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시설 평가 공개
내년부터 1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가 실시돼, 진료의 질, 환자 만
족도 등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그러나 대한병원협회와 종합병원들이 ‘의료기
관 서열화를 조장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 평가·공개까지는 상당한 진
통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의료기관 서비스의 수준 차이를 해소하고 병원간 상호 경쟁
을 통해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
해 내년 4월부터 의료기관 평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평가 대상은 100병상 이상의 병원 150여곳이며, 3년 주기로 평가한다. 또 의사
·간호사·의무기록사·약사·영양사·병원 관리자 등 전문인력으로 ‘의료기
관 평가단’을 만들어 △치료·검사 등 진료의 질 △인력·시설·장비 △환자
만족도 등을 중심으로 세부 기준을 정해 평가해 전체 병원의 평가 결과와 함
께 각 병원에 개별 통보된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의료기관을 평가·공개할 수 있는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령·시행 규칙 등을 만들어 다음달 초에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평가·공개에 대한 의료기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한병원협회 관
계자는 “의료기관을 평가·공개하면 병원의 서열화로 시설·의료진이 우수한
일부 재벌병원에만 환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의료기관 평가와 결과의 공개를
반대했다.
복지부의 평가계획은 지난3월 개정된 의료법이 내년 4월부터 의료기관을 평가
하도록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국회는 “보건복지부가 병원을 장악
하려 한다”는 병원협회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예산 심의과정에서 의료기관 평
가 예산 8억4천만원을 삭감했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기관 평가는 국민들에게 의료기
관 선택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병원을 서열화하자는 게 아니
고 심장병 치료는 ㄱ병원, 암 치료는 ㄴ병원이 우수하다는 등 병원의 특성이
드러나도록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관계자들은 1995년 평가실무협
의회를 구성해 그동안 300병상 이상 208곳을 6차례에 걸쳐 시범평가했고, 지난
해는 공공의료기관 29곳도 시험평가했다며, 그 결과 의료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평가가 절실함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주요선진국들은 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인터넷으로 조회해 볼 수 있
다.
허종식 기자 jongs at hani.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