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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6번 : [진보교육뉴스 42호] 정부는 이공계 기피를 들먹이며 학문의 위기를 조장하지 말라!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등록: 2004-08-03 11:20:08 조회: 156
[진보교육뉴스 42호] 정부는 이공계 기피를 들먹이며 학문의 위기를 조장하지 
말라! 
 
 
 

 
[42 호] (2004. 7. 30) 

 



정부는 '이공계 기피'를 들먹이며 학문의 위기를 조장하지 말라!

이공계 기피 현상과 정부의 땜질식 처방

목하 '이공계 기피 현상'은 과학기술정책 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에 있어서도 가
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안이다. 지난 2001년 즈음에 수능시험에서 자연계열 
응시자의 수가 감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일부 공대 교
수들의 주장이 제기된 이후 언론의 폭발적 관심과 함께 이공계열 학부/대학원
생들,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들, 산업계 등이 논의에 가담하면서 '이공계 기
피 현상'에 대한 논의는 '이공계 위기론'으로까지 폭발적으로 확대되었고, 급
기야는 정부 정책 수립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 가담
자에 따라 이공계 기피의 원인 진단은 상이했고, 따라서 그에 대한 처방도 다
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현재까지 거론된 원인으로는 초중등 과학교육의 문
제, 대학입시제도, 대학교육의 문제, 이공계 출신들의 직업 불안정성, 정부 고
위 공직자 중 이공계 출신 비율 저조 등이 논의되었으며 이에 대한 대책도 다
양하게 제시되었지만 대체적으로 정부차원의 지원으로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대우를 보장해주자는 것으로 수렴된
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도 무조건 이공계를 지원하겠다고 설레발을 치고 나선
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초 '과학발전위원회' 회의와 '이공계 기피현상 관계부
처 조정회의'를 잇따라 열고 ▲이공계 대학 지원시 과학관련 특별활동 실적 가
산점 부여, ▲실업계 학생의 동일 이공계열 진학 장려, ▲이공계 학생에 대한 
병역특례 확대, ▲자연과학 분야 연구비 및 장학금 확대, ▲이공계 진학 여학
생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수시모집에서 과학고 출신에 대한 수능최저학력 
기준완화, ▲대통령 과학장학생제도 시행 등의 계획을 제시했으나 관계부처와 
협의조차 거치지 않은 채 선심성 대책만을 내놓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정부는 '청소년 이공계 진출 촉진방안', '국가과학기술경쟁력강화를위한이공계
지원특별법' 등을 발표하며 법제도적으로 이공계 지원방안을 마련하기에 이른
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은 이공계 기피에 대한 원인처방이 되지 못하고 오로
지 이공계 진출만을 유도하고, 과학기술자들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땜질식 처방
에 불과하였다. 오죽하면 과학기술자 집단 내에서 정부정책에 대해 실효성 없
는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왔겠는가. 더욱 위험한 것은 이러한 땜질 처방이 무위
로 끝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초중등교육 및 대학교육을 망칠 우려가 있
다는 점이다. 

학문의 위기를 심화시킬 이공계 기피 개선책

정부가 이공계 기피로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는 이유는 단 하나, '소득 2만불 
달성'이다. 추진 배경에서 밝히고 있듯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주도할 우수 과학기술인력 양성은 국가 최우선 과제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학생들의 이공계 진출이 날로 감소하고 있어 핵심과학기술인력 부
족 문제가 국가적 난제로 대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과학기술의 존재이유
는 오직 경제발전을 위해서인데 이렇게 중요한 분야에 학생들이 오지 않아 '국
민소득 2만달러 달성'은 애초 글러먹게 됐으니 호들갑을 떨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학문의 발전은 결코 경제적 가치로 환산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과학기술, 특히 기초학문으로서 자연과학의 발전은 국
가 경제발전 논리에 종속되어선 안되며 학문 그 자체의 내재적 가치에 의해서
만 가능하다. 인류의 보편적 이익과 지적발전을 위함이 아닌 얼마나 효율적으
로 이윤을 창출했는가 하는 것으로 학문을 가치평가하는 순간 학문은 일부집단
에 의해 배타적으로 소유되며 특정한 방향으로 편향되기에 이른다. 

