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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0번 : 쏠 놈 쏘고 찌를 놈 찔러 / 고재종
글쓴이: 전 진 등록: 2004-09-09 11:33:14 조회: 144
쏠 놈 쏘고 찌를 놈 찔러





손 털고 나오란다

정자나무 그늘에 가서 장기나 두잔다

까짓것 우리네 수고 덜어주려고

값싼 외국쌀 수입해주겄다는디

그깐 땡볕 속에서 피는 뽑아서 뭣허냔다


발 씻고 나오란다

저그 황금리 큰 내에 가서 천렵이나 허잔다

까짓것 우리네 피땀 씻어주려고

바나나도 쇠고기도 왕창 들여왔다는디

푹푹 찌는 하우스 속에서 약은 쳐서 뭣하고

구린내 나는 축사에서 똥은 쳐서 뭣허냔다


빨랑빨랑들 나오란다

주막집 가서 땅 걸고 윷판이나 벌이진다

아 우리들 신병 골병 그만 들게 하려고

농민들 5뿌로 이하로 팍 줄이겄다는디

그깐 땅 몇 뙈기 살점맹키 가꿔선 뭣헐 거냔다


어째 모다들, 내 말 어디 틀린 디 있냐고

우리도 인자 편히 쉬고 묵자는디 왜 싫냐고

까짓것 놀고 묵다가 안되면 치켜들 것 치켜들고

땅벌떼처럼 우르르르 달려갈 곳으로 달려가

쏠 놈 쏘고 찌를 놈 찔러 뒤엎어불면 그만 아니냔다




* 아, 농민이여 우리농업이여...

 주리며 먹이는, 이제는 버림받는 이땅의 어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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