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 문구도 조심해!"
사용자,피켓내용까지 명예훼손 소송…경찰은 1인시위 단속추진 논란
김소연 기자
최근 노동자들의 1인 시위나 집회 등에 사용되는 피켓이나 유인물의 문구 내용
을 문제삼아 사용자들이 법적소송을 거는 사례가 늘고 있어 '집회·시위, 표현
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같은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1인 시위'에 대해선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혀 노동계의 반발를 사고 있
다.
경남지방경찰청은 13일 1인 시위에 사용하는 피켓이나 현수막의 문구가 상대방
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교통을 방해할 경우 집시법 대신 형법상 명예훼손죄나
교통방해죄 등을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 시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제약 없이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신의 주장을 알릴 수 있어 노동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이용해 온 시위방법이다. 이런 경찰 방침에 대해 민주노
총 경남본부는 "경찰의 1인 시위 규제 주장은 결국 국민의 의사표현을 법을 악
용해 막겠다는 속셈"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방법원은 지난 8일 삼성에스디아이(SDI) 해고노동자 박아무개
씨는 집회 도중 '삼성생명의 유치한 해고자 탄압', '초일류 여성탄압 삼성재
벌 이건희를 구속하라' 등의 문구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을 이유
로 3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악덕기업주' 등의 Η痔?적힌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
유로 대법원에서 명예훼손을 이유로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주)경부교통
해고자 출신 한 아무개 씨는 최근 비슷한 사례로 다시 소송에 휘말렸다.
금속산업연맹 법률원 박훈 변호사는 "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
우, 사법부가 사안에 따라 균형 있게 대처해야 하는데 대부분 판결을 보면 그
렇지 못하다"며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집회와 관련한 유인물을 물론, 구호제
창, 대자보 문구 하나까지 변호사 자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
겠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변호사는 이어 "명예훼손을 당하는 사례가 무노
조, 신설노조, 해고자 등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
하다"고 덧붙였다.
매일노동뉴스
02-10-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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