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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0번 : [논평] 국익 선동에 가려진 인권
글쓴이: 민중의료연합 등록: 2005-12-05 11:50:21 조회: 269
인권하루소식12/3
[논평] 국익 선동에 가려진 인권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난자를 기증한 여성이 난자채취 과정의 고
통과 부작용의 심각성을 알았다면 기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PD수첩을 통해 증
언했다. 또 불임전문병원 미즈메디 노성일 원장은 '매매된 난자'를 황우석 연
구팀에게 제공했다고 밝혔고, 황 박사는 연구원의 난자가 사용됐음을 이미 알
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지금까지 연구원의 난자 사용은 "확인 못했다. 알지 못
했다"던 황 박사의 말은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배아줄기세포연구의 윤리는 
땅이 아니라 지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금의 사태를 보며 과연 여성의 난자를 몸의 일부로 생각은 하고 있는 것인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난자를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난자 채취 과정이나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성건강
의 위협에 대한 우려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 난자가 매매됐다는 충격적인 사
실도 연구가 중단될까봐 염려하는 목소리에 묻히며 '쓸데없이 까발려진 것'정
도로 넘어가고 있지 않은가. 난자는 단지 배아줄기세포연구의 재료일 뿐이고 
여성은 난자를 가지고 있는 대상일 뿐인가? 여성의 몸을 이용하면서 여성의 고
통을 간과하고 도구화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제기는 너무나 당황스러운 반격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있다. 연구원의 난자 사용과 난자 기증자의 증언을 보도한 PD수첩은 국익에 반
하는 매국노가 되고, 난자를 기증하겠다는 사람은 수백 명으로 늘어나는 한
편, 인터넷에서는 '황우석 지지'가 아니면 입도 벙끗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전체주의의 도래라고 보기엔 어처구니가 없고 잘못된 국가주의의 발현이
라고 규정하기에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배
아줄기세포연구에서 여성의 몸·여성의 인권은 사라지고, 윤리적 문제는 '귀찮
은 걸림돌'이 되었다. 

그토록 강조되는 배아줄기세포연구 성과의 국익은 도대체 무엇인가? 특허를 챙
겨서 전 세계 가난한 이들은 거들떠도 못 보게 만들고 벌어들이는 돈을 기대
한 국익인가? 아니면, 황우석 효과와 함께 추정되는, 하지만 도무지 확인할 
길 없고 막연한 '수백, 수천억의 숫자'에 환호하며 국익을 말하는 것인가? 어
째서 '경제적 이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사람의 몸에 가해지는 인권침해와 반
윤리적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넘어서 당당하게 외쳐질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국익 선동의 시작은 다름 아닌 언론이다. 황우석 효과와 특허로 조바심
을 키우며 황 박사 사태이후 '황우석 박사는 오늘도 연구실에 출근하지 않
고…' 같은 보고를 뉴스인양 내보내며 국익론을 부추긴 장본인이 언론이지 않
은가. 언론은 난자 기증자와의 동의과정과 내용, 병원서 넘겨진 난자의 행방, 
기증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위협 등 그 동안 제기된 문제를 밝히기보다는 
국익선동과 황우석 스캔들 쫓기에 앞장서왔다. 지금이라도 내동냉이친 언론의 
사명을 주워 담기 바란다. 

배아줄기세포연구는 불치병과 난치병 치료 연구로 당사자 뿐 아니라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이더라도 또 다른 생명의 희생
을 묵인하며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가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심각한 인권침해의 결과라는 데 우선 주목해야 한다. 인권이 이야기
되어야 할 자리에 더 이상 '국익' 끌어들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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