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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2번 : [논평] 해방 60주년과 700만 빈곤층의 절망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등록: 2005-08-16 14:30:41 조회: 179
인권하루소식8/13
[논평] 해방 60주년과 700만 빈곤층의 절망 

이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은 더 이상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11일 보건사회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5%인 700만 명이 빈곤층으로 집계됐다. 7
명중 1명은 빈곤층이라는 것이니 이제 빈곤층은 나 자신을 포함해 가족, 친구
나 친지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정부의 공식조사임에도 불
구하고 평소 빈곤층을 500만 명으로 추산한 것보다 200만 명 많은 것이어서 정
부가 빈곤에 대한 대응을 새롭게 설계해야할 필요성을 한국사회에 제기하고 있
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민총생산(GDP)이 세계11위 규모
를 차지하지만 생계형 자살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돈이 없어 전기와 수돗물
을 사용할 수 없는 사연이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뼈 빠지게 일해도 가
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절망이 지금 우리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그럼에
도 해방 60년을 기념한다며 서울시청을 빼곡이 도배한 태극기를 보면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되묻고 싶어진다. 여전히 경제가 성장하면 빈곤이 사라질 거라
는 환상, 일하지 않으니 빈곤하다는 편견, 복지를 실천하려면 돈이 들어간다
는 오해가 현재 한국사회에 팽배해 있으며 결국 이런 '통념'이 빈곤을 '구조'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무능력과 나태'로 인식하게 한다. 그렇다보니 대안으로 
제출되는 빈곤 극복 방안도 경기활성화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나 노동을 강제하
는 사회보장 프로그램, 끊임없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고용정책을 반복하고 있
다. 

정부의 각종 조사와 통계에서 보듯이, 한국사회에서 빈곤의 역사는 '양적 확
대'와 '질적 심화'로 요약할 수 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 구조조정 프로그램
을 거치면서 등장한 노동시장의 유연화, 공공부문의 민영화 등에 따른 저임금 
불안정 노동과 높은 실업율이 바로 오늘의 빈곤층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시
기 정부의 대책이 빈곤층만을 확대, 재생산, 심화시켰다면 이제 새로운 틀을 
설계할 때이다. '빈곤'에 대응하는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다시 만들자. '체제
위협세력'에 대한 관리가 아닌, 노동을 통한 빈곤탈출이 아닌, '인권에 기초
한 접근'을 시작하자. 식량, 주거, 의료, 교육 등 기초적인 공공영역에 대해서
는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해야할 필수서비스로 만들고, 이것의 보편적 실현은 
모든 사람들의 권리보장을 이루는 방식으로 구현하자. 사회공동체의 일원인 개
인에게 노동에 대한 기여에 상관없이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보편적으로 확대
하는 길만이 한국사회가 직면한 빈곤 해결의 열쇠이다. 

빈곤은 단순히 소득이 없다는 것을 넘어 인간으로서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빼앗는다. 빈곤은 인간답게 살 권리의 박탈이며 인권을 부정하
는 인권침해다. 700만 명 빈곤층의 절망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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