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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8번 : [10조2항토론회]보건의료 산별합의, "문제 많다"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등록: 2004-08-30 17:37:25 조회: 543
보건의료 산별합의, "문제 많다" 
                   서울대병원, 산별합의안 문제 토론의 장으로 
 
          
서울대병원의 조건부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17일
보건의료노조는 병원협회와 조인식을 갖고 올해 산별교섭을
마무리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병원협회는 올해 첫 산별교섭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상생하는 관계로 나아갈 것을 밝힌 바 있고,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첫 산별교섭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적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병원과 대구경북지역 9개 지부는 이번 산별교섭의 합의안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제기해왔는데,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조인식을 갖기까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문제 제기의 중심에 있는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28일, ‘보건의료노조 10장 2조 문제점에 대한
전국토론회’를 열었다. 


10장 2조 둘러싸고 중앙과 현장 갈등 


이날 주발제자로 나선 황현섭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2004년 보건의료노조 투쟁의 의미에 대해
“정부와 자본의 노동자에 대한 공격의 핵심이 단위노동조합의
무력화에 맞추어져 있다. 또 단위노동조합 현장의 무력화는 곧바로
산별전체의 무력화로 이어진다”고 말하며 이번 산별합의안의 10장
2조에 의한 단위노동조합 무력화가 전체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와
맞물려있는 커다란 문제임을 지적했다. 

그는 또 “10장 2조가 독소조항인 이유는 단체협약 개악의 길을 열어
주었고, 지부쟁의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산별협약안은 기준협약안이 아니라 공동협약안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도 중앙 집행위원이고, 이런 주장이 반조직적
행위라고, 사고쳤다고 얘기 들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본조로부터
징계의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합의과정에서 반대하는 지부장이 적지 않았지만 중앙은 이번에
정리되지 않으면 교섭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협박했다. 오늘의
토론회와 같은 공론화 과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조건부 탈퇴 과연 옳은 결정일까? 

서울대병원지부는 왜 ‘산별노조 조건부 탈퇴’라는 극단적인 결의를
했는가? 서울대병원 김애란 지부장은 “본조는 지부 투쟁에 대해
엄호지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서울대병원지부 투쟁을
지원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후보에 대해 항의하는 공문을
김혜경 대표에게 발송하는 등 서울대병원 지부의 투쟁을 막았다”며
보건의료노조가 산별노조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았음을 비판했다. 또 김
지부장은 서울대병원 지부의 조건부탈퇴를 대기업 이기주의라고
비판하는 내용들에 대해 “서울대병원지부는 탈퇴 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산별노조’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민제 금속산업연맹 한라공조노동조합 위원장은 “참
어이가 없다.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정신은 투쟁하는 동지들이 있으면
함께 투쟁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이 앞장서서 깨부셔야 한다”고 서울대병원의 조건부탈퇴
결정을 지지했다. 

공무원노조에서 왔다는 한 참석자는 “서울대 한 지부를 겨냥한 중앙의
폭력이다. 과연 민주노조운동이 어디로 가려고 하는 건지? 이건 정말
정치적 테러가 아니냐? 민주노총 소속이 아니란 게 다행”이라고 말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개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건부탈퇴에 대한 찬반은 둘로 갈렸다. 하나는 조건부탈퇴가
어쩔 수 없는 결정이고 현행 지도부는 변화의 여지가 없으니 산별
밖에서 투쟁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올바른 산별을 건설하기
위해서 보건의료노조의 틀 안에서 끊임없이 모든 지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지부는 영세사업장의 희망. 같이 싸워나갑시다!” 

‘다함께’ 활동가 정진수씨는 “조건부 탈퇴 결정에 이견이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지도력을 쟁취하기 위해 영향력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해 산별 탈퇴 결정에 반대하였다. 

 
원진녹색병원에서 나온 한 조합원은 눈물을 머금으며 교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래는 발언 내용 전문. 

우리도 산별총파업에 참가했고 현재 지부교섭 진행 중이다.
서울대병원의 요구를 이기적이라고 누군가 표현하던데. 그건 큰 병원의
문제만이 아니다. 조합원 36명의 원진녹색병원 지부의 교섭에서도
발목을 잡고 있다. 교섭 들어가면 왜 산별에서 해결하지 않고 우리한테
그러냐. 시종일관 그런 태도이다. 산별에서 합의한 내용 뿐만 아니라
모든 요구안이 묵살당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영세사업장으로선
서울대병원 싸움에 공식적인 지지를 표명하기는 어렵다. 서울대병원에
관한 모든 정보를 차단당해왔다. 이번 토론회의 경우도, 병원에 온
우편물을 지부장이 빼돌려서 못보고 다른 기회에 알게 되었다. 본조와
병원, 지부장조차도 한 통속으로 가고있지 않나 생각한다. 심정이
복잡하다. 솔직한 심정으로 투쟁을 지지한다. 작은 사업장에서 그나마
서울대병원이 이렇게 버티고 있어서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탈퇴소식
들으면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 함께 싸워 나갔으면
좋겠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관료화되었다. 탈퇴만이 가능한 방법이다.”


