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23번 :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소식] 농성 8일째... |
|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
등록: 2004-04-04 22:20:29 |
조회: 155 |
[투쟁 소식] 농성 8일째...
- 2004년 4월 1, 2일 (농성 7, 8일째)
꿈의 고속철도...
그러나 여기엔 장애인은 없었다.
▶ 4월 1일 (농성 7일째 소식)
오후 1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은 꿈의 고속철도 정식 운행에
맞춰, 고속철도 탑승을 위해 서울역에 모였다. 이미 장애인이동권연대가 지난
2월 8일 시승 행사를 통해 철도청 측에 고속철도의 장애인 이용을 위한 5가지
정도의 요구안을 전달한 바 있었다. 그래서 이날 우리는 정식 운행에 맞춰, 고
속철도 측이 장애인들에게 약속한 사항들을 잘 이행했는지 알아보고, 실제로
고속철도가 장애인의 안전하고 편리한 탑승 환경이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려 했
다.
오후 1시 50분경, 우리는 고속철도를 탑승하기 위해 개찰구로 이동했다. 그
런데 갑자기 서울역 영업과장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표를 확인하자고 했다. 그
래서 우리는 미리 구매해 놓은 20인용 단체 할인 좌석 승차권을 보여주며, 이
표를 개찰해 우리를 신속히 플랫폼으로 이동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영
업과장은 우리에게 "열차 한 편성당 장애인은 단 2명만 태울 수 있으므로, 우
리 20명을 모두 태울 수 없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전경들과 철도공
안들을 동원해, 우리 주변을 에워싸며, 우리의 탑승을 실력으로 저지했다. 우
리는 이미 구매한 승차권을 갖고 고속철도를 당당하게 이용하겠다며, 철도청
직원에 항의했지만, 이들은 "탑승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할 뿐, 경찰을
이용해 강제로 우리의 탑승을 저지하려고만 했다.
무려 935개의 좌석이 있지만, 장애인용 좌석은 단 두 개뿐이기에 장애인을
태울 수 없다는 사실에 분개한 우리는 저항 표시를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그래
서 우리는 2명만을 태워주겠다는 철도청 직원의 요구대로 2명만 플랫폼으로 내
려가 고속철도를 탑승하려 했다. 그런데 이들은 장애인의 속도에 대해 전혀 이
해하지 못했다. 임기응변식으로 설치된 경사로(열차와 플랫폼 사이의 단차를
이 경사로를 이용해 휠체어 접근을 가능하게 해 줌.)에 간신히 오르려 하는 우
리를 강제로 밀어 붙이며 재빨리 탑승할 것을 재촉했다. 우리는 이러한 철도
청 직원의 폭력에 화가 났고, 이에 나머지 18명의 장애인들이 탑승할 때까지
열차 탑승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철도청 직원은 경찰을 대거 동원해 경
사로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 ?박경석 집행위원장을 강제로 밀어내어
버리고 열차를 출발시켜버렸다. 우리는 이러한 철도청의 무식한 처사와 경찰
의 폭력적 행위에 분노가 치밀어 계속 항의했으나, 이들은 물리력을 동원해 우
리의 항의표시조차도 완강히 진압해 버렸다. 경찰은 철도청의 무식한 행동에
대해 항의하는 동지 몇 명을 강제로 격리시키는 등, 플랫폼에 서 있는 몇 명
의 우리 동지들을 강제로 바깥으로 내몰아 버리기도 했다.
한 사람만 광명역까지 고속철도를 탑승한 채, 남은 대오는 다시 탑승장으로
모여, 서울역의 장애인 고속철도 탑승 거부에 대한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 즉
석에서 진행한 것이었지만, 박경석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장애인들은 이
날 서울역의 폭력적인 처사와 부당한 영업행위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며, 계란
을 던지는 등의 항의표시를 했다. 이 소식을 듣고 온 기자들, 시민들 역시, 장
애인들도 국민인데, 왜 고속철도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어 광명역까지! 고속철도를 이용해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온 이
규식 동지의 모습을 확인하고, 우리는 내일 또다시 고속철도 탑승 시도를 할
것을 결의하며, 서울역의 오늘 행위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이후에 지속적으
로 펼쳐 나가기로 의지를 모았다.