기실 근대 이후 과학기술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의 생산력 발전을 가져왔고 국
가와 자본은 더 많은 이윤추구를 위해 과학기술발전에 대규모의 투자를 아끼
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학자 개인의 자유롭고 양심적인 연구활동은 보장되지 
못했으며, 특정 계층의 이익만을 위한 방향으로 과학기술활동이 편향되어왔
다. 물론 과학기술이 인류의 삶에 있어 일정부분 기여한 바가 있지만 결코 전
인류의 보편적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경제발전을 위해, 자본
의 이윤추구 수단으로 전락한 현대 과학기술은 이제 사회문제의 해결책이 아니
라 그 자신이 사회문제의 장본인이 되어버렸다. 과학기술이 낳은 문제를 또 다
른 기술로 해결할 수 없으며, 탄탄한 인문학적 소양에 기반한 성찰성
(reflexivity)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작금의 '인문
학의 위기'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이공계 위기'는 학
문(인문학)의 진흥으로 돌파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과학기술을 경제
적 잣대로 파악하고, 경제발전을 위해선 오직 과학기술만이 살길이라고 외치
고 있다. 이러한 천박한 인식 속에서 나오는 대책이란 건 너무나 뻔하다. 

이번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제출된 "우수 이공계인력 확보를 위한 고교교육과 
대입제도 개선방안"은 ▲대학의 자율적 선발권 확대, ▲고교교육과 대학교육
간 연계성 제고, ▲이공계 대학 입학전형 다양화, ▲과학기술과 인문사회의 균
형잡힌 교육, ▲이공계 진학 인력풀 증대, 5가지의 과제로 정리된다. 이 과제
들을 통해 거꾸로 유추해보면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이유는 △대학이 원
하는 학생을 마음대로 못 뽑아서, △중고교의 과학교육이 부실해서, △자연계 
학생들이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는 경로가 다양하지 못해서, △대입전형에서 수
학/과학의 변별력이 떨어져서, △현재 과학고등학교의 운영이 부실해서, 정도
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은 이공계 기피 현상이 두드
러지기 이전부터 존재했거나, 아니면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들이다. 

사실 지금의 대학은 원하는 학생을 뽑으라 해도 그럴 능력이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대학이 고유한 설립이념이나 교육철학을 갖고 있지 못하며, 그 나름
의 독특한 학풍이란 것도 없다. 오로지 산업적 수요에 부응하여 너도나도 똑같
은 학과체계와 학생선발로 획일적으로 운영되어왔기 때문이다. 학교의 설립이
념에 걸맞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능성적이 높은 학생들만을 뽑으
려 하지만 서열화된 체제로 인해 그것마저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사실은 대학
이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을 마음대로 뽑지 못한다는 의미에서만 학생 선발권
이 없는 것이며, 대학에 선발권 줘봤자 '마음대로' 뽑지도 못한다. 어차피 치
열한 경쟁은 소수의 상위권 대학에만 해당되는 일이니까. 따라서 대학에 학생 
선발권이 없다는 주장에는 본고사를 전면실시하여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독점
하겠다는 상위권 대학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으며, 설사 선발권이 있다한들 이
공계열로의 진학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증거가 어디에 있는가.

