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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5번 : 노숙농성 일기 이렛째
글쓴이: 부지매 등록: 2006-04-05 07:02:54 조회: 468
노숙농성 일기 이렛째
(2006. 4. 4)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 믿고 싶은 노숙투쟁도 벌써 6일째 접어든다.
노숙투쟁을 시작한지 이틀째가 되던 날엔 폭주족들의 요란한 굉음에 깜짝 놀 라 눈을 떴었다. 그때가 새벽 3시 51분. 옆을 보니 추위에 못이겨 몸을 잔 뜩 침낭 속으로 숨기는 동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수없이 격는 일이지 만 또한번 울컥하는 마음이 일었다.

상황이 이쯤되고보니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어느 등반대원의 에베레스트산 정상등정기’가 생각났다.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를 눈을 밟으며, 보기 만 해도 소름이 돋는 추위를 이겨내며, 그래서 어쩌면 목숨까지 내놓아야 할지 도 모르는데 그분들은 무작정 정상을 향하여 한걸음 한걸음 힘든 발걸음을 옮 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런 무모한 짓을 할까라 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중에야 알았다. 그 정상에는 그분들의 명예와 또 다른 인생이 있었단 것을...

어쩌면 우리 부지매 동지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 정상을 향한 고달픈 여 정 속에 손목이 골절되고 인대가 늘어나도, 입술이 터져 피가 나도, 온 몸에 피멍이 들고 손가락이 골절되어도 우리는 그 정상에 꼭 올라가야만 한다.
그 정상에는 우리와 같이 고통을 받고 있는 가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정상에는 어서 빨리 올라오라고 응원해주는 수많은 동지들과 시민들이 있 기 때문이다!!
그 정상에는 우리가 일할 일터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정상이 우리 부지매 동지들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 이대경의 일기 (4월 4일 새벽에)



유난히 쾌청했던 월요일. 매연과 황사에 노랗게 찌들었던 서면의 하늘도 토, 일요일 내린 비로 말갛게 씻기워진 듯 했습니다. 흙탕물에 더럽혀진 노숙농성 장을 따뜻한 봄볕에 바짝 말렸습니다. 하지만 더 씻기워질 게 남았다는 듯 오 늘 하늘은 또 어김없이 굵은 빗줄기를 뿌렸습니다. 또다시 비에 젖은 노숙농 성장, 그리고 비에 젖어 파르르 떨고 있는 부지매 동지들. 하늘이 참 야속하 다 생각했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그 상념은 비를 타고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 높은 곳에서 포만감에 젖어있을 사람들에게로 향했습니다. 저들은 여기서 더 얼마나 벼랑 끝으로 내몰려고 하는 것일까. 수많은 빗줄기를 온 몸으로 막아 내며 우리는 소모품이 아니라고, 다시 정든 일터로 돌아가 일하고 싶다고 오늘 도 목이 터져라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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