서울역 고속철도 탑승 행사를 마치고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온 우리는 추적추
적 내리는 비때문에, 기분이 참 묘해졌다. 이 사회가 장애인을 당당한 일주체
로 인정하는지, 과연 정부가 국민을 위한답시고 장애인에게만은 유독 그렇게
차별을 해대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아해 하며, 좌절과 실망, 그리고 분
노의 감정으로 치솟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 오늘 문화제 행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문화제
진행용 기기들이 대여한 것이라, 비가 올 경우 기계 고장이 생길 우려가 있다
고 판단되고, 날씨가 너무 추워, 더 이상의 문화제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오늘 문화제 행사를 우천으로 취소했다. 곧 우리는 노숙 농성을 준비하며, 내
일 또다시 진행할 고속철도 탑승행사 및 규탄 기자회견 행사를 고민했다.
▶ 4월 2일 (농성 8일째 소식)
과연 서울역이 어제의 무식한 행동에 대해 반성의 마음이나마 갖고 있을까?
어제 철도청은 이미 예매한 티켓에 대해 사전에 어떠한 통보도 없이, 당일
티켓을 구매한 승객에게 강제로 승차를 거부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 또한
유독 장애인만을 탑승시키지 않겠다는 인권 차별적인 언행을 일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장애인의 고속철도 탑승 거부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이
날 오전 11시 30분 서울역 고속철도 탑승장 입구에서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십 여명이 넘는 기자들과 수 십명의 시민들이 지켜본 가
운데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의 공동대표, 그리고 소속단체 활동가
들이 모여 진행되었다. 고속철도 장애인 이용에 대해 이미 정책적 대안을 고속
철도 측에 요청한 바 있었던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의 배융호 실장님이
나와, "이미 수 차례 고속철도 측에, 열차 내 장애인 좌석수 확대, 장애인용
화장실 재설치 등을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어제와 같은 승차 거부 행
위는 "고속철도 측이 장애인들에게 아무런 답변을 못 해주니까 이것이 무서워
서 한 처사"라며 꼬집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용기 공동대표, 윤두선 공동
대표도 "장애인의 안전하고 편리한 고속철도 이용을 보장하지 않는 현 정부는
장애인 앞에 사죄하고, 고속철도의 장애인 이용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우리는 또다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고속철도 탑승을 시
도했다. 1시 35분 광명행 고속철도 승차권 18매를 어제 구입한 우리는, 승차권
을 들고, 또다시 탑승을 시도했지만, 서울역은 경찰을 동원해 우리의 탑승을
실력으로 저지하고 말았다. 이에 우리는 또다시 분노를 품으며, 철도청의 어이
없는 작태에 대해 항의했다. 이윽고 우리는 서울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어
제와 오늘 일어난 서울역의 장애인 탑승 거부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청하려고
했으나, 서울역장은 나오지 않고 고속철도계획과장만이 나와 공동대표와의 면
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계획과장이라는 사람은 어제와 오늘 장애들이 한꺼번
에 탑승하려 한 것은 정당한 탑승행위가 아니라 시위행위라며 우기는 등, 장애
인들의 요구 조건에 대해서는 한 마다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계속 우
리가 이렇게 탑승 행사를 진행? ?/span>면, 장애인 50% 할인도 적용시켜 주지
않겠다며, 말도 안 되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러한 계획과장의 뻔뻔
한 입장에 대해 더 이상 대화의 여지가 없음을 확인하고, 철도청장이 우리 앞
에 직접 나와 공식 사과하고, 장애인의 고속철도 이용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다.
면담 이후, 우리는 다시 모여, 어제와 오늘 서울역과 철도청이 우리에게 자
행한 폭력과 정당한 승차 행위 방해에 대해 성토를 하며, 이후 투쟁에 대해 결
의했다.
고속철도 탑승 행사를 마친 후, 다시 농성장으로 모인 우리는 어제 진행하
지 못한 문화제를 진행했다. 오늘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서울경인사회복
지노동조합, 서울시장애인콜택시지부 소속 노동자들, 인권단체 활동가, 학생단
위 등이 모여 재밌는 문화제 시간을 보냈다.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라
는 영상을 보고, 류금신 동지의 멋진 문화공연을 함께 구경하며, 오늘 밤 진행
될 노숙 농성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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