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85번 : 경제5단체 대정부건의문에 대한 영화인대책위 논편(2004년11월17일) |
|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
등록: 2004-11-19 08:06:05 |
조회: 156 |
경제5단체 대정부건의문에 대한 영화인대책위 논편(2004년11월17일)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영화인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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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제, 경제5단체마저 미영화협회(MPA)의 로비스트로 나섰는가
- 스크린쿼터 축소를 주장한 경제5단체의 기만적인‘대정부건의문’을 규탄하
며 -
11월 17일(수) 각 언론지면을 장식한 경제5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
총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의 대정부건
의문은 한미 양자간투자협정(BIT)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논의를 위해 스
크린쿼터를 축소하자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1998년부터 추진되어 온 한미
BIT의 중단이 스크린쿼터 등 잔존 쟁점으로 인해 야기된 것이고, 미국은 스크
린쿼터의 대폭 축소를 요구하는 반면 한국영화계는 스크린쿼터의 유지를 주장
하고 있기에, 미국에 대한 시장 접근 및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위해 스크린쿼
터를 축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정부를 상대로 압력을 행사하
고 있는 것이다. 물론 건의문에 포함된 ‘한국영화의 진정한 경쟁력 향상’ 운
운하는 문구는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사족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들의 건의문 어느 문장도 자신들이 경제 발전의 만능열쇠로 여기고
있는 한미 BIT, 한미 FTA에 대한 객관적 검증결과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
서 이들의 주장 이면에 숨은 이해관계가 쉽게 드러난다. 영화인대책위가 여러
차례에 걸쳐 주장했듯이 BIT는 한국 경제발전의 발판이 될 수 없는 일방적 협
정에 불과하다. 40억 달러 투자유치와 GDP 3% 증가 효과가 있다는 국책연구기
관(대외경제연구원)의 편향된 연구결과에 근거하고 있는 경제5단체의 논리는
몇몇 단체의 이익을 위해 국익을 희생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국제연합무
역개발협의회(UNCTAD)도 BIT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증가시켰다는 증거를 발
견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고(1998), 세계은행도 20년간의 자료를 토대
로 BIT가 FDI 유치 효과가 미미함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2002). 미국과 BIT를 체결한 국가들의 면면을 살펴보아도 앞날의 불이익이야
어떻게 됐든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보자는 식으로 달려들었던 일인당 국민소
득 2천 달러 이하의 후진국이 대부분이며, 당장의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자본
의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BIT를 체결할 수밖에 없었던 급박함이 이들의 상황이
었다.
1997년의 투자 개방 조치 이후, 한국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 대부분은 공장설
립형 투자가 아닌 포트폴리오(증권) 투자에 집중되었고 2004년 7월 현재 주식
시장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43.9%(미국자본은 그중 51%)를 넘고 있다. 그리고
1998년부터 2003년 11월말까지 외국인 증권투자자들은 약 90조원에 이르는 평
가차액을 거두어들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져나온 경제5단체의 한미 BIT 체결
을 종용하는 듯한 건의문은, 이들이 대변하는 몇몇 부문의 이익을 위해 현재
도 주식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는 외국인, 특히 미국인들에게 댓가 없는
자유이용권을 선물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영화의 진정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다는 빌미로 FTA와 관련된 미국의 일방
적 요구를 수용해 스크린쿼터를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GATT
제4조와 OECD 규약 등 국제법이 인정하고 유네스코가 추진하는 ‘문화컨텐츠
와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 협약’이 보장하는 문화산업의 예외성을 부인하는 동
시에,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에서 문화적 예외를 인정한 사례를 부정하
는 무분별한 주장이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도 한미 FTA 체결 후 한국
의 대미수출 21%(103억 달러) 증가, 미국의 대한수출 54%(192억 달러) 증가로
4년 안에 대한무역수지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FTA가 자국 산업의 중장기적 이익에 철저히 근거하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마
당에, 경제5단체가 내놓은 객관성을 가장한 건의문은 몇몇 산업 부문과 단체
의 이익을 위해 우리 경제를 볼모로 잡자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도 수량규제
의 축소 및 철폐라는 일방적 잣대를 문화 분야에 들이밀어, 발전하고 있는 미
래 동력산업인 영화산업의 희생을 요구하면서 말이다.
1980년대 중반 한미영화협상 당시의 미국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스크린쿼터제
도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1994년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
정(GATS)의 효력 발생 이후 한국은 극장 상영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을 미국
에 개방하며 미국의 입장을 대부분 수용하였다. 스크린쿼터제의 존속을 승인했
던 미국 정부가 1990년대 후반 이후 FTA 체결의 선결조건으로 스크린쿼터제를
축소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스크린쿼터제와 상관없이 제작, 배급의 개방이 실
현되면 한국영화산업을 손쉽게 장악하리라 생각했던 자신들의 생각이 오류였음
을 뒤늦게 깨달았음을 의미한다. 현재의 끈질긴 주장의 이면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시장을 장악하려는 미국영화협회(MPA)의 로비가 자리잡고 있음은 물
론이다. 결국 경제5단체의 주장은 주체만 바뀌었을 뿐 미국정부나 MPA의 주장
과 말투 하나 다르지 않으며, 자신들이 대변하는 몇몇 단체의 이익을 위해 그
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경제5단체가 한국의 재계를 대변하는 그릇된 관행의 수정을 촉구
하고, 이들의 국민경제가 아닌 자기이익을 위한 일방적인 대정부 압력행사를
강력히 규탄한다. 5.16 쿠데타 이후 부정축재 혐의로 수감된 기업인들이 경제
재건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하고 풀려난 후 창립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금융특혜
나 조세감면의 이익을 독점하고 불법정치자금을 조달해온 재벌의 대변 단체임
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또한 중소기업연합회가 온갖 비리의 온상이었음
이 보도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나 한국무역
협회,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들과 대립되는 공정한 의견을 내놓았다는 사례도 접
한 바 없다. 그렇다면 이들의 대정부건의문이 한국경제발전이라는 진심어린 충
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이들이 내세우는 근
거 또한 하나같이 잘못된 것이며 미국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데 불과하
다. 이들의 뻔한 거짓말이 이들에게 한국경제를 대변케 한 그동안의 잘못된 관
행을 근거로 국민들을 호도하는데 이용되고 이들의 주장이 정부에 의해 다시
받아들여진다면, 우리 경제는 미국과의 종속적 관계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
할 것이며 한국은 미국의 경제식민지, 문화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다. 그것은 한
국영화산업의 불행 뿐 아니라 한국경제와 한국문화의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불
행을 의미한다.
2004년 11월 17일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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