하자 계약해지 통보
최근 해고를 당한 최경자 씨 사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
다. 최 씨는 5년 동안 영양사로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계약직으로 일
해왔다. 그동안 6차례에 걸친 재계약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최 씨가 임신 사실을 알린 지난해 8월 회사는 일방적
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최 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아래
경기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으나, 지난 13일 기각 판정이
내려졌다. 경기지노위는 생존권을 박탈당한 노동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해고했다'고 해명하는 회사 측에 손을 들어줬
다.
애초에 최 씨는 임신 사실을 알리면서 출산 기간 2개월 이후 고용계
약을 지속시킬 수 있도록 회사측과 구두로 합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는 구두합의를 파기하며 최 씨를 '해고'했고, 10만원 낮은 임금으
로 새로운 영양사와 '고용계약'을 맺었다. 최 씨가 근무하는 흥국생명
연수원에도 19명의 노동자 중 무려 14명이 비정규직 이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해 기각 판정이 나자 17일 흥국생명노동조합
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용과 승진, 인
사, 배치 등에서 차별을 가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하며,
"최 씨의 부당해고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노동기본권 박탈이자
여성 노동자의 모성기본권을 동시에 짓밟은 반인륜적 행위로써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계약직이면서 게다가 여성인 노
동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여성단체들과 연대하여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씨도 역시 기각 판정에 굴하지 않고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계약직 노동자는 출산휴가를 달라고 요구
할 수도 없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라며 "임신을 하면 해고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여성 비정규직 빈곤 심화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특히 여성을 비정규직
으로 내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성의 노동은 평가절하 되고, 여성은
항상적인 저임금 구조와 고용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
성에게 전가되는 가사와 출산·양육이 사회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여성 개인의 몫으로 남겨지면서 최 씨의 경우처럼 여성들은 해고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해고는 임금의 박탈로 이어져 빈곤을 가속화시
킨다. 이러한 저임금과 고용불안이 여성을 빈곤의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이다. [박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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