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37번 : 국가 폭력을 은폐하는 증거 |
|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
등록: 2005-01-21 12:53:49 |
조회: 152 |
인권하루소식1/21
국가 폭력을 은폐하는 증거
고문과 살인 방조한 외교문서 공개
20일 대표적인 조작간첩사건인 이른바 '재일본한국인 서승·서준식 형
제간첩사건'과 관련된 외교문서가 공개돼, 국가가 고문사실을 은폐해
왔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공개된 문서는 71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간첩 혐의를 받고 투옥되었
던 서준식 씨가 74년 5월 3일 자신을 찾아온 당시 일본 사회당 니시무
라 간니치 참의원에게 "전향을 강요당하며 고문을 받고 있다"는 사실
을 폭로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이 사실을 언
론을 통해 고발했다. 이후 '서승 형제를 구하는 회' 등 단체들은 일본
주 오사카 영사관에 찾아가 고문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총
영사는 한국 외교부에 현지상황을 알리며 고문사실을 질의한다. 이에
외교부가 '사실 무근'이라며 고문 사실을 부인하는 답변의 문서들이 이
번에 공개된 것.
이에 대해 서준식 씨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전향공작에 의해 죽
은 사람 이름까지 다 밝혀내는 등 당시 고문이 없었다는 정부의 주장
은 이미 거짓으로 판명이 난 상태"라며 공개된 문서가 거짓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서 씨는 "처음에는 방문자가 누구인지 몰랐다. 단지 일
본 의원 뺏지를 달고 있는 걸 보고 절박한 심정에 고문 사실을 얘기했
다"고 한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중앙정보부 직원들과 교도관 등이
"거짓말이다. 그만하라"고 고함을 치며 두 사람의 대화를 방해했다. 결
국 모든 사실을 다 듣지못했지만 니시무라 의원은 "사상과 양심의 신
앙을 잃지 마십시오"라고 서 씨를 격려하며 돌아갔다.
하지만 공개된 문서에서 법무부는 "학대한 사실이 없어 책임문제가 있
을 수 없다. 서준식은 현재 건강하다"며 고문 사실을 적극 숨겼고, 심
지어 "서준식의 접견 후 동의원(니시무라 참의원)이 광주교도소장에게
… 나이가 어린 학생이라서 철없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거짓 사
실로 답변을 대신했다.
폭력적인 강제전향공작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73년 '전향공작반'이 설
치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의문사위 전 조사1과장 염규홍 씨는
"서 씨가 고문 사실을 폭로한 당시에는 각 교도소마다 전향공작반이
설치되어 있었고, 폭력 재소자까지 동원하며 고문을 용인한 상태였다"
고 밝혔다. 의문사위의 조사에 따르면, 국가가 저지른 살인행위인 전향
공작으로 73∼75년 광주교도소 9명, 대전교도소 4명, 73∼76년 대구교
도소 5명, 73∼78년 전주교도소 2명 등이 생명을 잃었다.
염 씨는 공개된 문서에 대해 "외교부와 법무부 등 각 정부 부처들이
독재정치를 지지하며 국가가 저지른 폭력을 은폐하는 데 모든 역량을
투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 정부의 진지한 반성은 아무 것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시 외교부 등이 고문을 중지하도록 노력했
던 사람들의 뜻을 따랐더라면 서 씨의 고발 이후에 벌어진 고문과 그
에 따른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김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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