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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외국인
산업연수제 폐지를 [문화일보] 2002-07-22 - 06면
정
부의 외국인
근로자 대책에 실망과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 대책으로는 중소
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할 수도 없고 외국근로자의 인권을 개선하지도 못하
며,
정부 차원의 인종 차별국으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책의
골자는
우선, 산업연수생 정원을 현행 12만6759명에서 14만5500명으로 증
원하고,
이 가운데 중소제조업의 경우 정원을 8만명에서 13만명으로 늘리
는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 27만명으로 집계되는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내년
3월 말까지 모두 강제 출국시키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0
세 이상의
중국 동포 등 외국 국적 동포들에 대해 취업허가 비자를 발급, 음
식·청
소·사회복지업
등에 2년간 취업을 보장하는 취업관리제를 오는 11월부터 실시한
다는
것이다.
이 대책의
장점을
굳이 든다면, 3D업종의 인력난을 고려하여 중소 제조업의 정원을
늘린
점과 외국근로자에 대해 연수가 아닌 합법적인 고용을 보장하는
취업관리제를
최초로 도입한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잠재적인 문제점들은 이러한 장점들을 가리고 남는다. 가장 근본
적인
문제는 현행 산업연수생제도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모든 문제
의 근원임을
간과한 점이다. 산업연수생제도는 연수라는 명목 아래 외국근로자
를
저임금으로 사실상 근로를 시키고 있으며, 외국근로자들이 임금
이 더
높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연수사업장을 이탈, 불법 체류자가 되
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행 산업
연수생제도는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장의 80%가 불법 체류자를 고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이러한 제도를 확대 유지하려는 의도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
이다.
정부는 노
동계와
인권 단체의 의견보다는 기업의 입장을 더 고려한 대책이라고 하
지만,
기업의 반대의견이 거센 현재의 상황을 본다면 기업의 입장에서
도 반갑지
않은 대책임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설명대로 26만명에 달하는 불
법 체류자를
8개월 이내에 출국시키고 새로이 14만명을 입국시킨다면 결국 외
국인
근로자는 12만명이 줄어들게 돼 인력난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숙련되고
저임금인
불법 체류자를 강제출국시키는 과정에서 사업장의 생산이 일시 중
단될
수도 있고 사업주와의 물리적인 충돌도 예상된다. 새로 도입되는
미숙련
외국인 근로자들을 훈련시키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서비
스 업종에
합법 체류의 길이 열림에 따라 많은 수의 동포 근로자들이 서비
스 업종으로
옮겨가서 제조업종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는
현재의 단속 인원과 수용 시설로는 정부가 26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를
8개월 안에 모두 강제출국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번 조치로 14만명의 외국인 연수생이 새로 들어오고 이들 중 상
당수가
수년 안에 불법 체류자가 돼 불법 체류자의 수만 더 늘어나는 결
과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외
국 국적의
우리 동포에게만 합법적 취업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업종의 문호
를 개방함으로
써
정부 차원의 인종 차별국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외국근
로자를
공식적으로 차별하는 것은 서독으로 간호사와 탄광광원을 보낸 적
이
있고, 중동으로 건설노동자를 파견, 경제 개발의 발판으로 삼은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가당치 않은 일이다.
우리 정부
가 차별적인
노동정책을 편다면, 만일 미국 정부가 외국인 가운데서 앵글로색
슨 혈통에게만
취업상의 이익을 주어서 많은 수의 미국 거주 한인이 차별을 받
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를 감수해야 할 것이며, 일본에 거주중인 많은 한국
국적
재일 교포들이 직장으로부터 차별적인 처우를 당하는 것을 당연
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외국근로자
에
대한 모범적인 노동정책을 수립한 나라는 거의 없다. 그만큼 어려
운
과제이다. 그러나, 현재의 대책은 모든 당사자로부터 비판을 받
는 졸속적인
대책이며 비도덕적인 대안이다. 노사 양측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
하는
노동부가 중심이 되어, 불법 체류자를 양산하는 현행 산업연수생
제도를
폐지하고, 합법적인 근로자가 중심이 되는 노동허가제의 전면 도
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김동원 고
려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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