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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9번 : [강좌] 인민주의 비판
글쓴이: 아침해 등록: 2005-08-25 22:11:04 조회: 450



- 교재: 정인경·박정미 외, {인민주의 비판}, 공감, 2005

- 일정
1강 8월 29일 인민주의의 역사 / 정인경
2강 8월 30일 유럽의 인민주의 / 박정미
3강 8월 31일 이탈리아의 인민주의 / 박정미
4강 9월 5일 라틴 아메리카의 인민주의 / 박상현
5강 9월 6일 아르헨티나의 인민주의 / 윤종희
6강 9월 7일 종합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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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 : 40명
- 회비 : 50,000원 (사회단체 활동가 및 대학생 30,000원)
- 예약 : 070-034522-04-017(기업은행 김상일) 입금 전후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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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주의의 역사' 중에서]

20세기 후반 벨 에포크의 상황에서 부활한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의 인민주의 는 코퍼러티즘이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한 조건에서 신자유주의와 결합된다. 또 한 그것은 자본의 초민족화에 따른 민족국가의 위기와 이로 인한 인민주권의 쇠퇴를 반영한다. 인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은 점차 기술관료의 정책결정으로 대체되는 반면, 정치는 미디어의 영역으로 축소되고 허울좋은 이미지와 수사들만 난무하는 정치위기가 가시화된다. 이 같은 정치위 기를 배경으로 출현한 20세기 후반의 정치가적 인민주의는 대중의 능동성을 제 약하는 데 기여할 뿐이다.

유럽의 인민주의 정당들은 과격한 수사와 단순한 구호를 통해 신자유주의가 야 기하는 문제들을 공격하고 때때로 세계화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지만 신자유주 의에 대한 대안을 갖지 못한다. 이들은 오히려 신자유주의적 유럽통합 과정에 서 배제와 불평등을 강화하는 정치적 수사를 활용한다. 즉 유럽의 인민주의 정 당들은 높은 조세와 복지 지출을 비판하고 이민자들을 공격하며 종족적·지방 적 동일성에 호소한다. 이는 주변부 또는 반주변부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를 배 제함으로써 중심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유럽의 상황을 반영한다.

반면, 심각한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등장한 라틴 아메리카의 새로운 인민주의 는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을 실행하는 통치성을 상징한다. 새로운 인민주의자는 민족주의적 수사를 동원하여 대중을 선동하고 미디어를 활용하여 개혁주의적 이미지를 조작하는 등 인민의 불만을 자극함으로써 선거를 통해 집권하지만, 집권 후에는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을 수용하고 기술관료의 지배를 승인함으로 써 경제위기와 동시에 정치위기를 심화한다. 그러나 새로운 인민주의 정권은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가 낳는 배제와 불평등의 문제가 급진화되는 것을 차 단하기 위해 대중의 원한과 불만을 기존 정치제도와 정치가에 대한 공격으로 치환한다.

이처럼 인민주의는 '장기 20세기'의 시작을 특징짓는 징후적 위기와 최종적 위 기, 또 그 종료를 예고하는 벨 에포크를 거치면서 역사적으로 변모한다. 그러 나 인민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특권적인 세력을 악마화함으로써 그 호소력을 극 대화한다는 점은 인민주의의 공통 요소다. 인민주의는 기존의 정치제도와 정치 가에 대한 인민의 원한을 동원한다. 그러나 이를 통해 적과 우리라는 이분법적 인 대립구도가 확산되면서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해방과 변혁을 위한 정 치의 발전은 제약된다. 이러한 점에서 인민주의의 득세는 대중의 수동화의 지 표가 될 수 있다.



['서문' 중에서]


그러나 투기적 호황이 종료하고 2000-01년부터 본격적인 장기불황이 시작되면 서 집권 여당 내부에서 진보적 분파와 보수적 분파 사이에 균열이 나타난다. 진보적 분파는 장기불황에 따른 대중적 불만을 동원하여 보수적 분파를 공격한 다. 이제 보수대연합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서 노무현은 진보적 분 파를 규합하고 '노사모'를 매개로 미조직 대중을 동원한다. 이 같은 새로운 정 치 스타일에 기초하여 정치가적 인민주의가 더욱 강화된다. 2002년 대통령 선 거 기간 중 노무현은 '반(反)한나라당'이라는 부정적 동일성에 기초하여 지지 기반을 확보한다.