한편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참석자는
조건부탈퇴가 아니라 탈퇴해야 한다는 새로운 의견을 내놓았다. 그녀는
“서울대병원은 탈퇴해야 한다. 보건의료노조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라 안타깝긴 하지만 교섭과정에서 수차례의 문제제기가 다수에
의해 묵살되어왔다. 아무리 발전적 얘기를 해도 지도부 흠집 내기로
비난받고 만다.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왕따를 당하고 조직
내에서 견딜 수 없게 된다. 특히 현재 보건의료노조는 영세사업장에
대해선 방치로 일관하며 빨리 떨어져나가라고 귀찮아한다”고 말해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며 탈퇴만이 가능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의료공공성 내용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환자들이 화염병 던질 거다!”


한편 서울대병원의 10장 2조 폐기에 대한 주장에, 10장 2조만이 문제가
아니라며 서울대병원의 투쟁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다시 성찰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건강세상 네트워크의 강주성씨는, “가장 큰 배신을 당한 사람은
노조가 아니라 환자다. 파업 시작할 때 무엇을 내걸었나? 공공의료강화
내걸고 국민들한테 서명까지 받지 않았나? 그런데 합의안을 보라. 다
갖다 버렸다. 이게 한두 번의 일이 아니다. 항상 그래왔다. 지금 10장
2조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만 문제가 아니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2장 1조도 폐기되어야 한다. 환자 권리장전 만든다는 건데, 이런
거지같은 환자권리장전 어디다 쓰나? 언제 환자들이 노조한테 권리장전
만들어달라고 했나? 환자 알 권리 어쩌고 하더니 다 갖다 버리고, 어떤
국민이 환자 권리를 지키는 노조라고 생각하겠나? 절대 그런 얘기 못
듣는다. 보건의료노조가 살아남기 위해선 환자 권리를 운동의 내용으로
확보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들이 화염병을 날릴 것이다”라며,
‘환자의 권리’를 강조했다. 


10장 2조 폐지 투쟁은 비정규직 투쟁과 함께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도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졌다. 

보건의료노조는 협약 제4장에서 “직접고용 비정규직 근로자 처우개선
및 고용안정”을 의제로 다루어 협약을 쟁취했으나,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문제는 4장이 아닌 5장 “병원의 사회적 노력” 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이 대목에서 보건의료노조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태도를 볼
수 있다는 문제제기다. 

협약안에서 “사용자는 용역회사 직원들의 직접사용자는 아니”라고
못박고 있는데 불법파견과 위장도급에 맞서 투쟁하는 사내하청과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의 핵심적인 요구인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을
부정했다. 

또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 의장인 홍영교씨는 최저임금제
협약 사항인 제6장에서 “월 평균 정액급여의 40%라는 잠정합의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정에 다다른 50% 법제화
투쟁을 더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부에서 6월 25일 발표한
최저임금위원회 결정보다 못한 것이어서, 하지 않으니만 못한
하향기준을 만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또 “서울대병원의 이번
10장 2조 폐지 투쟁은, 그것을 넘어 서울대병원지부의 간병인 지부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결합해 비정규직 투쟁에 결합할 때만 그
의미를 획득할 것”이라 논했다. 

“보건의료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노조운동의 발판을
마련하자.”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 후보인 김인식씨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우연히 벌어진 일도 아니고 보건의료노조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 기조에서 노사정 합의를
중심으로 옮겨가는 전체 정책의 일환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판돈이 큰
전략이다. 그런 점에서 이 투쟁이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해 서울대병원의 이번 조건부탈퇴 싸움의 의미가 전체
노동계의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토론회를 정리하면서 현정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오늘의
토론회는 10장 2조가 민주노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확인한 자리다. 보건뿐만 아닌 모든 지부들의 염원대로 함께 노력해
민주노조의 기본 원칙을 같이 만들어가는 자리를 위한 시금석으로
삼자”며 토론회의 의미를 평했다. 


이번 서울대병원의 토론회에는 다양한 노동조합 조합원들,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각계 언론사 기자들이 참가했다. 산별교섭을
통해 드러난 문제들, 새롭게 제기된 문제들이 많다. 산별조직이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관료적 위계질서 문제, 현장과 조직의 괴리 문제, 큰
사업장과 영세사업장 문제, 비정규직 문제, 공공성 문제, 법제화 문제
등등. 이번 서울대병원노동조합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문제들을 둘러싸고 직접 행동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음 토론회에는
보건의료노조 본조, 민주노총 지도부, 민주노동당 정책 입안자들,
노동부 등 정부 관계자 등도 함께 자리에 나와 논의에 참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04/ 8/ 30 [13:12]
ⓒprometheus 
                                             >> 강준상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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