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74번 : 노숙인 죽음은 '사회적 타살' |
|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
등록: 2005-02-03 17:42:59 |
조회: 164 |
인권하루소식2/3
노숙인 죽음은 '사회적 타살'
노숙인권사회단체 실태조사 돌입, 근본대책 마련 촉구
기사인쇄
김성
"노숙인도 사람이다! 근본대책 마련하라!"
최근 서울역 화장실에서 노숙인 2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노
숙인권사회단체들이 연대모임을 구성하고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
에 돌입했다.
2일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아래 노실사), 빈곤사회연대, 민주노동
당 등 노숙인권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노숙인 사망 실태조사 및 근본대책 마련
을 위한 연대모임'(아래 연대모임)은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존엄성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성토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민주노동당 서울시의원 심재옥 의원과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
익 사무국장,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소장 등이 발언하였고 제보자인 학
원 강사 최아무개 씨가 자신이 목격한 사건정황을 진술하였다.
빈곤사회연대 유의선 사무국장은 "1월 22일의 서울역 충돌사태는 아직 망자의
호흡이 있는 상태에서 응급조치 없이 손수레로 짐짝처럼 옮겨 촉발된 사태"라
며 "만약에 가족이 위급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업고서 뛰어야 할 상황에서 쓰레
기처럼 실려가는 같은 노숙인을 바라보면서 분노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고 지적했다.
사망한 노숙인을 옮기는데 사용된 손수레
당시 노숙인 인권단체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경찰 지휘부 간
에 사체 검안 절차를 협의하던 중 경찰 측이 기습적으로 사체를 옮겨 버리면
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불거졌다는 것.
처음 노숙자의 상태를 목격하고 관련단체에 제보한 최 아무개 씨는 "서울역 직
원들이 사망한 노숙인을 짐짝처럼 취급하며 주위의 시민들에게 '예 곧 치워드
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사람이 죽은 일은 신중히 다룰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제보 경위를 설명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인권의 첫 번째 원칙은 누구에게나 인권
이 있다는 것"이라며 "국가의 존립근거가 바로 이 인권이고 이것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인데 이번 사건에서 국가는 이에 소흘했다"고 지적했다. 그
는 "죽어서도 인격적 대우를 받을 수 없는 노숙인들이 분노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소장은 "추운 겨울날 조금이라도 따뜻한 서울역으로 들
어오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의 강제수용
계획 발표에 대해 "노숙자들이 왜 그런 상황에 처했는가에 대한 근본적 성찰
없는 근시안적 대응"이라고 비판하며 "화장실에서 죽어가는 노숙인들이 시민들
을 위해 치워지고 격리되어야 하는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정부
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라 성토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대하는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서도 지적됐다. 민주노동당
심재옥 서울시의원은 "언론이 지금 우리를 이 자리에 내몬 것"이라며 "언론 보
도가 노숙인 문제에 대한 구조적 성찰 없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다는 부분만
을 확대하는 부당한 태도를 보였다"며 분개했다. 그는 "경제 규모 세계 12위
인 국가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짐수레에 싣고 가는 일이 벌어진 이유, 노숙인들
이 그렇게 항거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의 본질을 언론이 정확하게 보도했어야
했다"고 언론의 보도태도를 질타했다.
한편 연대모임은 설날 이후 한 달 동안 △경찰, 공안, 철도청을 대상으로 노숙
인 사망 관련 정황을 조사하고 △공공역사 중심의 노숙자 지원체계의 문제점
을 점검하며 △노숙인 주거 문제와 쉼터의 기능 등에 대해 다각도로 대책을 마
련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대모임은 △공공역사 중
심의 현장의료체계 △일상적인 인권침해 △비현실적인 의료구호비 △주거대책
문제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토론회와 공청회, 대중 집회 등
을 통해 공론화시킬 계획이다.
심 의원은 "노숙인 뿐만 아니라 쪽방, PC방, 고시원, 찜질방 등에 거주하는 준
노숙인들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서 실시할 것이며 노숙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
인 해결을 위해 한번의 대응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역 충돌 사건 당시 연행된 노숙인 6명 가운데 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
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현장 채증사진을 토대로 관련 노숙인들을 연행해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장에 있던 노숙인들은
대부분 피신한 상태이다.
2005년02월03일 4:09:5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