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사항

 
632번 : 보건의료 정책의 난맥상에서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
글쓴이: 도서출판 우리겨레 등록: 2002-11-12 12:10:41 조회: 407
보건의료 정책의 난맥상에서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

1993년부터 의사, 한의사, 약사들은 물론 정부와 시민단체, 사회운동단체, 일
반 국민들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문제
가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는 군부독재가 물러나자 그 동안 내재해 있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시도로서, 우리 사회에 
적합한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통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양의학과 한의학의 관계정립이나 의약분업, 그리고 의료보험 통합
문제 등 실로 광범위한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연구와 조사활동, 공청회, 토론회, 시민단체의 조정역할, 외국의 보건의료정책
의 시찰과 조사,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의 집회, 시위, 파업 등 다방면에 걸쳐 
노력이 경주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국민들을 비롯해 이해 당
사자들, 정부가 모두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의약분업과 
관련해서는 이해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이 너무나 많은 피해를 입었
다.
그러면 우리 현실에 맞는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 관점을 바로잡아야 한다. 기본 관점이 바로 세워져야 
그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
기 때문이다.
기본 관점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
다. 보건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문제로서 교육 분야와 함께 공익
적 특성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건강하면 일차적으로
는 개인의 이익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집단, 나아가 국가에 이익이 된다.  
따라서 공익적 측면을 떠나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를 논할 수 없다. 공익적 측면
을 완전 무시한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는 세계 어느 나라도 없다. 단지 공익적 
측면의 내용과 수준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인 것이다. 
그럼 공익적 측면만을 고려하면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를 완벽히 수립할 수 있는
가? 결코 그렇지 못하다.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
다. 사람 개개인들간이나 보건의료인들의 집단간이나 나라의 사정 등을 고려
할 때 일치 통일된 측면도 존재하지만 일정한 차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
서 일치 통일된 측면에 대해서는 공익적 특성을 중시할 수 있으나, 차이가 존
재하는 측면에서는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야 한다. 자칫 차이를 고려
하지 않고 공익적 측면만을 강조하게 되면 나라의 사정 상 무리한 부담으로 작
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해 당사자들의 적극적 창발성을 발휘하는데 제약
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에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측면을 중시하게 되면 공익
적 측면이 무시되고 보건의료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럼 공익적 측면과 당사자들의 이해 관계 측면은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가? 
두 측면을 다 같이 고려하여 관계를 정립하여야 한다. 사람간이나 집단간, 그
리고 나라의 사정을 놓고 판단할 때 일치 통일된 측면도 존재하지만, 이해 당
사자들간에 차이가 현존하는 조건에서 각각이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를 논하는데 있어서 이런 기본 입장을 철
저하게 견지하지 못하고 효율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
니 국가가 어떻게 공익적 측면을 부담하면서 어떻게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진행되지 못했다. 주되게 한정된 
재정을 가지고 어떻게 합리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 합리적인 제
도를 내와서 돈을 적게 들일 수 있을 것인가에 주된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 관
계로 공익적 측면도 무시되는 경향도 많아졌고, 보건의료 종사들은 물론이고 
여기에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도 조정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말들은 다 국민의 건강이니 제도의 효율적 운영이니 얘기했으나, 실
제로는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켜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실력 행사의 장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그토록 오랜 토론과 합의를 도출하려고 시도하
였으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기본적 관점도 확립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 이 사람 저 사람, 이 집단 저 집단 등의 힘의 역학관계에 따
라 춤을 추게 되었던 것이다. 
무릇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기본 원칙을 바로 확립하는 데에서 비롯된
다. 보건의료정책 또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데 지금의 현 시기는 민이 개인
과 집단, 나라와 민족 단위의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일
치 통일시켜 입체적으로 풀어나가는 시대이다. 따라서 보건의료정책과 제도에 
있어서도 일치 통일시켜 입체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보건의료에 있어서 일치 통일의 지점이라는 것은 우리 현실에서 이해 관계를 
가진 개인과 보건의료관련 종사자, 나라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까지 
공익적 특성을 적용해야 하는가의 문제이고, 입체적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 당
사자들간에 서로 차이가 있는 조건에서 각각의 영역들을 살려나가는 방향과 지
점이 무엇인가를 세워내는 문제이다. 
일치 통일시켜 입체적으로 풀어나간다는 기본적 관점과 입장이 분명하게 세워
지지 못하다 보니 그토록 오랜 세월 속에서도 어느 정도까지 공익적 특성이 적
용되고 또 어떻게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
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우리 나라의 보건의료정책은 명확한 철학과 원칙이 없이 
진행됨으로써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아직도 계층간은 물론이고 보건의
료 종사자들간에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부담과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떠 안게 되었다. 
의약분업을 둘러싼 현실이 보여주듯이 이의 해결은 단지 실무적인 문제 몇 가
지 처리한다고 해서 풀어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철학과 원칙이 필요하며 
사고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즉 일치 통일과 입체의 지점이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과연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최근 10여 년간 보건의료정책과 제도
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의 문제를 푸는 기본 틀임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진지
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겨레의 눈 1>에 실린 글입니다. 내용이 너무 좋군요......

정규표현식
[ 0.01 sec ]
| 목록보기 | 윗글 | 아랫글 | 글쓰기 | 답장쓰기 | 수정 | 삭제 |

 

 

[140-801]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 8-48 신성빌딩 4층
TEl : 02) 774-8774   Fax : 02)774-8773  E-mail : tsmyr@jinbo.net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