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형평과 효율  
 
1977년 최초로 도입된 우리나라의 공적의료보험제도는 꾸준한 가입계층의 확대
에 힘입어 마침내 1989년부터 전국민 의료보험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서구
의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급속한 제도성숙의 성과에도 불
구하고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는 다양한 측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먼저 다수의 조합들이 각각 독립적인 보험자가 되는 소
위 조합주의의 관리운영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조합별로 보험료의 수준과 재정상
황이 차이를 보이게 되는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해 왔다. 다음으로 의료보장의 
수준이 낮아 질병의 발생 시 가입자들이 추가적으로 지출하여야 하는 본인부담
금은 종종 해당 가계의 경제적 능력을 능가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시도된 의료보험의 통합은 우리나라 사회복
지 분야의 핵심적 개혁과제로서 추진되어 왔다. 이러한 의료보험의 통합은 종
전 다수의 조합들에 의해 운영되어 오던 관리조직들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
는 단일의 기구로 일원화함으로써 한편으로는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과 관리운
영비의 절감효과를 도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도의 위험분산 기능과 분배
적 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탄
생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 일련의 재정불안 문제는 통합의료보험의 순항에 심각
한 위협요인으로 작용을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보험재정의 부실문제를 해
결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에 대한 찬반의 논의가 일부의 학
자들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어 오고 있다. 여기서 민간의료
보험은 건강보험이 맡고 있는 역할의 일부를 대체함으로써 보험재정의 건전성 
회복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또한 민간의료보험은 현
행 건강보험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낮은 수준의 의료보장 문제를 
기능적으로 보완해 주는 효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현행 건강보험에 대한 기능
보완의 차원에서 국한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의료보장체계의 개혁과 
관련한 패러다임 전환의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여기
서 의료보장체계 개혁의 기본방향은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동시에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혜택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안의 모색에서 출발하여야 한다(Sachverständigenrat, 1996). 

이러한 의료보장체계의 패러다임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기능을 토대로 하는 경
쟁원리의 도입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이규식, 
2002; Henke, 1996).

일반적으로 국가와 시장은 공히 의료보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
추고 있으나, 문제의 해결기능과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가 각각 상이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보장체계의 개혁방안과 관련한 논의의 핵심은 국민의 의료보
장에 있어서 국가 책임의 건강보험과 시장의 자율기능을 바탕으로 하는 민간의
료보험 상호간의 역할을 비교우위성의 관점과 보완성의 관점에서 어떻게 조화
할 것인가에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아래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대해 살
펴보고자 한다. 먼저 의료보장의 영역에 있어서 국가와 시장의 역할분담은 국
가의 시장개입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재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으므로 국가개입의 형태를 강도별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의료보장
의 영역에 대한 국가개입의 정당성과 그 수준의 적절성 여부를 ‘시장의 실패
이론’의 관점에서 재평가해 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이론적 고찰을 
토대로 하여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통합을 비판적 차원에서 살펴보고, 문제의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첨부 자료] 건강보험의 형평과 효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