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헌금과 사법 처리
교회에 내는 헌금 (행위)이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한국 선관위의 유권 해석이자 단호한 입장이다.
사연인 즉 이렇다. 전남 어느 군수 출마 예정자가 작년 10월 말 한 교회
에 찬조금 50만 원을, 비슷한 시기에 다른 교회에 기도 헌금으로 50만 원을,
그리고 지난 3월 초 또 다른 교회에 수 십만 원을, 각각 ‘헌금’ 했다. 그런
데 선관위는 이 것을 선거법 위반으로 간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한다.
또 다른 얘기가 있다. 역시 전남 모 군수, 그의 부인이 자기가 다니는 교
회에 지난 1월 말 십일조 헌금으로 1억 원 (수표)을 ‘헌금’ 했다. 그 남편
왈, “아내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헌금’을
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상대 후보들은 “시골 조그마한 교회에 느닷없이 1
억 원을 내놓는 것이 어떻게 순수한 ‘헌금’이냐”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헌금’에 대해 선관위는 선거법의 잣대를 들이댄다. “신도
가 아닌 경우, 기부 행위 (선거법 위반)”이며, “신도라고 해도 통상적인 범
위를 넘어서는 고액의 금품을 제공하면 단속 대상” 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위의 두 경우, 그 ‘헌금’이 만일 기부 행위로 확인되면 그 본인들은 물론,
찬조금 등 명목으로 ‘헌금’을 받은 교회에 대해서도 이의 50배에 달하는 과
태료를 부과할 방침 이라고 한다.
교회를 열심히 나가고, 성의껏 헌금을 하는 우리 교인들은 이를 어떻게 받
아 들여야 할 것인가? 많은 생각을 자아낸다.
우선, ‘하늘-나라 법’으로 하면 그들의 이 같은 ‘믿음=헌금’을 받아들
일 수 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고 신앙이 더욱 두터져 더 많은 ‘헌금’을 했
습니다.”라고 하나님께 기도한다면, 옆 사람들로서는 더 할 말이 없기 때문이
다. 그러나 ‘이- 세상 법’ (선거법)은 “왜 하필이면 이 때에?” 그 동기와
목적을 캐묻는다. 어떻게 보면 신앙의 자유와 실정법의 상충인데, 그 귀추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두째, 교회는 어떠한 돈이라도 그 출처를 묻지 않고 헌금을 받아 들인
다. 이 역시 ‘하늘-나라 법’으로 넓게 보면, 모든 것이 본래 하나님의 것,
다시 하나님께 되돌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세상 법’은 그 돈
의 성격을 묻는다. 그 돈이 과연 깨끗한 돈이냐, 세금을 다 낸 돈이냐를 따진
다. 필자로서는 헌금도 ‘이-세상 법’을 모두 통과한 떳떳한 돈, 세금 다 낸
돈, 클린 머니 이라야 진정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헌금이 되리라는 생각인데,
위의 경우 그 ‘헌금’을 받은 교회들이 “성전 안에서의 신앙 행위”라는 이
유를 들어 선관위 조사에 극히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세째, 이 사건을 보면서 새삼, 우리가 많건 적건 헌금할 때에 우리들 마음
의 자세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된다. 참말로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왼 손
이 모르게…”하는 순수한 동기에서일까. 혹시 “하나님께 바치면 더 큰 것으
로 채워 주신다” 는 보상 심리가 밑바탕에 잠재해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의 하
나 그렇다면,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헌금’ 이라는 편법을 빌어 돈을 뿌리
는 그들과 우리가 다른 점이 무엇일 것인가. 둘 다 똑 같이 어떤 반대 급부를
기대하는 이기적인 행위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헌금과 관련 십일조 (十一租) 얘기를 덧붙이지 않을 수 없
다. 많은 교회가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믿음이 있다” “믿음의 깊이는 헌
금의 다과에 비례한다” 면서 십일조를 강조한다. 그리해서, “모든 것이 하나
님 것” 이라는 철저한 신앙에 이르지 못한 많은 평신도들이 항상 이를 두고
고민, 갈등이 있는 줄 안다. 그런데 십일조란 것이 무엇인가.
옛 농경/목축 시대, 그리고 신정 (神政) 시대, 수확물의 10분의1을 세금/
헌금으로 바친 것이 그 유래다. 그렇다면 오늘 날 같이 종교와 정치가 완전 분
리된 시대의 사회 구조에서 십일조는 어떻게 계산되어져야 타당할 것인가. 총
소득 (gross income)에서? 총 조정 소득 (gross adjusted income)에서? 아니
면 순 소득 (net income)에서? 물론 각자 그 신앙의 깊이에 달린 문제이지
만, 어느 회계사 (장로)의 의견인 즉, ‘순 소득의 십일조’가 현대적인 타당
성이 있고, 또한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장동만:e-랜서 칼럼니스트>
<05/01/06 記>
http://kr.blog.yahoo.com/dongman1936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 ‘아, 멋진 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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