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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6번 : <국민일보> 스크린쿼터 당당한 주장을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등록: 2004-04-22 12:43:39 조회: 144
-<국민일보> 스크린쿼터 당당한 주장을 
 
 
 
<국민일보> 스크린쿼터 당당한 주장을    2004년 04월 19일 (월)  


총선을 끝낸 정치권은 상생과 민생 우선의 정치를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국정현안을 살펴보면, 미디어·문화 분야에서 한미투
자협정과 스크린쿼터제가 힘겨운 문제로 다시 떠오를듯하다. 최근 한 조사에
서 이번 총선 후보 515명 가운데 95%에 달하는 453명이 스크린쿼터 유지에 찬
성하는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이 방향으로 정책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
다. 

사실 스크린쿼터 문제의 핵심은 1998년 우리 정부가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외
국자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에 제안한 한미투자협정과 관련돼 
있다. 그 내용에 투자유치국 정부는 투자자에게 국내에서 생산된 물품을 사용
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하지 말도록 하는 조항이 있는데,스크린쿼터는 국내생
산 영화를 의무상영하라는 것이므로 이에 위배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이 규정은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미국
인이 운영하는 국내 영화관에 한해 스크린쿼터가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즉 한
국인이 운영하는 영화관에 스크린쿼터를 적용하는 것은 괜찮다는 얘기가 되지
만,그렇게 되면 국내외 투자자간 역차별 논란이 생길 수 있고,가령 국내 영화
관이 미국 투자자본을 유치하는 경우는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
도 발생하므로 결코 해결이 쉽지 않다.

바람직한 방향은 한미투자협정은 체결하되 국제적 추세를 따라 영화와 같은 문
화부문은 제외하는 일이다. 문화상품은 일반 소비재와는 속성이 다른 정신적·
문화적 재산이기 때문에 시장개방을 빌미로 타국에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도 출범 당시 WTO양허안 등에서 시청각부문(영화,방송,음반)의 예외원칙
을 고수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으니 이 원칙을 충실하게 지켜나감이 옳은 일이
다. 또 타국과 맺는 여러 형태의 무역협정에서 문화를 협정대상으로 삼지 않도
록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 등 문화선진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내년에 있을 유네스코 
총회에서의 ‘문화협약’ 체결에 우리도 힘을 모아야 한다. 각자의 민족과 인
종에 의해 축적되는 문화는 인류공동의 유산임에도,미국처럼 단순히 자유무역 
논리로만 보려고 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가까운 예로 뉴질랜드는 UR협상에서 방송분야를 전면 개방하여,기존 쿼터제가 
없어지고 주요 방송사들이 외국 자본에 흡수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서 자국의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방송과 음악분야의 쿼터를 다
시 도입하려 했으나 WTO의 규정이 허락하지 않아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섣
부른 개방이 우리에게도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오히려 지금 국제사회는 방송을 포함한 문화부문의 시장개방을 반대하면서,미
국의 문화패권주의에 맞서 자국 문화를 지키고 인류의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이다. 제17대 국회와 정부도 지금의 소신과 국민의 뜻을 받
들어 우리 문화의 주권을 수호하는 데 앞장서길 기대한다. 

이인희(경희대 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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