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保 내년 흑자 차질 국민부담만 더 는다
동아일보
의료수가와 건강보험료 조정이 늦어져 당기수지 흑자를 목표로 했던 정부의 내
년도 건강보험 재정운용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는 근본적으로 정부의 정책판단 잘못에 따른 것으로 의약분
업 추진과정에서 생긴 것인데 이를 의료수가 삭감과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메우
려고 해 의약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면서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
다.
▽어려운 재정 여건〓9월 말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수입(10조7593억원)보다 지
출(10조8904억원)이 많아 13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의 누적 적자는
1조9420억원으로 연말까지는 당초 예상보다 2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
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5월 말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안정 대책’에 따라
올 초에 보험료를 9% 올리려 했으나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반대로 인상시기가 2
개월 늦어졌기 때문.
또 일정 기준 이상의 약값은 환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참조가격제를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반발로 연내에 시행하지 못하게 돼 이에 따른 재정 절감 효과를 기
대하지 못하게 됐다.
복지부는 당기 및 누적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융권에서 지금까지 총 15조3000
억원가량의 기업어음을 발행했고 현재 1조7000억원을 갚지 못하고 있다. 지불
한 이자만 1044억원에 이른다.
적자 규모가 늘어나면 결국 국고 투입액을 늘리거나 건강보험료를 올릴 수밖
에 없어 결국 국민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조율 차질〓정부는 당초 내년에 당기 적자에서 벗어나고 그 이후 계속
누적 적자를 해소해 2006년부터는 흑자로 건강보험 재정을 운용할 계획이었
다.
이렇게 하려면 해마다 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를 8∼9% 올리고 병의원과 약국
에 지불하는 의료수가는 물가 상승분(최대 3%)만큼만 올려야 한다.
그러나 의료수가의 경우 공단측(7.6% 인하)과 의약계(19.8% 인상)의 주장이 팽
팽히 맞서 법정기한인 15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이에 따라 내년 1월부
터 적용될 보험료율 인상도 늦어지게 됐다.
인상률 결정이 1개월 늦어지면 보험료 수입은 830억∼1000억원의 손실이 생기
게 된다는 것.
이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가 의약분업에 따라 진료 원가를 보전해 준다며 의
료수가를 인상한 뒤 적자가 발생하자 진료비 삭감으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반대로 “국고 투입, 보험료 인상, 참조가격제 시행은 결국 국
민 부담을 늘리게 된다”며 “의사를 달래기 위해 지나치게 높게 인상한 수가
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 at donga.com
송상근
02-11-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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