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11번 : [진보교육뉴스 48호] 고교등급제 논란의 본질 |
|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
등록: 2004-11-02 14:35:30 |
조회: 265 |
[진보교육뉴스 48호] 고교등급제 논란의 본질
[48 호] (2004. 11. 2)
고교등급제 논란의 본질
갈등과 혼란을 일으키며 시간만 끈 셈
두 달의 시간은 교육관료들이 스스로 깨우치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나. 자신들
이 내놓은 국가정책이 그 누구에게도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뜻밖에도 그동안
숨겨져 왔던 대학의 범죄행위를 들춰내고,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불러일으켰음
에도 교육관료들은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 처세와 술수에 능한 관료들답게
시간을 끌어 여론이 잠잠해지길 노렸던 걸까.
교육부의 '2008 대입제도 개선안'이 발표된 이후 촉발된 고교등급제 논란은 그
동안 형식적으로나마 교육기회의 평등을 누려왔다고 생각했던 대다수 국민들에
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이로 인해 논란의 대상은 새 입시안에서 고
교등급제, 학력격차, 본고사 등으로 확대되었고, 교육주체간의 갈등에서 사회
계층간의 갈등으로 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현재 대입제도를 둘러싼 논란의 초점이 어떻게 학생 개개인의 학력을
정확하고 공정하게 측정할 것인가와 대학은 이를 어떻게 선발과정에서 반영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어, 대중들의 불만이 학력주의에 대한 신화로 수렴될 위험
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즉 대중들에게 높은 수준의 학력은 온전히 학생 개인
의 실력에 의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과 학교교육에서의 성공은 곧 사회에서
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왜곡된 믿음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학생 개인의 학력이 '공정하게' 측정된다면 대학입시에서
실패해도, 그리고 사회진출에 실패해도 그건 이제 학생개인의 탓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학력의 신화
근대 제도교육의 형성과정에서 교육의 양적 기회는 확대되었을지언정 그에 반
해 사회불평등을 확대재생산 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제도교육은 학
업 성취도로 측정되는 학력이라는 준거와 위계적인 노동 분업구조에의 배치를
연동시킴으로써 위계적인 노동분할에서 파생되는 불평등이 개인의 학력에서 기
인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즉 학력수준이 높으면 고위직에 오르고 고임금을
받는 것을 정당화함으로써 자본에 의한 노동력의 분할지배전략을 수행하면서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것이 제도교육의 핵심적 기능이다.
그렇다면 그 학력은 도대체 무엇을 대상으로, 어떻게 측정하는가. 현재의 학력
은 시험점수 따기와 순위경쟁에서 살아남는 능력을 말할 뿐이다. 현재 중등교
육은 전면적 인간발달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학력의 향상은 중등교육의 절대선(善)이 될 수밖에 없다. 공교육의 애
초 취지와는 부합하지 않는 '학력'의 향상은 학교에 의한 효과보다는 외부적
변인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즉 학생의 가정배경에 의한 사회
문화적 자본의 유무가 학력 향상에 큰 영향을 준다. 예컨대 내신이든 수능이
든 사교육을 잘 받은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따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렇게 개인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형성된 학력이 대입경쟁에서 유일한
변수로 작용하는 동시에 사회진출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어 사
회적 불평등이 고스란히 재생산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 10월말에 확
정 발표된 대입제도안은 이러한 불평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공정한 학력평가는 허구다
대학을, 특히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고서는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 세상에
서 대학의 진학은 그야말로 사활을 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체
제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내신과 수능의 비중을 낮췄으니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자의적인 선발기준을 들이댈 수밖에 없다. 이
제 학생들은 내신(비교과활동, 독서활동 포함)과 수능과 논술·면접 등을 동시
에 준비해야할 판이다. 교육부는 학습부담이 줄고 학교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라
는 사기를 치고 있지만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 뻔하다. 애시당초
불공정할 수밖에 없는 개개인의 학력차 반영은 학생을 더욱 점수의 노예로 전
락시키고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갈 것이다.
기득권 세력이 의도하는 대로 공정한 학력평가라는 미시적인 쟁점에 매몰될 경
우 이번 대입제도안이 갖고 있는 근본적 문제점을 놓치기 쉽다. 즉 미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교육을 중립성의 신화에 빠뜨리는 한 교육구조 속에 내
재된 갈등과 모순을 읽어내지 못한다는 말이다. 부모의 직업, 재산, 거주 지역
과 학생의 학력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은
가능하지 않으며, 기부금 입학과 학교 선택권을 주장하는 것은 부와 학벌의 세
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자는 얘기다.