현재 대학들은 질 높은 교육으로 우수한 학생을 키워내려 하지 않고, 애초부
터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들만을 뽑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즉 졸업한 학생들
의 질이 아니라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으로 대학의 질이 결정되고 있다. 수능성
적 순으로 수직적으로 서열화된 대학체제에서 대학에 선발 자율권을 확대해준
다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서로 모셔가기 위한 대학간/학생간 경쟁은 더욱 치
열해 질 것이 뻔하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대학입학 경로가 아니라 오히려 (수
능, 본고사)성적만이 대학입학의 유일한 잣대가 될 것이어서 입시경쟁은 더 심
화된다. 현재 대학들은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선매하기 위해 수시모집으로 입
학생의 절반 가까이를 선발하고 있는데 수시모집에서 치르는 논술, 심층면접
은 이미 대학별 본고사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대학의 
선발권을 더욱 확대하고, 특히 수학/과학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는다면 이로 인
한 사교육은 횡행하고, 초중등교육은 영어열풍에 이어 수학, 과학열풍이 또 한
차례 일 것이다. 교육부는 이를 두고 필답고사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본고사
는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꼭 연필로 종이에 써
야만 본고사인가. 수능과 내신만으로는 학생선발의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아우
성치는 상위권 대학들은 '본고사'가 아닌 방식으로 끊임없이 대학별 고사를 치
러왔다. 물론 원칙적으로 대학이 자신의 고유한 기준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옳지만, 현재와 같은 서열체제와 획일적인 대학구조 하에서는 '자율적' 
선발이 아니라, '획일적' 선발로 귀결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또한 현재 중고교의 과학교육은 안타깝지만 환경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실
험기자재도 부족하고 과학실험보조원은 불안정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에 시달리
고 있다. 과학에 대한 흥미유발은커녕 제대로 실험 한 번하기조차 힘든 조건이
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해 지적 호기심과 올바른 관점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절실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시각은 중고
교의 수학/과학교육의 부실을 수월성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공계 진학을 위한 기초학력부진으로 우수한 이공계 인력 양성에 실패하고 있
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에서 수학, 과학을 공부하
는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오히려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대를 선호하여 실제로 
더 많이 진학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부의 말마따나 고등학교의 
과학교육이 부실하고 대학교육과의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공계를 기피하
는 것이라면 최소한 과학고등학교 학생들만큼은 이공계로 진학해야 하지 않은
가. 하지만 현재 과학고는 의대진학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서울대 
이공대를 포기하고 지방대 의대를 선택하는 학생이 부지기수라는 점을 감안하
면 정부의 이런 설명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이렇게 원인의 분석이 터무니없
는 가운데 내놓는 대책은 학교교육을 더욱 파행으로 몰고갈 것들이다. 고교교
육과 대학교육을 연계한다는 명분으로 내세우는 선행학습 개념인 'AP
(Advanced Placement 전문교과)' 제도는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더욱 과도하고 
강도높은 학습노동을 강요할 것이며, 또 다른 사교육 수요를 유발할 것이다. 
더군다나 과학고의 규모를 2008년까지 20개로 늘리는 것은 현행 평준화 제도
를 짓밟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단순지엽적인 문제로 이공계진학을 유도하겠다
는 정부관료들의 생각은 순진하다못해 안쓰럽다. 

한편 이번 개선방안에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대학교육에 있어서도 정부는 끊임
없이 산학협력을 강조해왔다. 주로는 과학기술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장학
금도 주고, 병역특례도 확대해주는 동시에 대학의 교육과정은 현장적합성을 높
인다는 명목으로 산업체와 계약에 의해 학과를 설치할 수도 있으며, 학교기업
을 통해 대학도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8천억원이 넘는 2004년도 
교육부 대학지원사업은 거의 대부분 산학협력분야만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과
학기술자들이 안정적인 조건에서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해주
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외부의 압력과 억압에도 휘둘리지 않고 다양
하고 창의적인 학문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공계 기피를 빌
미로 대학에 더더욱 경제논리가 침투한다면 거꾸로 이공계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에 산업체의 입김이 거세어진다면 학문은 
공공성을 상실한 채 일부 집단을 위해서만 편향되며, 이렇게 편향된 지식은 대
다수 민중들의 삶을 위협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대학의, 학문의 기능
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공계 기피는 곧 자본의 위기이자 학문의 위기

