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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5번 : [성명]"일을 통한 빈곤탈출"은 빚 좋은 개살구
글쓴이: 빈곤사회연대 등록: 2004-11-15 14:04:41 조회: 174
"일을 통한 빈곤탈출"은 빛 좋은 개살구

제 56회 국정과제회의에서 재정경제부·보건복지부·노동부·기획예산처·빈부
격차 차별시정위원회는 참여복지의 기본방향으로 소위“일을 통한 빈곤탈출”
을 정립했다. 김대중정부가 노동과 복지를 연계하는 한국토종의 생산적복지를 
만들어내더니 이제 참여정부는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복지(?)를 만들겠
다고 한다. 

“일을 통한 빈곤탈출”전략은 크게 근로빈곤층에 대한 EITC(근로소득보전세
제)의 도입과 사회적 일자리의 확충이다. EITC는 근로빈곤층(일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조세를 통해서 소득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미 미국에서도 그 폐해
가 드러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일자리가 확충된다고 하지만, 그 성격은 공공
성과 안정성이 보장되었다기보다는 국가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면서 오히려 
민간 영역을 국가에 포섭하려 하고 있다. 

이번 국정과제회의에서 제기된 “일을 통한 빈곤탈출”의 가장 큰 문제는 역사
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사회복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은 유지할 수 있는 권리이며, 이는 사회복지의 역사를 통
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피의 입
법’이라 불리는 개혁들은 자본주의 발달 속에서 비판되어 왔다. 그리고 점차 
인간이라면 노동능력과 무관하게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가 확보
되어 왔다. 이제 사회복지는 누구나 노동능력과 무관하게 기본적인 생활의 유
지를 보장하는 권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정과제회의는 노동윤리를 억압적
으로 강요하고, 노동능력에 따라 국가의 지원을 다르게 하겠다는 것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정과제회의는 마치 전 세계적으로 일을 
통한 복지가 대세인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EITC를 비롯한 국정과
제회의에서 제기된 내용들은 미국을 위시한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스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면서 마치 새로운 대세인 것처
럼 허위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국정과제회의에서 제기된 대안들은 빈민, 노동자, 민중의 대
안이라 보기 어렵다. 빈곤층과 근로빈곤층이 처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노동
시장에서의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노동시장 내의 임금과 고용의 보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비정규직들이 
처한 차별을 감소시킨다는 말도 안돼는 허세를 부리면서 비정규직법안 개악을 
단행하고 있다. 이제 누구나 법적으로 보장받으면서 기간제 고용과 파견노동
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노동시장 유연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
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 국정과제회의는 노동시장이 유연화와 비정규직 
법안 개악은 남의 집 일인 양 모르는 체 하면서 강제노역을 주장하고 있다. 과
연, 어디서 어떤 일을 하란 말인가? 

국정과제회의는 일자리에 대해서는 사회적 일자리가 새로운 대안이 될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사회적 일자리라는 것은 결국, 국가의 
책임을 민간에게 떠넘기면서 저임금 노동자를 대량 양산하는 것에 불과하다. 
말로는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는데, 그들이 제기한 예산이나 운영 방
식, 일자리의 형태를 볼 때 괜찮은 일자리를 오히려 저임금의 굴락에 빠뜨리
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 우리를 저임금의 불안정 노동자로 만드는 지름길 것
이다.
비록 일이 힘들어도 사회보장이 잘되어 있어서 기본적인 생활만 유지할 수 있
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정과제회의에서 대안으
로 제기한 EITC는 우리의 생활을 더욱더 피폐하게 할 것이다. EITC는 소득세액
을 감해주거나 환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일을 해서 소득세가 있어야만 적
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열심히 일해야만 국가로부터 어느 정도의 혜택
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EITC 이후에 불안정노동자로 진입하는 층
이 증대되고 있다. 미국 EITC와 TANF의 결합은 국가가 일할 능력이 있으면서 
일하지 않는 사람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게다가 실제 한국에서 EITC는 그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EITC적
용대상자가 차상위계층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근로빈곤층에 대한 소득보장이라
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그 적용범위가 제한적이다. 또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이하 기초법)이 절대적 빈곤층에 있는 사람들만을 엄격하게 선별하고 있어 실
제 차상위계층도 절대적 빈곤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들 역시 기초법의 수급대상
자에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이들 대부분의 일자리가 저임금의 불안정노동이
라는 점을 감안할 때 EITC 도입은 기초법의 생계급여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
고,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그대로 용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
라 할 수 있다. 
요컨대, 국정과제에서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EITC를 통해 근로빈곤층의 소득
보장과 근로유인이 높아질 것이라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 한국사회에서 그 효
과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제도적 환경이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빈민, 노
동자, 민중에게 강제노역과 불안정한 생활을 강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
국, “일을 통한 빈곤탈출”이 아니라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의지
를 강력하게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는 국정과제회의에
서 제기한 강제노역 및 EITC제도 도입에 반대하며, 노동유무와 무관하게 인간
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2004. 11. 15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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