선발 자율권은 교육기회균등조차 무시하는 것
일부 대학이 걸핏하면 내세우는 대학의 선발 자율권은 대부분의 대학에겐 턱
도 없는 얘기다. 서열상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
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생을 '골라' 뽑을 처지가 못된다. 그저 한
사람이라도 입학해주면 그야말로 감지덕지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구린내가 나
는 학교운영 속에서도 학력이 높은 학생들을 모셔옴으로써 상위의 서열을 유지
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학력이
높은 학생들을 가려 뽑을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였고, 바로 본고사의 편법시행
이나 논술과 심층면접 등을 통해 학생의 배경을 파악함으로써 소위 '우수' 학
생을 판별해왔다. 즉 부모의 학력, 직업, 소득, 거주지 등이 어떻게 되고 면접
시 면접관과의 문화적 코드가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우수' 학생을 걸러
낼 수 있었다.
따라서 대학의 선발 자율권이 발휘되는 폐쇄적이고 엄격한 입학체제는 고등교
육기회를 상당히 제한한다. 유럽의 평준화된 대학은 누구나 교육기회를 부여한
다는 의미에서 개방형입학체제를 적용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평준화
의 이념은 개인의 귀속적 요인(가정배경, 경제적 능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균
질한 교육여건 하에서 공평한 고등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게 하자는 것이며, 개
인의 능력과는 상관없는 경쟁적 선발체제에 의한 교육기회박탈을 지양하고 누
구나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관련 기사]
“특목고 학생 구제위해 평어 고집” <한겨레> 10. 16
발뺌·변명…대학들 ‘낙제점’ <한겨레> 10. 14
자기소개서 70점 이상 ‘강남 72%·비강남 3%’ <한겨레> 10. 9
다닐 학원만 더 늘어났다 <세계일보> 10. 30
■ 대학주체 11월 총력투쟁
대학개혁과 민주화를 위해 교수, 직원, 학생들이 뭉쳤다. 교수노조, 전문대교
수협, 비정규교수노조, 대학노조, 공무원노조 교육기관본부 등이 지난 10월 27
일에 "교육개혁과 대학민주화를 위한 대학주체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갖
고 사립학교법 개정, 비정규직 철폐, 국립대 민영화 반대 등의 기치를 내걸었
다. 신자유주의 하 끊임없이 파괴되는 대학의 공공성은 이제 대학주체들을 분
노에 차게 만들었고 급기야 이들을 차가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
이다.
대학주체들은 11월 3일 학생의 날에 맞춰 학습권 확보와 대학개혁 총력투쟁 선
포대회를 갖고 농성에 돌입한다. 모처럼만의 대학주체들의 공동투쟁이 헛된 메
아리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기자회견문] 교수, 직원, 학생 11월 총력투쟁으로 대학을 개혁하자!!
■ 사학비리 양성하는 교육부
부실한 사학을 구조조정 한다고 호들갑을 떨던 교육부. 하지만 사학의 부실과
비리를 부추겼던 것은 교육부였음이 드러났다. 안병영 장관과 당시 교육관료들
은 설립요건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대학의 설립허가를 내줌으로써 결과적으
로 대학의 비리를 키우고 학생과 교직원의 피해만 가중시켰던 것이다. 걸핏하
면 사학의 자율성을 내세웠던 것이 사실은 사학비리의 자율과 교육부의 관리감
독 소홀을 감추려 한 것이었음이 알려진 셈이다. 따라서 대학을 구조조정 하
기 이전에 먼저 안병영 이하 교육관료들을 구조조정 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사학비리 몸통은 교육부였나 <한겨레21> 2001. 11. 21. 제385호
사학 불법설립, 누가 도장 찍었나 <한겨레21> 2004. 10. 27. 제532호
경문대학 사례 <최순영 의원실 보도자료>
청강대학 사례 <최순영 의원실 보도자료>
■ 성기선, 서울시 고등학교 학군효과 분석 연구, 교육사회학연구 13(3)
■ 김경근 변수용, 평준화제도에 대한 학부모의 태도 결정요인 분석, 교육사회
학연구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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