이제껏 살펴보았듯이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애초부터 글러먹었
을 뿐만 아니라, 현재 이공계 기피 현상의 원인도 한참 잘못 짚고 있다. 과학
기술은 국가경제성장을 위해 존재한다는 천박한 인식은 이공계로 대변되는 과
학기술자들은 오직 경제발전을 위해 기업이나 국가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사
람들 정도로 생각하게 만들었고, 경제논리에서 벗어나 순수한 연구와 진지한 
학문탐구를 하는 과학자들은 그 존재감을 사라지게 했다. 따라서 자유로운 학
문탐구를 보장해달라는 이들의 요구는 밥그릇 싸움이나 집단 이기주의라는 쟁
점으로 매몰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오히려 이공계 위기를 심화시키는 작용
을 하고 있다. 

정부가 이공계 기피의 원인으로 진단한 것 중 대학입학제도의 문제나 고등학
교 과학교육의 부실화는 이미 지적한 대로 이공계 기피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이공계 기피를 명분으로 과거부터 있어왔던 일부 집단의 주
장들이 분출하고 있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공계 기피의 원
인으로 종종 지목되는 것 중 고위 공무원 중 이공계 출신 비율이 낮기 때문이
라는 주장을 살펴보자. 이공계 기피가 심화되었던 시기에 고위 공무원 중 이공
계 출신 비율이 급격히 낮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즉 이공계 기
피 현상이 심각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이공계 출신의 고위 공무원 비율이 지금
처럼 커다란 변화를 겪지 않았다면 이를 이공계 기피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
은 논리적으로 무리다. 즉 이공계 기피 현상과 이공계 출신의 고위 공직자 비
율은 인과관계가 희박하다는 얘기다. 일부 과학기술자집단이 이렇게 근거도 희
박한 얘기를 주장하는 것은 거꾸로 이공계 기피 현상이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
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경제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왜 푸대접이냐"는 이들의 항변은 애국적 신파를 타고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정당한 보상과 대우를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학기술은 국가경제성장을 위해, 무조건 발전해
야만 한다는 인식은 너무나 위험하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한 연구활동이 몇몇 
경제지표를 통해 드러나듯 경제성장을 이뤘는지는 몰라도 대다수 민중들의 삶
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지는 못했다. 과학기술로 인한 생산력의 발전과 그에 
기반한 경제성장은 진정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는가? 