이 같은 시도는 집권 후에 더욱 강화되어 한편으로 새천년민주당의 분당과 열 린우리당의 창당으로 나타나고, 다른 한편으로 지구당을 폐지하고 원내정당화 를 지향하는 정치개혁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정당과 대중의 제도적 연계는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한 이미지 형성으로 대체된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정 치'는 사실상 정당과 대중의 분리를 정당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청와 대 비서진과 대통령 직속의 자문위원회가 대통령 개인의 인맥을 중심으로 구성 됨에 따라 집권 여당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주변화되고, 정당과 정부정책의 연 계를 가능케 하는 형식적인 틀조차 해체된다.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방어하는 기능을 수행할 뿐, 실제 정책결정에는 아무런 영 향도 미치지 못한다.

정당정치를 우회하는 인민주의적 정치 스타일은 집권 초기에 더욱 강조된다. 민주당 분당과 우리당 창당으로 지지기반이 더욱 취약해진 노무현 정부는 주 로 미디어와 가두집회를 통해 대중에게 '시민혁명'을 계속할 것을 직접 호소한 다. 이 같은 경향은 2004년 3월 의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후 정점에 달 한다. 우리당과 노사모는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와 마찬가지로 탄핵을 '의 회 쿠데타'로 규정하고 '촛불시위'를 통해 부패한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대중 적 불신을 조장한다. 그리고 이는 4월 17대 총선에서 우리당이 원내 다수의석 을 확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지만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는 진보적 경제정책을 실 현할 수 있는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 대신 과거사를 쟁점으로 삼아 한나라당 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반대 세력을 공격하는 원한의 정치로 일관한다. 동시에 4대 개혁입법을 중심으로 과거 개발독재에 대한 대중적 불만을 집중적 으로 동원함으로써 '적'과 '우리'라는 이분법적 대립구도를 형성한다. 정부에 대한 비판은 한나라당이나 조·중·동과 결합된 보수주의 세력에 대한 지지로 매도당한다. 이러한 인민주의 정치는 경제정책이 쟁점화되는 것을 차단하고 장 기불황에 따른 대중적 불만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의 논쟁에 관심이 집중되는 동안, 노무현 정부는 대중적 저항을 거 의 받지 않는 상태에서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을 계승· 발전시킨다. 노무현 정부는 대외적으로 자유무역협정 체결, 경제특구 확대, 금 융규제 완화 등을 통해 초민족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대내적으로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기붐을 또다시 조성함으로써 장기불황에서 탈출하고자 한다. 그 리고 노동의 불안전화·신축화를 강화하기 위해 노동자운동을 무력화한다. 노 무현 정부는 노·사·정 위원회를 통해 노동자계급 내부의 분할과 경쟁을 강화 할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비리를 폭로함으로써 노동자운동에 대한 대중적 불신을 증폭시킨다.

그렇지만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은 장기불황으로부터의 탈출을 보증하지 못한 다.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의 부정적 효과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노무현 정 부는 장기불황의 원인이 특정 지역과 계층에 의한 부의 독점이라고 호도한다. 그리고 기득권에 대한 대중적 원한을 동원하여 행정수도이전을 추진함으로써 낙후된 지역의 불만을 일시적으로 진정시킨다.

결국 노무현 정부의 정치가적 인민주의는 장기불황 속에서 신자유주의적 정책 개혁을 관리하기 위한 통치 스타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노무현 정부는 아르헨 티나 메넴 정부와 일맥상통한다. 이들은 모두 기존 국가 주도의 경제 모델에 서 신자유주의적 경제 모델로 이행하기 위해 대중의 원한을 동원한다. 이제 정 치는 정당 중심의 대의제가 아니라, 직접적인 대중동원과 미디어를 통한 이미 지 조작으로 대체된다. 정치와 대중의 분리로 표현되는 정치위기는 인민주의 정부에서 더욱 심화된다.

남한의 인민주의는 냉전으로 인해 정치이념의 폭이 제약된 상황에서 출현한 다. 냉전은 사회주의는 물론 자유주의의 발전조차 제한하기 때문에, 재야세력 은 인민주의에 의존한다. 1980년대 후반에 시작된 이념적 분화가 중도반단되면 서 인민주의는 수명을 연장한다. 더욱이 1997년 경제위기·외환위기를 계기로 정치가적 인민주의가 확산되면서 인민주의는 남한의 정치를 규정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유럽의 인민주의가 보수주의 세력에 의해 주도되는 것과 달리, 남한의 인민주의는 군사정부에 의해 정치로부터 소외된 진보주의 세력에 의해 주도된다. 그 결과 남한의 사회운동은 인민주의에 의해 압도되어 이념적 발전 이 제약된다. 인민주의 정치가 변혁 및 해방의 정치와 쟁점을 형성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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