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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안 재추진 시도,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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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12일, 국정원이 테러방지법안을 입법 예고한 직후부터 제2의 국가보
안법인 테러방지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어났으며 결국 테러방지법 제
정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 69개의 인권·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의 테러방지
법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과 국가인권위와 대한변협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이 법안을 반대했던 것은 '특정단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리를 부여받아 테러에 
대한 정의와 처벌이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
문이었다. 테러방지법의 제정으로 인해 또다시 이 땅의 민중의 정당한 파업과 
시위 등의 권리가 테러행위로 규정되고, 연행에서 구속까지 민중의 인권유린
의 가능성이 너무나도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미 조성된 반대여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방적으로 국회통과가 다시 추진되려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여야 총무가 테러방지법안을 2월 회기 내 처리에 합의했고, 국회 정
보위원회의 심의가 오늘(20일)부터 시작된다. 
다시금 강조하건대, 테러방지법안은 절차상의 비민주성의 문제가 있음은 물론
이요, 테러방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국민에게 미칠 심각한 위해 요소
는, 현행 국가보안법을 능가하는 것이다. '테러가 무엇인가?'라는 기준의 모호
성은 국정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이 법이 적용될 것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
로 인해 국민의 의사표현 수단인 집회, 시위행위가 탄압받게 될 것이다. "국가
안보 또는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중대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
위"와 같은 테러에 대한 모호한 정의는 소수자의 의견과 그 정치적 활동에 대
한 실질적인 봉쇄의 기능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국가보안법이 그러하듯이, "테러 범죄에 대한 수사"를 명분으
로 온갖 인권유린행위를 자행할 것이 뻔한 것이다. 국정원이 지금 갖고 있는 
수사권을 축소해도 모자랄 마당에 테러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횡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허위신고의 처벌' '불고지
죄' '구속기간의 연장' 등이 포함된 테러방지법은 과거 국가보안법을 모태로 
하는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법안이다. 특히 '불고지죄'는 반인륜성으로 인
하여 국가보안법에서도 사문화된 조항인데 이 테러방지법안에서 그 부활을 꾀
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 기득권의 파수꾼인 국정원에 의해서 테러방지법이 준비되었고, 노동자민
중의 파탄난 생존권을 뒤로 한 채, 보수정쟁에만 눈이 먼 국회가 다시금 테러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미국의 정당성 없는 대테러전쟁에 편승하
며, 부시방한에 잘도 장단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악의 축으로 스스로 
전쟁광임을 알렸던 부시와 미국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날로 높아가고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경제정책으로 한국 민중의 생활은 
나날이 피폐해져가고 있다. 
여야는 지금 당장 테러방지법안을 폐기하고, 평화를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이
라. 오직 그것만이 스스로가 국민의 인권을 테러하지 않는 길이며, 국회가 국
민에게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길이다. 

2002. 2. 20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