현재 이공계 기피 현상은 자본의 위기에서 그 연원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대
학의 선발권을 보장하고, 고등학교에서 과학교육을 심화하고, 대학에서 산학협
력을 강화하고, 이공계 출신의 공직진출을 확대한다 한들 자연계열 학생들의 
의·치대 진학열풍은 말릴 수가 없다. 지금의 학생들은 학문적 관심과 선호가 
아니라 굉장히 실리적인 이유로, 고소득과 안정적인 자리가 보장되는 의대 계
통의 진학을 선호하는 것이다. 과거 고성장시대에 형성된 대학의 이공계 인력
양성체제는 더 이상 산업계의 수요를 맞출 수 없다. 즉 이공계열은 이미 과잉
노동력이 양성되고 있는 것이다. IMF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거친 남한 
자본주의체제는 노동력의 구조조정을 통해 적은 양의 노동력을 더욱 효율적으
로 쥐어짜내려 한다. 특히 제조업과 같은 실물부문에서는 신규투자를 한다해
도 더 이상 과거와 같이 대규모의 고용창출을 기피하고 비정규직의 확대, 정리
해고, 생산자동화를 통한 감원, 소수만 생산과정을 통제하고 대다수는 단순작
업만 반복하는 구조로 생산방식을 변화하여 비용을 절감하려하기 때문에 절대
적으로 이공계 출신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자본의 위기에서 비
롯된 경제구조의 변화는 갈수록 늘어난 이공계 출신들을 수용할 수 없게 만들
었으며, 불안정한 삶에 처한 이들의 존재조건은 응당 이공계 기피를 유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출신의 취업률은 인문사회계열 
출신의 그것보다 여전히 높다. 사실 인문학의 위기는 더욱 오래되었고,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인문학적 풍토의 척박함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처능력을 떨어뜨리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어렵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무
능력이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 엉뚱한 해법들이 난무하게 만든 것이다. 인문
학의 위기와 이공계의 위기가 거꾸로 학문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 안타까
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공계 기피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 심각한 문제다. 이공계를 기피하는 것
도, 의대를 선호하는 것도 모두 학문탐구의 열정이나 지적 호기심에 근거한 것
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본의 위기가 초래하는 삶의 피폐화, 그로 인해 돈이 되
는 학문만을 좇는 천박한 학문풍토. 이는 학문을 죽이고, 나아가 사회를 죽이
는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자연과학분야 뿐만 아니라 인문학분야 출신들도 안
정적인 여건에서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보장해주는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가
장 절실한 과제이며, 공공연구소를 확대하고 교수진 등 연구인력을 확충하여 
인문학이건 자연과학이건 이들 분야 출신자들의 미래를 보장해줘야 한다. 이것
이 궁극적으로 학문을, 대학을 살리는 길이다. IMF 금융구조조정 당시 하루아
침에도 수십조원의 회수불가능한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으면서도 학문발전을 위
해 돈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말도 안된다. 학문발전을 위해서는 당장 성과가 나
오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한다. 교육과 학문을 투자효율성이라는 
잣대로 바라보아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공서비스인 지하철이 부채
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높은 임금 때문이 아니라 공기업
에서 비롯되는 낮은 지하철 요금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그 적자는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저렴한 요금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이익으로 환원되
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부의 교육투자가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단기적인 성과가 나온다 한들 기업에게만 이로울 뿐이다)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이룩한 자유롭고 다양한 학문의 발전은 결과적으로 민중의 보편적
인 이익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더 이상의 땜질식 처방은 이공계 기피를 해결하지도 못할뿐더러 학문의 위기, 
교육의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학문을 살리는 근본적 대안
을 마련해 나가야 하며, 전가의 보도처럼 매번 '이공계 기피'를 거론하며 엉뚱
한 해법을 내놓는 호들갑을 떨지 않기를 바란다. 

[관련 기사]

 정부, 이공계 우수인력 확보 총력전  <연합뉴스> 7. 28

 수학-과학만 잘하면 이공계大 진학…교육부 인력 확보방안  <동아일보> 7. 29

 우수 이공계 인력 확보를 위한 고교교육과 대입제도 개선방안(제15회 국가과
학기술위원회) 


 

 

■ 신임 서울시 교육감의 망언

서울의 교육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 새로 당선된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은 평준
화를 점차 해체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전교조가 지지했
던 후보를 누른 자신감과 오만함의 표현이 역력하다. 

 "서울에 자립高 1~2곳 추진…초등교 '수우미양가' 부활'  <조선일보> 7. 29
 

■ 과학상점(Science Shop)운동의 출범

과학기술의 상업화, 사유화에 맞서 과학기술의 공공적 생산을 모색하는 과학상
점운동이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출발했다. 지난 7월 1일 대전에서 발족한 '시민
참여연구센터(CPPR: Center for People's Participatory Research)'는 과학상
점 운동의 한 형태로 대전지역의 젊은 연구자들과 시민들로 구성된 연구센터이
다. 시민참여연구센터는 사회적 약자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여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경, 공공서비
스, 보건/의료, 안전/방재, 교육, 여성/육아, 고용/노동, 복지/사회적약자, 농
민/농촌, 주민자치 등 지역주민들의 구체적인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영
역에서 발생하는 조사/연구 활동에 관심을 갖고 비영리 활동을 수행한다. 

최근 들어 이공계 대학에 불어닥치고 있는 산학협력은 공공교육기관인 대학이 
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편향된 연구결과를 생산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나, 
이러한 과학상점운동은 과학기술의 공공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대학이 제 역할
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시민참여연구센터 홈페이지

 

 

■ 범국민교육연대 주최, 올바른 교원양성임용제도 마련을 위한 공청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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